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계 - 마음을 나라고 여기는 착각
사람들은 육식(六識)을 ‘마음’이라고 이해하며, 이는 ‘대상을 분별해서 아는 마음’이다. 내가 세상을 접촉하면서 받아들여 인식하다 보니 내 안에 ‘마음’ 혹은 ‘의식’이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눈으로 대상을 볼 때, 사람들은 눈이라는 시각기관을 통해 내 안에 실재하고 있는 마음(의식)이 대상을 본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봐서 대상을 분별하여 아는 ‘놈(마음)이 있다고 여기게 되고, 대상을 인식하는 그 마음을 ‘식(識)’이라고 부른다.
귀로 소리를 들을 때도 ‘듣는 마음(耳)’이 있다고 여기며, 맛보고 냄새 맡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할 때도 각각 그것을 인식하는 ‘식(마음)’이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이 식(識)을 나의 주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육식이 일어나는 것은, 의식 주체가 내 안에 진짜로 있어서 눈으로 볼 때 안식계 등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십이입처라는 허망한 착각으로 대상을 인식할 때 인연 따라 생겨나는 것일 뿐이다. 인연 따라 허망하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공한 것일 뿐이지만, 중생들은 어리석은 착각으로 인해 그것이 내 안에 있는 ‘식(識)’이라는 실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식 (識) 을 내 안에 영혼처럼 생각하면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동안 지속되는 실체로 여기고, 나아가 죽고 난 다음에도 다음 생을 받는 영원한 존재라는 주장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유식사상은 이 식 (識) 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7말나식(第七末那識)과 제8아뢰야식(第八阿賴耶識)설까지 식사상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렇게 내 안에 대상을 분별해서 의식하는 마음인 식이 있다는 육식의 분별심이 생기면, 내 바깥에는 이름과 형태를 가진 식의 대상 즉 명색(名色)이 있다는 생각이 만들어진다. 육식이라는 분별심이 대상을 이름 붙여 인식하고(名) 형태로써 인식하게(色, 相)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육식의 대상을 경전에서는 명색 (名色) 이라고 부른다. 육근의 대상은 육경이지만, 육식의 대상은 명색이 되는 것이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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