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스크랩] [세계의창] [특집]인터뷰 | 오바마 등장 이후 세계 / 정기열

장백산-1 2009. 7. 19. 00:28

[세계의창]  [특집]인터뷰 | 오바마 등장 이후 세계
  정기열 중국사회과학원 초빙교수 _ 미제국 일극지배에서 다극적 공존체제로
  인터뷰·이춘자 발행인 / 정리·김숙희 기자 / 사진·윤성희 기자
정기열 중국사회과학원 초빙교수
 
오바마 등장이 갖는 미국 국내와 세계사적인 의의는 무엇인가?
“오바마 탄생의 역사적 의의는 정치·인류사적 의의를 갖는 일종의 ‘코페르니쿠스적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오바마가 개인이 아니라 그로 표출되는 흑인의 역사가 묻어나기 때문에 500년의 아프리칸 역사를 먼저 말할 수밖에 없다. 1492년 콜럼버스의 미대륙 발견(엄밀히 말하자면 원래 있던 땅이니 발견이 아니다) 으로부터 시작된 유럽 제국주의의 북중미대륙 이동침략사에 따르면 노예로 끌려와 미 대륙에서 죽어간 흑인의 수가 대략 4천만 명 정도 된다. 지금도 미국 흑인 2명중 1명은 불구속 집행유예나 구속자라는 수치가 말하듯 흑인은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가장 밑바닥에 놓인 흑인 중에서도 미국에서 태어난 흑인이 아닌 케냐 출신 흑인(어머니가 비록 백인이지만)이다. 이런 오바마가 미대통령으로 탄생했다는 것은 지난 500년 동안 5대양 6대주를 침략하고 수탈, 지배했던 서구 식민주의에 기초한 백인중심의 지배질서가 근본에서부터 흔들리게 되는 대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을 뜻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21세기 들어 국제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고립을 자초한 부시 행정부 8년의 불법과 무도함이 있다. 일극 체제에서 ‘21세기를 미국을 위한 시기’라 불렀던 무지와 오만, 안하무인, 주먹(패권)을 앞세운 부시-체니-네오콘 세력이 무너져 종막을 고한 것이다. 오늘의 미국이 세계유일 초강대국의 지위에서 급격히 끌려 내려오고 있는 이유는 레이건부터 시작한 30년간의 신자유주의 정책 탓이다. 중산층의 몰락, 20% 상층과 80% 서민들로 바뀌면서 금융위기를 겪게 되고, 경제적 몰락으로 백인까지 등을 돌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바마 운동이 시작되면서 백인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백인이 바뀌는 데에 큰 공을 세운 것이 다름 아닌 부시와 체니다. 이들은 미국을 지구촌에서 가장 깡패스러운 국가로 바닥에 곤두박질치게 한 장본인들이다. 백인들조차도 학을 떼게 만들어 인종의 벽을 넘어서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전쟁에서 이라크 민중 사상자가 백만이 넘었고, 미국 군인부상자가 3만6천명(밝히지 않은 수는 10만에 육박함)이다. 이라크 전쟁은(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과는 또 다른 의미의) 미제국이 몰락해 가는데 결정적 문턱에 이르게 한 것이다.”
 
 
오바마의 통치 스타일이 다극화 시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으로의 세계는 미 제국에 의한 일극적 지배체제에서 다극적 공존체제로 바뀌어갈 것이다. 오바마 당선 이후 워싱턴에서 열린 G20 회의가 이것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부시가 G8이라는 서방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부자클럽의 몰락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앞으로 이라크 전쟁의 대 참패로 미국 군사력이 종이호랑이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질서가 근본에서부터 바뀌어가고 있다. 미국의 ‘국가위기’는 미국을 대국이되 ‘보통국가’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것이 세계 질서의 변화를 낳는 주된 요인인 것이다.
 
