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어디 어느 것에도 집착하거나 머물지 말라

장백산-1 2017. 8. 21. 14:01

어디 어느 것에도 집착하거나 머물지 말라


마땅히 머무는 바 없는 그 마음을 내라.


應無所住   而生其心

응무소주   이생기심


- 금강경-


사람들의 마음은 본래 어디 어느 것에도 머무는 바가 없다는 사실이 마음의 특성이며 장점이다. 인간의 마음은 찰라지간에 일어났다가 찰라지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음이 이러함에도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은 걸핏하면 어디 어느 것에 집착해서 머물기를 좋아한다. 음식에 대한 욕심, 성에 대한 욕심, 잠자고 편히 쉬고 싶은 욕심, 물질이나 재산 돈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욕심 이런 다섯 가지 욕망(五慾樂)을 중심으로 이 세상 온갖 것에 머물고 집착기를 좋아한다. 


머물고 집착하다 보면 더 머물고 더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마음도 이렇게 머물러 있지를 않는데 그런 마음이 머물고 집착하는 대상도 지금 있는 그대로 있어주지를 않고 수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흘러가다가 급기야는 무너져서 사라져버린다. 정신적인 현상이건 물질적인 현상이건 이 세상 모든 것은 찰라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흘러가는 유동성(流動性)이므로 머물고 집착하는 마음이나 머무리 않는 마음이 머물고 집착하는 대상 모두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흘러간다.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흘러가는 이 세상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가 곧 인간의 괴로움, 고통을 불러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어디에도 어느 것에도 머물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흘러가는 파동하는 에너지체이다. 이러한 유동하는 마음의 그 본래의 성질대로 따르지를 못하고 어딘가에 어느 것에 집착해 머물려고 하는 마음을 일으키다 보니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건강에 있어서는 언제나 건강하기만를 바란다. 젊음에 있어서는 언제나 젊기만을 욕심내고, 명예에 있어서는 더욱 더 명예가 올라가기를, 경제적 부에 있어서는 언제나 재산이 늘어나기만을 바란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마음먹고 뜻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흘러가는 것이 이 세상 모든 존재의 실상, 참 모습이다. 그러므로 금강경은 마음의 본령대로,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쓸데없이 허망하게 집착하고 머물지 말고 이 세상 모든 것의 변화의 실상을 따라서 집착하고 머물지 않는 마음을 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 모든 문제와 고통도 자연히 사라지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육조 혜능(慧能, 638~713) 스님은 출가하시기 전에 장에 나무를 팔러갔다가 어떤 객주 집에서 금강경의 이 구절, 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는 소리를 우연히 듣고 그 순간 마음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 후 출가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눈을 열어주고 제도하게 된 역사가 있다. 이 구절, 應無所住  而生其心을 읽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환하게 밝아진 것을 곧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말한다는 사실을 뒤에 알았다. 마음의 이치를 확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見性成佛이라고 부른다. 이 구절, 應無所住 而生其心은 혜능 조사의 그와 같은 사연이 있기에 더욱 유명해졌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