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조원동 전 경제수석 잠적.. 연락 두절에 강의도 취소

장백산-1 2016. 11. 9. 22:17

조원동 전 경제수석  잠적.. 연락  두절에  강의도  취소

이재은 입력 2016.11.09 17:58 댓글 281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인도·스위스 순방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4.01.13.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지난 8일 대학원생들에게 예정됐던 9일 강의가 특강으로 대체됐다고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2016.11.09. lje@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CJ 경영권 개입 및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특혜 의혹 등에 연루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6월 개각에서 경질된 이후 지난해부터 중앙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 전 교수는 이번 학기 대학원생 5명을 상대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경제정책연구 강의를 진행해왔다.

9일 기자가 조 전 수석을 만나기 위해 중앙대를 찾았으나 조 전 수석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이날 강의는 특강으로 대체된 상태였다.

강의실에서 만난 대학원생에 따르면 바로 전날 오후 3시30분께 돌연 조 전 수석으로부터 '개인 사정으로 9일 강의는 창업기업인의 특강으로 대체한다'는 메일이 왔다.

대학원생이 공개한 메일에는 '수강생 여러분 내일 9일 제 강의는 제 사정으로 특강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라고 돼 있다.

이어 특강 내용을 설명한 뒤 '저는 16일 강의 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조원동 드림'이라고 글을 맺었다.

조 전 수석 관련 보도를 미처 모르고 있던 이 대학원생은 "저번주 강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었다. 교수님이 수업과 관련된 특강이라고 해서 별다른 의문 없이 그냥 특강으로 대체하는 줄 알았다"라며 "혹시 교수님께 무슨 일이 있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날 조 전 수석 대신 특강에 나선 김모씨는 "조 전 수석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고 모임에서 몇 번 만난 정도였다. 이틀 전에 갑자기 연락이 와 특강을 요청해서 수락했다. 통화상으로는 특이한 점을 못느꼈다"고 전했다.

대학원 경제학과 사무실 관계자는 "조 교수로부터 휴강을 하거나 특강으로 대체한다는 연락을 따로 받지 않았다"며 "통상 대학원 강의는 학생 수가 적어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체적으로 공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조 교수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학교와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한동안 정상적으로 강의를 하기에는 무리이지 않을까 싶다"고 관측했다.

기자도 조 전 수석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에 조 전 수석도 연루됐다는 정황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조 전 수석이 강의까지 취소하는 등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수석은 오는 16일 강의에는 나오겠다는 의사를 학생들에게 피력했으나 실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이미 청와대의 부적절한 CJ그룹 인사 개입 의혹에 관해 모두 조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 전 수석 소환 조사는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조 전 수석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 퇴진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경제단체장 퇴진을 압박하는 녹음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청와대가 기업 경영권까지 간섭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