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마음이 꾸며내는 판타지
이 세계는 전부 나와 함께 생겨납니다. 나를 떠나서 이 세상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하늘이 있으려면 하늘을 보는 내가 있어야 하고, 땅이 있으려면 땅을 보는 내가 있어야 합니다.
소리가 있으려면 소리를 듣는 내가 있어야 하고, 사람이 있으려면 사람인 줄 알아보는 내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신념이 있으려면 내가 그 신념을 생각하고 그 신념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고, 어떤 것이
내 앞에서 사라지더라도 사라지는 그것도 내 생각, 상상 마음에서 그려내는 산물입니다.
정신적 물질적 현상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나와 함께 성립되고 나와 함께 사라집니다.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나를 떠나서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항상 지금 여기 이렇게 있습니다.
나는 항상 나, 즉 지금 여기를 떠난 적이 단 한순간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은 항상 나를 떠난
적이 없고, 사람과 사물, 행복과 불행,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나와 함께 이렇게 드러납니다.
그러니 나를 찾아 밖의 사물을 쫓을 필요가 없고, 밖에 무엇이 있다고 여겨 돌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나와 사물, 나와 나 아닌 모든 것들은 지금 여기서 바로 이렇게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한 생각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내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의 덩어리입니다.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사람들 스스로 눈치채지 못한 채 개별적인 존재로 인정해버린 분별심(分別心)입니다.
분별심 그것은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학습해서 익힌 결과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도 나라는 존재, 분별심을 인정하면서 성립된 것들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 모든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지금 조건이 그래서 존재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은 내 마음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모습들입니다. 내 마음에 그려진 허깨비 그림자들이고,
내 마음의 유희로서 드러난 존재 같은 환상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지금 이렇게 여기 있는
모습으로 드러나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지금 이렇게 여기서 사라지는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태어나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멸 또한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에 그려진 허깨비 그림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생겨남과 죽음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마음의 일입니다. 그러니 있어도 없는 일이고 없더라도 당장 이렇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허깨비 그림자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삶이 무엇인지를 쫓아 이 마음이 그려낸 허망한 삶 속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나라는 것을
찾아 이 마음 안에 그려진 허깨비와 같은 나의 군상들, 분별심 사이에서 방황했습니다. 마음을 찾아
바로 지금 이 마음에서 그려낸 마음이라는 환상 속에서 길을 잃었고, 마음에서 드러난 허망한 그림자
들을 실체가 있는 실재로 알고 거기에서 괴로워하고 아파하고 피하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그 모든 것은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바로 지금 이 마음의 그림자와 같은 것들입니다.
허깨비 그림자 같은 그것들 사이를 헤맬 필요도 없고, 헛것들 속에서 허깨비인 나를 찾을 필요도 없고,
허깨비 그림자 같은 것들을 모두 없앨 필요도 없고, 허깨비 그림자 같은 헛것의 구속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허깨비 그림자 같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마음이 그려낸 판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여기 이 마음이 그려낸 판타지라는 사실에 밝게 분명해져서
허깨비 그림자 같은 이 세상과 부딪치는 갈망과 집착, 탐욕, 불안에서 자유로워질 뿐입니다.
- 몽지릴라 밴드에서 - 릴라 임순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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