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서광스님의 치유적 불교읽기] 2. 읽기전에②

장백산-1 2011. 3. 14. 12:41

[서광스님의 치유적 불교읽기] 2. 읽기전에②

불교는 괴로움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길
‘앎의 불완전’ 자각하는 과정이 마음치유


불교에서의 마음공부는 크게 교리편과 수행편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교리는 이론적 측면으로서 주로 마음에 대한 이해, 즉 마음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작용하는지, 건강한 마음과 불건강한 마음, 괴로움의 사바세계와 깨달음의 세계에 대한 것과 관련되어 있다. 수행편은 실천적 측면으로서 괴로움을 벗어나서 행복을 얻는 길, 괴로움을 유발하는 불건강한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 건강한 마음을 성취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행방법들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실현해 가는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

이론과 실천은 상보적, 역동적 관계로서 항상 함께 작용한다. 가르침의 편의상 이 둘의 특성을 구분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이론은 실천을 즉발시키고, 실천은 이론을 명료화한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이 둘을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를테면 먼저 이론을 공부한 다음 실천을 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이론은 앓음알이에 불과하므로 무조건 실천부터 하고본다는 것이다. 이 둘을 분리된 각각으로 이해하는 마음공부는 자칫, 이론은 머리에 치중하고 실천은 몸에 치중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론과 실천이 분리된 마음공부는 행동변화, 인격변화를 유발하는데 장애가 된다. 좀처럼 치유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가슴이 움직여야 마음이 움직이고 인격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머리나 몸을 훈련시키거나 혹사한다고 해서 반드시 탐진치 삼독심이 치유되어 상대방을 배려하고 친절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론이든 실천이든 가슴으로 할 때 삼독심이 치유되고 자비로워진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슴으로 하는 공부인가? 나는 그것을 “치유적 불교읽기” 라고 이름붙여 보았다. 이는 치유적 관점에서 이론을 공부하고, 경전을 읽고, 치유적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의 핵심개념 가운데 하나인 ‘무아(無我)’를 예로 들어보자. 이론공부는 ‘무아’가 무엇인지 언어를 통해 개념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반면, 실천은 몸으로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이론과 실천이 이원화되면 공부하는 목적이 상실되어 이론은 개념, 관념으로 표류하고 실천은 일없이 몸을 학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치유적 불교읽기에서는 무아가 뭔가라는 물음보다는 무아의 가르침이 왜, 어떻게 우리들의 괴로움을 치유하고 탐진치 삼독을 제거하는 해독제로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초점을 둔다. 또 일상에서 겪는 괴로움과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아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을 둔다.

치유적 불교읽기에서는 이론을 이해하는 과정이 실천수행을 촉발하고 실천수행의 과정은 이론의 체험, 명료함을 돕는다. 치유적 불교읽기는 머리나 몸의 훈련 보다는 가슴을 터치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가슴을 터치함으로서 감동을 유발하고 그 감동이 선한 심리상태(善心所)를 촉진시키고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무아가 어떻게, 왜 우리들의 괴로움을 소멸시키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무아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와 그렇지 않은 인간관계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자각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서 무아에 대한 가르침을 삶속에서 실천하고 가슴으로 이해하고 깨닫도록 돕는다. 나아가서 괴로움의 순간, 갈등의 관계에서 무아(無我)가 아닌 유아(有我)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피고 알아차리도록 도움으로서 이론적 앎과 실천적 앎이 일원적이고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치유적 이해는 가슴을 터치함으로서 온 몸, 온 마음으로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가슴의 터치는 진실된 행동과 인격의 변화를 동반한다. 마음치유는 바로 이론적 앎과 실천적 앎이 서로의 불완전한 앎을 끝없이 탁마하는 반복적 노력, 자각의 과정이기도 하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서광 스님은 미국 보스턴 서운사 주지로 이화여대 대학원 교육심리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대에서 종교심리학을 전공했다. 저서로는 ‘마음의 치료’, ‘현대심리학으로 풀어본 유식 30송’, ‘불교상담심리학’, ‘알몸이 부처 되다’ 등이 있다.

출처 : 옥련암
글쓴이 : 갠지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