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모나 청탁받은 기업인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상을 접하고 통탄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3일 체포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은 이후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심경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최근에 최순실씨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 자금을 유용하기 위해 설립한 차명회사 ‘더블루K’와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염두에 둔 듯 “정말 회사들 그런 것도 보면…”이라면서 말을 잇지 못한 채 크게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될까봐 사람도 안 만나고 개인생활도 포기했다”며 “이상한 데서 펑크가 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21)의 독일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 기소) 역시 수사 도중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차관은 검찰에서 “대통령 요청에 따라 삼성에서 정유라를 지원한 것”이라면서 “감히 제 입에서 대통령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정말 참담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1월 정 전 비서관의 연락을 받고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0·구속 기소)과 함께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씨의 이름을 언급하며 두 사람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최씨의 지인들을 채용하라는 압력을 받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67)도 검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두고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비극인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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