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식 ‘나꼼수?’, 봉하 경호시설 뻥튀기
트위터 기고 “봉하 경호시설 541평 둔갑, 청와대는 사실 관계 바로잡으라!”
(노무현재단 / 김경수 / 2011-10-13)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될 집을 서울시 남쪽에 있는 내곡동에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집의 경호를 위해 대통령실 경호처가 648평의 땅을 매입해 규모가 너무 큰 거 아니냐며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호처는 이 땅이 결코 크지 않다면서 봉하마을 경호시설을 근거로 들고 있다.
봉하는 2008년 퇴임 당시 경호실에서 350평의 땅을 매입해 경호시설을 지었다. 서울에 있는 다른 전직대통령에 비하면 크다. 서울에 있는 다른 전직대통령의 경호관들은 경호 근무를 위한 사무실과 대기실, 당직실 등의 시설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 체력단련이나 교육시설 등은 청와대에 있는 경호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봉하는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경호시설에 불가피하게 체력단련시설이나 교육시설, 회의실 등 부대시설이 포함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을 떠나 지방에 살겠다고 하면 아마 봉하와 비슷한 규모가 필요하겠지만, 내곡동에 지으면서 체력단련 시설이니 하는 걸 굳이 지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서울에 있는 다른 전직 대통령 경호시설에서는 없었던 일인데…. 퇴임 후 아예 지방에, 예를 들면 고향인 포항에 사저를 짓는다면 그런 시설이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서울시내에서, 그것도 경호관들이 청와대 시설을 충분히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는 곳에 불필요한 경호시설을 넣기 위해 굳이 비싼 땅을 매입하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이유를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그건 그렇다 치고 더 큰 문제는 경호처가 해명과정에서 봉하마을의 경호시설 부지면적을 541평이라고 밝혔는데, 봉하마을에 경호처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는 350평밖에 없다는 거다. 하도 이상해서 봉하에 있는 경호팀을 통해 경호처에 확인해보니 해명이 가관이다. 봉하의 경호관들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봉하마을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진영읍내에 아파트로 간다. 30평형대 아파트 6채다. 이 아파트들을 포함해서 541평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해서 350평이 541평으로 둔갑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호관들은 대부분 청와대 옆에 있는 경호처 관사에서 출퇴근한다. 그럼 다른 전직 대통령 경호시설 면적에 그 관사도 포함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
내곡동 648평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우니 어떻게든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한 경호처의 애처로운 노력이 눈물겹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이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그냥 솔직하게 해명하고 맞을 일이면 한 대 맞고 넘어가면 될 텐데. 어째 매번 이런 식으로 하는지 참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다, 쩝.
김경수 / 봉하재단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