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歸天)’ -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어느 시인이 이보다 더 아름답고 눈물겨운 시 한 수를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1993년 어느 화창한 봄
날이었다. 천상병은 훨훨 날아 하늘로 올라가면서 웃으면서 '고얀 놈들아, 그래도 내가 다 용서한다'라고 한마디
던지고 멀리멀리 구름 헤치고 저 하늘나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는 전쟁 중에 서울상대에 입학하였지만 졸업은 하지 못했다. 학생 때부터 영어에 능하던 그는 미군 통역으로
일하기도 하였고 영어 서적들을 여러 권 번역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그가 정식으로 취직하여 직장생활을 해본
것은, 뒤에 서울시장이 된 김현옥이 부산시장이었을 때 그의 공보비서로 2년간 근무한 기간뿐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밀어닥친 동백림사건이라는 무서운 재앙은 그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망가뜨려 그 아픔을 술로
달래다가 영양실조까지 겹친 술꾼이 되어 길거리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좋은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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