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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참된 휴식

장백산-1 2014. 12. 22. 13:15

 

 

 

 

 

영혼의 참된 휴식  |불교방송 다시듣기

 

 

 

영혼의 참된 휴식

 

 

 

 

은사스님을 모시고, 대중스님들과 함께 살던 대중생활에서 벗어나 처음 혼자서 절살림을 맡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참으로 저녁시간 보내기가 난감했다. 대중 속에서야 바쁜 일들도 많고, 한가로운 시간 가지기가 그리

쉽지 않다 보니 얼마 안 되는 시간이라도 餘暇가 생기면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스님들

없이 혼자 살게 되다 보니 처음에는 많이 게을러지기도 하고, 또 하루 일과를 끝내고 조용한 방안에 앉아

있자면 알 수 없는 寂寂함이 파도치듯 밀려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습관적으로 TV를 켜게 되고, 컴퓨터를 켜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정작 나 自身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음을 알아채게 되었다.

하루종일 움직이고 있는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는 自身을 觀察하게 된다. 모처럼 만에 혼자 있을 수 있는, 內面 속 뜰의 本來 香氣를 지켜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더라도 無意識的으로 習慣처럼 우리는 그 시간을 거부해 버리곤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하루 중 '그냥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시간 말고 그냥 있는 시간이 과연 있기는 했었는가 하고 되물어 본다. 그러고 보면

나도 우리도 마음은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지 잠시도 그냥 있지 못했다.

 

일을 하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거나, 신문을 보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고, 공부를 하고 있고, 그도 아니면

생각을 하고 있거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미래의 계획을 짜고 있거나,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렇듯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지 그냥 있은 적이 얼마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리게 된다.

 

무언가를 한다는 뜻은 欲望과 바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를 도모코자 하는 바램이 있을 때

우리의 생각 마음 의식은 욕망과 바램 거기에 얽매이게 되어서 참된 휴식을 가질 수 없게된다.

아무 일 없이 그냥 있을 때, 아무런 바램이나 욕망도 가지지 않고 다 텅~비워버렸을 때, 그때 우린

비로소 참된 休息을 가지게 된다. 그때 비로소 안온한 마음의 平和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것은 뒤떨어지는 것 같다거나 좀이 쑤셔서 못 견딜 것 같다는 理由는 우리는 그동안 그냥

있지 못하고 늘 무언가를 하는 것에 重毒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은 習慣的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强迫的인 行爲 重毒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라도 일어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靈魂이 休息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고요히 內面을 비추어 보는 시간을 가질 때, 오히려 더 많은 靈感과 智慧와 內的인 힘을 갖게 된다. 함이 없이 無爲로써 그냥 存在하는 있음의 자리에는 전혀 힘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힘의 源泉, 靈感과 智慧의 根源이 充滿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드러나는 것들도 事實은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本來 이미 充滿하게 갖춰져 있었던 靈感 智慧 內的인 힘들이 生覺과 分別, 欲望과 有爲의 行爲가 잦아들어 쉬게되면서 비로소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 끊임없는 行爲를 通해, 知識과 所有를 늘려나가려는 온갖 노력을 通해 무언가를 애써 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날 적부터 充滿하고 完全한 存在다. 이미 완전하게 모든 것을 갖춘 존재인 것이다.

다만 分別 妄想과 生覺들이 그동안 우리의 그 完全한 性稟을 막아 선 것에 불과할 뿐이다.

그저 純粹하게 存在하는 휴식 時間을 가져 보자. 마음에 일 없이 그냥 있어 보자.

우리의 지친 靈魂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쉼과 휴식뿐이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