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항상하고 변할 수 없는 이것

장백산-1 2016. 7. 14. 19:00

몽지와 릴라

유당|2016.07.14.  http://cafe.daum.net/yourhappyhouse/F9lO/1860 


항상하고 변할 수 없는 이것


푸른 산은 문수보살의 눈이요, 흐르는 물소리는 관음보살의 귀로다.

오늘 세상과의 인연이 다했으나 예전대로 물은 동쪽으로 흐르네.


- 금봉주연(錦峰周演, ?~1959)


청산문수안(靑山文殊眼)  수성관음이(水聲觀音耳)

금일세연진(今日世緣盡)  의구수동류(依舊水東流)


'무소유'라는 수필집으로 널리 알려진 법정(法頂, 1932~2010) 스님이 풋중이던 시절 공부를 점검받으

려는 도반을 따라 당시 해인사 조실이던 금봉 스님을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도반은 금봉 스님에게 화두가 잘 붙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금봉 스님은 무슨 화두를 붙들고 

있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도반은 ‘부모가 낳아주기 이전의 내 本來面目은 무엇인가?’를 들고 있다고 했

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금봉 스님은 “父母未生前의 본래면목은 그만두고 지금 당장 네 본래면목은 

무엇이냐?”라고 다그쳤습니다. 그 순간 옆에서 듣고 있던 법정 스님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술회한 적

이 있습니다.


이 詩는 세상엔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자신의 법 스승이었던 만공 스님은 물론 천하의 선지식을 물어

뜯던 후배 성철, 향곡 스님마저도 존경하던 금봉 스님이 가야산 계곡에서 홀로 목욕을 마치고 입적하기 

前에 남긴 열반송입니다.


푸른 산 그대로가 문수보살의 눈입니다. 물소리 그대로가 관음보살의 귀입니다.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그대로가 보현보살의 大行이요,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것 모두가 法身인 비로자나불입

니다.


인연 따라 생겨나왔던 것은 인연 따라 사라져가겠지만, 인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오는 법도 없고

가는 법도 없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렇게 있습니다. 예전 그대로 變함이 없이 恒常하는

이것이 있기에 이 세상의 모든 變化가 나타나는 법입니다.


물은 예전 그대로 동쪽으로 흐르지만 물이 동쪽으로 흐른다는 그 사실은 흐르지 않습니다. 어릴 적 보았

던 낙동강과 지금 보는 낙동강은 세월 따라 많이 變했지만, 낙동강을 보는 이것은 전혀 變함이 없습니다. 

아니, 이것은 결코 變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