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 보경(普鏡/함현준)
명절 때가 되면 병영은 괜스레 썰렁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부대별로 합동차례도 지내고 단합대회다 체육대회다 해서 즐거운 프로그램들이 많이 마련되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헤어져 고향으로부터 멀리 떠나온 심정이야 굳이 일러 무엇 하겠는가? 명절이 되면 법당에서 떡이나 과일을 마련해서 격오지 부대를 방문하곤 했었는데 아쉬운 대로 고향을 떠나온 아쉬움을 달래기에 그때만큼 가슴 설레는 때가 없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팔도사나이들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고향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태어난 고향, 태어나 어린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고향, 부모와 형제가 동고동락(同苦同樂)하던 고향. 정말 생각만 해도 즐겁고 가만히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바로 故鄕이라는 말이다.
최근의 한 통계에 의하면 천만 명이 넘는 서울 인구 가운데 70%이상이 서울을 고향 으로 하고 있지 않은, 즉 타향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라고 한다. 그래서 매년 명절이면 이들이 고향을 찾아가느라 그야말로 귀향전쟁을 벌인다.
많은 사람들은 어린 시절의 고향을 잊지 못한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어렵고 힘든 가난한 시절이었다 하더라도 그 시절의 추억에 가슴이 짜릿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향수와 고향을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廻歸 本能을 누구나 가지고 살고 있는 우리는,태어난 現實의 故鄕 못지않은 잊고 있는 또 다른 고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의 마음의 故鄕이다.
마음의 고향. 어느 누가 마음의 고향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겠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진정한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것 같다.
명절을 맞아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순수하게 맑게 고향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 글썽이는 병사들을 보면서 마음의 고향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실감하곤 한다.
마음의 故鄕은 바로 청정심(淸淨心)이다. 本來부터 맑고 깨끗한 佛性의 故鄕이 마음의 本來 있던 故鄕인 것이다. 우리가 태어난 現實的인 故鄕 못지않게 本來 마음자리가 정말 重要한데 事實 우리는 이 本來 마음자리를 찾아보려조차 하지 않는다. 고향에서 멀리 떠나오면 떠나올수록 고향이 그리워지는 법인데 마음의 고향만큼은 그러지 못하는 모양이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三毒의 마음에 휩싸여 本來 가지고 있던 淸淨한 마음으로부터 너무도 멀리 떠나와 버려서 거기에서 비롯된 無明과 煩惱와 삿된 欲望에 우리의 淸淨한 마음의 故鄕이 잊혀져 가고, 가려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법화경>에서 이 세상을 불타는 집으로 비유하셨던 것은 아닐까. 힘들고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삶의 현실 속에서 명절에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努力과 精誠의 절반만이라도 내 마음의 淸淨한 本來 자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낸다면 우리네 삶은 달라질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바로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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