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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은 비묘엄밀하게 하라

장백산-1 2024. 6. 16. 15:58

수행은 비묘엄밀하게 하라


대혜종고 스님은 " 지혜 없는 사람 앞에서는 말하지 말아야 한다. 지혜가 없는 그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라고 말씀했습니다. 마음공부, 불법 공부는 지혜 없는 사람에게는 섯부르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마음공부는 마음공부와 시절인연이 닿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말해 주어도 소귀에 경읽기 입니다.

어떤 거사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아내에게, 자식에게 이 공부가 너무 너무 좋아서, 링크로 법문도 보내주고, 설법 좀 들어보라고하고, 책도 사서 읽어보라고 주고 아무리 해 보아도, 이 좋은 말씀을 듣고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이죠. 그러나 충격적일 일이 아닌 것이, 마음공부가 원래 그렇습니다.

오히려 지혜가 없는 사람에게 마음공부는 위험하고, 혼란스럽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공부의 내용이 너무 현학적이거나,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느끼기도 하지요. 심지어 마음공부하는 사람을 보고 '종교에 빠졌다'고 하면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처럼 바라볼지도 모릅니다. 마음공부와 인연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래서 인연을 가볍게 맺어줄 수는 있지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부모님이 저에게 이 좋은 불법을 모르는 자식이 안타깝다고 자녀 상담 좀 해 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심지어 아내와 상담 좀 해 달라고도 하십니다. 그럴 때 저는,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마음공부 하기를 원하는가를 먼저 여쭈어 봅니다. 마음공부를 내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으면, 부처님이 오시더라도 그 사람들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직 시절인연이 무르익지 않은 까닭입니다.

마음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스스로 '마음공부하는 수행자' 티를 내지 말고, 안으로 내면에서 그저 조용히 공부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용성스님께서도 '수행은 비묘엄밀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수행한다는 상, 마음공부를 한다는 상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시절인연이 닿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마음공부에 끌어들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기다려줄 뿐이지요. 그러면서 티내지 않고 자기 공부를 자기 내면에서 꾸준히 해 나갈 뿐입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