향후 21세기에는 더 이상 ‘세계유일 초강대국’(Only Global Superpower)이 아니라 ‘강대국들 중의 하나’(a global power)인 미국을 기대해도 좋다.
물론 국제정세의 변화가 이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 EU의 미국으로부터의 독립 강화, 중남미 지역 경제연합 움직임 가속화 등 향후 국제정세는 더 이상 과거 부시 패권시대의 불법과 전횡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 첫 고리를 오바마가 풀어낼 수 있다고 본다. 오바마 집권 기간 동안 좀 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화상대로 변화된 미국을 기대해도 될 것이다. 합의와 타협과 대화를 바탕으로 한 컨센서스 빌딩이 형성될 것이다. 오바마 시대에 던지는 화두는 ‘조화, 협력, 상생의 시대가 도래 할 수 있겠는가?’인데, 그렇다고 본다. 오바마 시대의 탄생이 미국이란 제국, 지구촌의 가장 공격적인 패권국가의 종말이 오는데 기여할 거라 본다.”
 
▲ 제44대 미국 대통령이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오바마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 하지만 세계 가장 악독한 자본주의의 모체로 신자유주의를 몰고 다니던 미국 경제 시스템이 아직도 온전한데 너무 낙관적인 건 아닌가?
“마냥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에 들어간 각료들을 보면 클린턴 시절의 인물들이 다 들어와 있다. 그래서 미국 좌파 쪽은 난리다. 오바마가 약속을 어겼느니 배신했다느니…. 그래도 나는 아직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1년 정도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준 후 비판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그냥 맥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감시와 견제 기능을 높여야 한다.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망가져가고 있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사회주의경제시스템’이 자본주의의 이념적 벽을 넘어가고 있다. ‘미국이 사회주의가 되는가?’, ‘오바마는 사회주의국가의 대통령인가?’ 등의 논쟁이 격화되기도 했지만, 미국은 다시 선악의 구분이나 흑백논리가 아닌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기 나라, 인류에 이로운 것이 무엇이냐를 생각하고, 위기와 파멸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그들도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중국은 미국이 구제금융을 넣은 만큼인 약7천억 달러의 미국국채를 가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일본, EU, 한국, 사우디 순으로 미국국채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에 의해 미 경제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이 망하도록 둘 수 없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상생’이라는 말이 가능한 것이다. 세계경제가 ‘상생’을 동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자본주의, 제국주의만으로는 인류에게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혼자 잘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다.”
 
 
오바마가 집권을 하더라도 그가 주장하는 변화가 단기간에 현실화될 수는 없지 않나?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수 백 년에 걸쳐 뿌리내린 백인지배의 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최근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서 오바마가 말을 아낀다. 딱 한마디 했는데 원칙적인 얘기만 했다. 대이스라엘 정책이 오바마가 집권했다 해서 180도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모든 것을 틀어진 유대인들에 의해 미국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미국 정치인 그 누구도 이스라엘의 로비를 피해갈 길이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오바마는 대화와 외교를 선호한다. 그가 말하듯이 적극적이고 직접적이고 통크게( direct, aggressive and tough) 대화 하고자 한다. 그렇게 대화하면 못 풀 문제가 없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16개월 내 이라크 철군 등을 보면 오바마의 성향과 대화와 협력, 상생적인 방향의 다극화 체제로 가속화 될 것 이다.
 

오바마의 두 번째 책 제목처럼 그의 출현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담대한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고 과정이 어렵고 시행착오가 있고 실수가 따르더라도 세상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오바마는 고난과 역경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지혜와 담대함을 가졌다. 그를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변화, 미국도 변할 수 있구나’하는….”
 
