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참된 의미

 

 

 

기도의 참된 의미  |불교방송 다시듣기

향광심 | 2014.12.23. 07:19    http://cafe.daum.net/truenature/S27F/262 

기도의 참된 의미     우리 절에 한 1년 전 쯤부터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고3 수험생들이 셋 있다.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고 답답할 때면 점심시간이고, 하교 길이고, 쉬는 날이고 할 것 없이 절을 찾는다. 그저 조용한 절이 좋아 찾는 줄로만 알았었는데 얼마 전 부터는 새벽기도에도 곧잘 나오고, 평소에도 절에 와서 108배도 하고, 때로는 1,080배도 하고 열심히 부처님 전을 찾는다.   이 아이들 부모님들이야 내심 걱정이 안 되겠느냐마는 도시 부모님들처럼 그렇게 유난을 떨지는 않아 보인다. 이 맘 때면 전국의 산사가 祈禱客들로 분주하다. 입시기도며 진급기도 등으로 수많은 기도객들이 정성스럽게 佛前으로 나아가 향을 사르고 절을 하곤 한다. 어디 산사 뿐이겠는가. 교회고 성당 또한 마찬가지다. 매년 반복되는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祈禱의 意味는 어떤 것일까 새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祈禱는 말 그대로 '비는 것'이다. 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루기를 願한다는 것이고, 願하는 바가 크고 强할수록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 그러나 다른 말로 기도가 간절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强하게 執着해서 바란다는 말이며 그 裏面에는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괴로움 또한 크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연 기도의 의미가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데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수행자의 기도는 내가 바라는 結果를 얻고자 함이 아니고, 어떤 結果가 오더라도 그 結果에 마음이 얽매여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强忍한 內的 修行力을 쌓는데 있다. 기도를 하면 마음이 텅~비워지고 마음이 텅~비워지면 結果에 對한 愛着 執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며, 그랬을 때 어떤 結果로부터도 自由로워질 수 있는 마음, 그것이 祈禱의 참 意味가 아닐까.   물론 마음이 그렇게 텅~비워지고 結果로부터 自由로와 질 程度가 되면 또 다른 次元에서 기도 가피가 생겨난다. 기도를 통해 마음이 텅~비워지니 執着 없는 純粹한 善好로써 願力을 가지고 마음工夫를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초조함과 執着心 없이 텅~빈 고요한 마음으로 바뀌기 때문에, 자식도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부모님 또한 스스로 過度한 執着을 부추기지 않고 便安하게 수험 뒷바라지를 하게 된다. 이런 부모 자식 간의 執着 없는 텅~빈 고요한 마음의 共鳴과 波長은 우리가 想像도 할 수 없는 또 다른 根源的 次元의 힘과 集中力, 혹은 量子跳躍의 加被가 일어나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기도를 하면서 과도한 집착심으로 기도한다면, 그건 벌써 일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金剛經에서도 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고 말하듯이 ‘어디에도 執着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내고 기도를 하는 것’ 이야말로 가장 重要한 佛法의 가르침이다. 내가 며칠 동안 기도할 테니까 꼭 진급하게 해 주시고, 일 잘 풀리게 해 주시고, 대입 합격하게 해 주시고, 그러면서 부처님과 장사를 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다 붙인다면 거기에 무슨 功德이 있을 것인가.   입시기도든, 진급기도든 祈禱의 窮極的인 目的은 합격이나 진급에 있지 않다. 다만 합격과 진급이라는 그 境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自由롭고 當當한 내 안의 中心을 잡는데 있다. 또한 마음을 텅~비워서 執着을 내려놓고, 結果를 겸허히 受容하는 平和롭고 고요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自己 안에 있는 根源的인 힘과 智慧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있다. 因果를 믿는 佛子라면 내 스스로 工夫한 만큼, 努力한 만큼의 온당한 結果를 받는 것이 당당한 노릇 아니겠나.   기도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기도를 하라. 다만 합격이나 진급을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그 어떤 結果 앞에서라도 내 안의 中心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이 當當해 질 수 있도록,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을 맑게 텅~비우기 위한 기도를 하자.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