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명상 통해 감각적 쾌락 줄일 때 행복유전자 증가

장백산-1 2022. 6. 19. 21:44

10. 고결한 웰빙

명상 통해 감각적 쾌락 줄일 때 행복유전자 증가


쾌락 추구할 땐 염증 유발하는 유전화 활성화되지만
고결한 웰빙 추구할 때는 항체 생산 유전자 표현 증가
명상하면 행복 등 고결한 웰빙과 동일 반응 나타나

싸띠수행으로 지금·여기를 알아차리는 싸띠 힘을 키우면 우리의 몸 세포에서 행복유전자들이 표현된다. 행복유전자들은 몸과 마음의 조화로운 건강을 통해 우리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누구나 긍정적 감정은 최대화하고 부정적 감정은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모든 욕망이 전부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욕망은 쾌락을 낳는다 해도 행복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순히 자극에 반응하는 욕망충족기계로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 의지(free will)가 있어서 자신의 행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선택한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삶에서 올까? 학자들은 긍정적 감정의 삶도 다음과 같이 세분한다. 쾌락적 웰빙(hedonic well-being)을 즐기는 삶은 ‘즐거운 삶(pleasant life)’이다. 반면에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하는 삶은 ‘좋은 삶(good life)’이다. 이 두 가지 삶은 자신을 위한 삶이다. 자신을 넘어 존재하는 더 위대한 그 무엇을 섬기는 데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면서 사는 삶은 ‘고결하고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이다. 어떤 삶이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까? 쾌락 활동(여가, 휴식 또는 재미 즐기기 등)에 참여할 때 많은 즐거운 감정을 경험하고 더 활력이 넘치며 부정적인 감정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이러한 쾌락적 활동을 하는 동안 그들은 고결함을 추구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고결한 웰빙을 추구하는 삶이 더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인간은 감각자극에 의한 말초적 쾌감을 넘어서 고결한 삶을 추구한다. 그러한 삶에는 지배받지 않는 자율성을 확보하고, 삶의 목적을 추구하고,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며,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자신의 삶과 주변 환경을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하는 능력 등이 포함될 것이다. 누구나 이러한 삶을 성취하려는 충동이 있지만, 이러한 잠재력은 켜켜이 쌓인 심리적 층계의 맨 아래에 ​​깊이 묻혀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 잠재력을 다이몬(Daimon)이라 하며, 자신의 다이몬을 추구하고 성취하는 웰빙을 고결한 웰빙(eudaimonic well-being)이라 한다.

불법을 공부하는 자는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을 버려야 한다고 부처님은 누차 강조하셨다. 쾌락적 웰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쾌락을 여읨은 불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 가운데에서도 기초적인, 낮은 단계의 족쇄[下分結]이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을 떨쳐버려도 수행을 통하여 더 고귀한 희열[喜]과 행복[樂]을 얻을 수 있으니[낮은 단계의 족쇄 경 (S45:179)] 고결한 웰빙을 추구하라고 하셨다.

고결한 웰빙을 추구하는 삶이 쾌락 웰빙의 삶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할까? 2013년 미국의 Barbara L. Fredrickson 교수와 Steven W. Cole 교수는 쾌락적 웰빙과 고결한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유전자표현 양상이 매우 다름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쾌락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표현이 증가하고, 항체를 합성하거나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항하는 유전자의 표현이 감소되었다.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우리의 몸을 손상시켜 심혈관질환, 퇴행성뇌질환, 종양 질환 등을 촉진하고, 항체합성을 억제하거나 바이러스 침입에 대항하는 유전자들의 표현이 감소 되면 우리는 감염질병에 더 쉽게 걸린다. 반면에 고결한 웰빙을 추구하는 삶은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유전자들의 표현을 감소시키고, 항체생산 및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항하는 유전자들의 표현을 증가시켰다. 더 건강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Steven W. Cole 교수가 관여한 다른 연구에 의하면, 유방암 진단을 받은 50대 여성들이 6주간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을 할 경우 고결한 웰빙에서와 동일한 유전자들의 표현이 일어나며, 또한 이들의 우울증상이 감소되었다. 명상이 희열[喜]과 행복[樂]으로 인도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단 6주 동안의 명상도 유전자의 표현을 변화시킨다. 어떻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따라 유전자의 표현이 달라질까? 돌연변이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의 염기들인 A, T, C, G가 변하는 것이다. 6주 동안의 행동이 많은 유전자들의 A, T, C, G를 변화시켰을 리 없다. A, T, C, G로 만들어진 유전자는 그대로 두고 ‘유전자 밖(epigenetic)’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서 유전자의 표현이 변화된 것이다. 그 변화는 유전자를 물들인다고 보면 된다. 유전자를 물들이는 것은 태어나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후성유전(後成遺傳)이라 하고, 그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 한다.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그 유전자가 무조건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후성유전은 어떤 유전자가 표현될지 침묵할지를 결정한다. 서로 떨어져 살아가는 일란성 쌍둥이의 마음과 행동이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이다.

하나의 개체가 가지고 있는 DNA 전체를 게놈(genome)이라 한다. 게놈은 그 개체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청사진(blueprint)이다. 우리는 거의 동일한 게놈 청사진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서로 매우 다른 인간으로 산다. 나의 마음, 내외적 환경, 내가 살아온 모든 삶이 게놈의 DNA에 흔적을 남긴다. 그 물들어진 흔적의 결과는 2대, 3대 후손까지 전달된다. 나와 자손을 위하여 청안한 삶을 살아야 한다. 명상하는 마음이 그 답이다.

문일수 동국대 의대 해부학 교수
moonis@dongguk.ac.kr

[1634호 / 2022년 6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