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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하지 않고도 깨닫는

장백산-1 2024. 11. 21. 14:49

출가하지 않고도 깨닫는

 

처자 권속을 거느리고 세속에 살아가면서 재물을 얻기 위해 갖가지 사업에 힘쓰더라도

법을 얻을 수 있는 길은 항상 열려 있다.

삿되지 않고 바르게 집중하여 비추어보는 힘을 갖추기만 한다면 번잡한 세속에서도 삼매를 얻을 수 있나니

세속에 살면서도 집착을 놓아버릴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하루 속히 열반의 고요함을 증득할 수 있다.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진리는 출가한 사람만이거나, 오직 진리만을 찾아 집을 떠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출가란 삭발이나 승복을 입은 겉모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출가정신에 있다. 세상에는 승복을 입었지만 속인만도 못한 출가자들이 얼마나 많으며, 세상 속에 살지만 마음만은 출가한 심출가 수행자가 얼마나 많은가.

 

처자 권속을 거느리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더라도 법을 얻을 수 있는 길은 항상 열려 있다. 그 길은 출가한 사람에게도 세속의 사람에게도 다만 이 한 가지 수행의 길이니 바로 ‘집중하여 비추어 보는 힘’을 갖추는 것이다. 항상 말과 생각과 행동을 집중하여 비추어 보는 힘을 갖출 수 있다면 모든 세속의 집착과 욕망 그리고 온갖 번뇌를 놓아버릴 수 있고 고요함을 얻을 수 있다.

 

출가의 참된 정신은 바로 ‘집중하여 비추어 보는 힘’에 있는 것이다. 출가자의 행위와 일반인의 행위는 비록 같을지라도 출가자는 그 행위에 ‘집중과 비움의 빛’이 깃들어 깨어있는 행을 하지만, 세속인들은 스스로의 행위에 온전히 깨어있지 못한 점이 다를 뿐이다.

 

세속의 행복도 진리의 완성도 모두 ‘집중하여 비추어 보는 힘’에서 온다. 세상에 살면서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매 순간 순간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마음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분명히 비추어 보는 알아차림이 있다면 그는 수행자라 할 것이지만, 산중에 먹물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비추어 관하지 않는다면 그는 몸은 산 속에 있더라도 속인과 다르지 않다. 마음을 관하는 것이 출가이지, 몸만 절에 있다고 출가가 아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