 
이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어떻게 봐야하는가?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에 막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볼 때 오바마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나?
“이스라엘은 부시와 다르게 오바마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과도기 때 우위를 점하겠다는 정치적 속셈을 했겠지만, 이것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결정적 오판을 한 것이다. 지구촌에서 이스라엘이 나치가 된 셈이다. 나치가 되어 팔레스타인을 학살하는 것으로 팔레스타인은 유대인의 홀로코스트가 되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국제적 정당성을 잃었다. 두 번째 오바마 행정부의 입지를 좁혀놓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 문제에서 앞으로 일관되게 이스라엘에 대해 지지할 수 있는 입지를 좁혔다. 미국 내의 변화로 보면, 미국 안 유대인 권력에 대해 알면서도 얘기를 할 수 없었는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 안에서도 반 유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시작되었다. 미국 내 유대인(랍비, 진보적 유대인)으로부터 더 이상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원은 안 된다는 주장이 일어나고 있다. 향후 그들의 입지가 높아질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우위를 차지할지 모르지만 명명백백하게 침략자이자 범법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오바마가 이전 미국 정부와 현격한 차이점을 보이는 사건이 감지되었다. 오바마 인수팀이 하마스와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마스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했다는 것은 중동 정책에서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참사가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캠페인 당시에는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 지금은 그 발언을 뒤집을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공고해지고 주변 정리가 되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두 개의 공존하는 독립국가로 지향케 하는 걸음을 걸을 것이다. 그 첫 시작이 하마스와의 정치적, 외교적 대화의 시작이다. 이것은 아무리 공격이 있어도 지속 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평화 상생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보시는데, 아프가니스탄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미국에 있는 각 진보연구소와 학자들이 아프간에 추가파병해서는 안 된다고 계속 제안하고 있다. 이라크와 똑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이라크정부와 협약해서 미군은 단계적으로 철군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남아있다.
오바마 시대에 철군이 왜 가능한가라는 근거로 환경문제와 관련이 있다. 환경위기를 정책에서 중요시하게 되면서 지구촌이 더 이상 석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정책으로 변하고 있다. 석유에 의존했던 대외정책이 바뀌면 중동의 군사정책이 바뀌어간다. 이것은 아주 논리적이다. 중동이 앞으로 이전처럼 패권 국가들에 의해 희생되지 않을 수 있다. 석유는 이제 여러 자원중의 하나가 될 것이고, 파괴와 학살의 현장에서 멀어질 것이다. 환경재앙은 온 인류가 함께 걱정하는 것이니 국가의 경제정책과 산업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제 오바마의 미국은 이라크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경제논리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아프가니스탄도 그런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외교 라인은 누구이며 대북정책의 방향이 궁금하다.
“외교 핵심 브레인을 꾸리는 데에서 드러난 오바마의 용병술이 주목받고 있다. 적일지라도 장점이 있으면 기용하는 덕장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평이다.
조셉 바이든 부통령은 필라델피아의 가난한 노동자 출신의 정치인이다. 서민적인 성향을 가졌으며, 한국 문제에 정통하다. 조셉 바이든의 보좌관인 프렉 자노치는 20여 년 간 아시아 핵심보좌관으로 일본, 중국 전문가이지만 한국문제에도 전문적이다. 오바마 캠프의 아시아 핵심 참모로 활동하다 현재는 특사교환문제와 연락사무소 설치에 관한 문제성 발언으로 활동이 뜸한 상태이다.
조셉 바이든이 외교 분야에서 어른 역할을 할 것이다. 매케인에게 ‘정치 초년생’이라 비판받았던 오바마의 약점을 보충할 인물이다. 바이든을 대장으로 하고 막강한 파워를 가진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서 한반도 정책에 깊이 관여할 것이다. 4월에 클린턴 특사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클린턴이 자기 임기 마칠 때 계획했던 평양계획에 대한 임무를 끝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올 한해 북미 수교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가 첫 백일 동안 할 우선순위의 일(first hundred days)에 코리아 이야기가 들어간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지구촌 난제 중 북과의 관계 정상화가 상대적으로 가장 쉽고 가장 얻는 것이 많은 패라고 분석한다. 아프간이나 팔레스타인 등 중동 문제는 굉장히 어렵고 향방을 가늠키 어려운 패라면 코리아는 핵문제만 20년 동안 싸워왔기 때문에 안 해본 방법이 없다. 부시 기간 동안 금융, 해상공세, 인권, 위조화폐 등 별 것을 가지고 북을 위협해 봤지만, 먼저 주저앉는 것은 항상 미국이었다. 이제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관계 정상화 하는 일만 남았다.”
 
