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빗자루 경전

장백산-1 2016. 5. 27. 04:33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빗자루 경전

바지런한 스님이 마당을 쓸고 있습니다.
이쁘다, 이쁘다, 
곁을 내주는 착한 등을 쓸어주듯 
대웅전 앞마당을 쓰다듬습니다.

지나는 기척에 
흙먼지 일까 잠시 멈춰 고르는 숨. 
빗자루가 스님을 받치고 있습니다.

마치, 두 자루의 붓입니다. 
언제 비질 마치나,
걱정을 얹어 바라봐도 
한 자 한 자 정성껏 눌러 쓰는
필사본筆寫本입니다.

쓰고 되쓰고 마음에 새기는 글자입니다. 
햇살 한줌이 행간에 머물고 
추녀 끝 풍경이 쟁그렁 쟁그렁, 
붓자국 선명한 마당을 읽고 있습니다.

***
'멍 때리기'라는 말을 하더군요.
머리가 복잡해질 땐 가끔은 
마음을 비워두는 시간도 필요한 듯 합니다.
그러나 그 비움도 약간의 생각을 얹고 걱정을 얹으니,
완전히 비우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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