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고 또한 믿고 있다 - 구상 시인
이 밑도 끝도 없는
욕망과 갈증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고뇌와 고통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불안과 허망의 잔을
피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또한 믿고 있다.
이 욕망과 고통과 허망 속에
인간 구원의 신령한 손길이
감추어져 있음을.
그리고 내가 그 어느 날
그 꿈의 동산 속에 들어
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을
나는 또한 믿고 있다.
※1990년대 연작시선집「오늘 속의 영원, 영원 속의 오늘」을 출간, 세계 명시선의 하나로 선정되어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구상 시인은「인류의 맹점에서」라는 마지막 시집으로 희망을 제시하고,
2004년 "세상에는 시가 필요해요"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원의 동산으로 떠났다. -가톨릭신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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