仍不雜亂隔別成 (잉불잡란격별성)
뒤섞이지 않고 제 모습을 이루네
諸各各이 스스로 正體性을 갖지 못하고 뒤섞여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변과의 因緣關係에 따라 各者의 모습을 維持할 수 있도록 끊임 없이 變化하기 때문에
오히려 諸各各의 正體性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한 치도 제 모습을 버리지 않고 하나하나의 時間이 그대로 十世의 全切 時間이 되면서도
하나하나는 各己의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서까래가 집 全切를 이루는 總相이지만 서까래 모습으로서 總相인 것과
같습니다. 한 瞬間의 時間이 모든 時間을 包含고 있다고 해서 뒤죽박죽된 時間이 아니라 各各의 時間 그대로를
分明하게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입니다. 宇宙法界가 한 그루의 나무 속에 宇宙法界의 因緣의 힘을 그대로 보냈기 때문에 한 그루 나무이면서도
宇宙法界 全切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무의 모습을 버리고서 宇宙法界의 氣運을 나툰 것이 아닙니다.
多樣하다는 말입니다. 自己가 있는 時間 空間을 여의지 않고도 온 宇宙世界에 두루 나툰다고 이야기 하는 華嚴의
가르침도 여기에 그 까닭이 있습니다.
비로자나佛과 비로자나佛로서 빛을 나투고 있으며 이 빛은 서로가 서로에게 부처가 되게 하고 있습니다.
坐禪의 모습으로 이 이야기를 展開해 봅시다. 房 안에 한 坐禪 修行者가 앉아 있다고 합시다.
이때 우리가 그 狀況을 華嚴의 生覺으로 파악해 봅시다.
앉아 있다고 하는 禪 수행자의 活動은 그 사람과 房과의 因緣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우리는 사람을 中心으로
해서 앉아 있다고 生覺합니다. 그러나 앉아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앉아 있을 어떤 곳, 곧 여기서의 房이 必要합니다.
그렇다면 수행자가 앉아 있다는 말과 房이 앉아 있다는 말은 한치의 誤差도 없이 같은 말입니다.
房과 앉아 있는 수행자가 없으면 앉아 있는 行爲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正確히 傳達한 말것이 아닙니다. 房과 修行者가 함께 앉아 있다고 말함도 물론 正確하지 않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 境遇는 앉아 있는 事實/狀況에 依해서 앉아 있는 房과 앉아있는 수행자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앉아 있음이란 그 밖의 다른 行爲에 相對하여 이름붙였기 때문에 다른 行爲가 前提되지 않으면 그 뜻이 없기 때문이다. 즉 걸어 감, 서 있음 등에 依해서 앉아 있음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앉아 있음을 또한 서 있음이라고 해도 아무런 差異가 없습니다. 앉아 있음은 무엇의 앉아 있음이 아니라 宇宙法界의 모든 活動의 因緣이 앉아 있음으로 나툰
것이면서도 앉아 있음을 허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부르기 以前에 이미 앉아 있음으로 存在할 수밖에 없습니다.
言語 表現 以前에 그대로 앉아 있음일 뿐으로 이 또한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앉아 있음은
어떤 하나의 事實을 指稱하지만, 實在에 있어서는 그 自體가 宇宙의 모든 모습의 나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言語 表現 以前에 眞如空性이 自身의 모습을 固執하지 않고 모든 곳에서 그것 自體로 眞如自性을
나투고 있기 때문입니다.
表現입니다.
사람이 걷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땅이 걷는 것이며 걷는다는 行爲 그대로 앉아 있음이요 말함입니다.
우리의 이와 같은 理解가 또한 禪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差異가 있으니, 禪은 分別意識으로 이루어진
하늘과 땅만큼이나 差異가 있으니, 禪은 分別意識으로 이루어진 언어(言語)와 사유(思惟) 以前이라서
業이 모두 消滅됐음을 말합니다. 言語와 思惟의 世界가 그대로 衆生의 業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禪의 現場性과 卽興性 등을 이야기할 때 그 內容은 我執 法執의 모든 煩惱가 다 사라진 곳에서 나온
完成된[波羅蜜] 삶입니다. 깨어 있는 때는 물론이거니와 꿈속에서나 깊은 잠 속에서도 한 톨의 煩惱 씨앗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깨달음입니다. 이 깨달음을 成就하기 以前은 모두가 衆生으로 업(業)에 매여서 사는 삶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가 되기 바로 前의 境地에 오른 수행자인 金剛兪定도 衆生이라고 大乘起信論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은 單純한 새로운 見解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一切의 煩惱가 다 끊긴 곳에서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觀察하며 그 가운데서 菩薩의 同體大悲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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