 
오바마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미 정책브레인들이 MB정부를 향해 ‘재난’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치고 나가야 하는데 발목을 잡는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이 불행한 것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우리가 치고 나가려 할 때 부시가 발목을 잡고, 미국이 치고 나가려 할 때 MB,일본이 발목을 잡게 되었다.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도 일본처럼 왕따 당할 수 있다. 미국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북이 남보다 미국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 생각하면 미국은 북을 더 우선에 둘 수 있다. 과거 한미동맹 때문에 미국이 우리를 제치지 않을 수 있다고 이명박정부(한나라당)는 생각하고 있지만, 미국 자국의 이해관계가 북미관계를 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어서 과거의 틀인 한미동맹을 생각해서 안 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한국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다. 일본도 한국도 어쩔 수 없이 미국주도의 대북정책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한국이 억지로 끌려가지 말고 동북아와 세계사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 민족의 불행이 더 할지 안할지는 향후 이명박을 비롯한 뉴라이트의 집단광기가 언제 끝나게 될지, 한국식 기독교 근본주의에 기초한 극단적 단순한 이분법적 논리 (선/악, 서구/비서구)가 끝나게 되는 것에 달려있다.”
 
 
이분법적 논리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달라. 
“본래 우리민족은 극단과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라 통일전선과 포함의 논리이다. 지구촌의 큰 종교와 문학이 들어오면 우리는 우리 것으로 만든다. 기독교도 유교도 불교도 더 커질 수 있다. 우리 민족사의 첫 출발에 놓인 가르침은 홍익이다. 즉, 조화, 상생, 협력이다. 우리에게는 정신적 철학적 기반이 있기 때문에 인류사를 선도할 수 있는 민족이다.
 
그러나 불행하게 서구의 이분법 논리가 들어와 있다. 반공의 논리, 사대주의와 결합되어 이걸 없애는 것이 간단치 않다. 이명박이 선호하는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에 포함된 종교를 봤을 때에도 그렇다. 이게 고쳐지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므로 바깥에 의해 끌려갈 수 있다. 우리가 준비가 돼서 이걸 타고 넘어야 하는데 우리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준비가 될지, 민족 내부의 소모를 줄이고 민족 상생, 공존의 길로 갈 수 있을지…. 지구촌은 변하고 있다. 정치 사회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적 미래를 내다보는 진보적인 민족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의 민족민주운동’은 과거다. 철저한 민족주의자이되 민족이란 경계를 넘어서서 세상을 봐야 된다. 인류 전체를 민족의 개념으로 사고해야 한다. 민족이 있어야 인류가 있지만 민족의 논리에 매몰되게 되면 한 치 앞도 못 보게 된다. 코리아 문화만 알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문화다양성의 논리와 인류는 하나라는 논리, 즉 홍익 논리에는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모두 함께‘란 메시지가 들어 있다. 홍익논리는 우주를 포함한 철학의 논리이다. 이 논리를 체내화해야 한다. 흑백논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 계급적 속성을 넘어서 그 사람의 마음에 있는 애국애족의 뜻이 있다면 조국광복회 같은 통일전선의 정신으로 적도 돌려세워 함께 가야한다. 진보진영이 아와 적을 선명하게 긋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명하게 선을 그으면 그들은 우리와 멀어진다. 이분법은 우리의 논리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영호남으로 가르고 기독교와 불교로 가르는 분열의 논리는 결코 통합을 이끌 수 없다.
 
적이 분명한 시기는 이런 시도가 필요했지만, 선거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이기 때문에 백만의 촛불이 모여도 명박산성을 못 넘었다. 인터넷 시대에 과거 논리를 가져가서는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 선도했기 때문에 역사를 바꾸어 간 것인데 지금은 선도하지 못하고 시대에 끌려가는 것에 대해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해답은 전문성이다. 경제든 정치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해서 미래를 준비하고 인재를 키워내지 않으면, 인재가 없었던 노무현 시절이 될 수 있다. 주변은 이미 변했는데 우리가 변하지 않아 현 정부를 탄생시킨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우리는 약해지고 이명박 시대를 초래하고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분열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프레임 싸움에서 졌다. 인류를 설득하고 이끄는 과정에서 진 것이다. 무능한 사람들로 되면서 이명박에게 표를 주게 된 것이다.
 
우리는 어떤 정치세력을 키워내야 하는지 준비해야한다. 광범위한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지혜로워야 한다. 빨간 모자를 쓰지 마라. 그 모자를 쓰는 순간 빨간 모자 쓴 사람만 포섭된다. 끊임없는 대중사업을 통해서 광범위한 대중을 만들어야 한다. 꼭 깃발을 들지 않아도 된다. 심장에 깃발을 꽂으면 된다. 전술적 지혜가 필요하고 민중이 주인이고 노동자가 주인이란 전략적 전망을 가져야 한다.”
 
 ◀ 중국의 추진타오 주석(왼쪽) 
 
 
다극화 시대에 동아시아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이 된다. 특히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 말해 달라.
“오바마 행정부는 브룩킹스 연구소(민주당 정책 생산기지) 출신의 제프리 베이더를 동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커트 켐벨을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선임하였다. 이들은 중국전문가들로 이들의 선임은 미중관계를 한 격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동아시아 정책의 큰 틀은 중국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에서 다극 공존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얼마 전 중국은 49개국 아프리카대통령과 총리들을 동시에 초대해 접견했다. 지구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폐회식 때 에디오피아대통령의 발언은 생각해 볼만 하다. “중국과 서구가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 서구는 우리를 식민지화해서 우리 자원을 약탈하고 경제를 의존하게 만들었지만 중국은 자원을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경제를 할 수 있도록,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과거 서구식 접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중국도 문제가 많다. 전체 인민이 경제발전과 혜택에 있어서 유럽수준으로 가려면 100년이 걸린다했다. 100년의 차이는 부조화와 부조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농촌을 개발하고 백년을 내다보며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미래의 향방은 사회주의지배(공산당 일당지배)와 시장경제논리의 조화로 결정될 것이다. 급속한 자본주의의 폐해가 클수록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공산당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예를 들면 부패문제가 심각하다. ‘부패 세력과의 전쟁’을 위해 주룽지총리가 권총을 차고 다니고, 후주석도 ‘전국가의 가장 큰 위기는 우리 안의 부패다’라며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위기의식이 있는 만큼 반은 치료한 셈이다. 끝없이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과 싸우는 모습과 국가철학으로 ‘조화’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견제가 필요하다. 패권국가로 넘어가는 유혹도 있다. 패권국가로 넘어가거나 제국주의를 못하도록 견제해야 한다.”
 
 
끝으로 하실 말씀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정책이 세상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인들이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부시와 체니의 파탄난 신자유주의의 썩은 동아줄을 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선진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포장하여 온 나라를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부시를 복제(clone) 하고 있다. 미국의 일반다수 백인들마저도 좌절하고 분노해서 선거대혁명을 일으켜 부시를 오바마로 대체한 것처럼,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면 백인 기득권자들처럼 영남권이 변하는 것이다. 부시와 체니 럼스펠드로 표현되는 극단의 논리가 얼굴을 들고 살 수 없게 만들고 미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일로 만들어, 미국의 기득권자인 백인들이 오바마에게 표를 찍은 것처럼 대한민국도 보수, 반북분단 세력의 벽을 넘고 대안의 인물이 탄생되면 새로운 전망이 나타날 수 있다.


등록일: 09-02-09 12:05    

출처 : 사랑하는 채현이에게 밝은 세상을
글쓴이 : 대한민국지킴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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