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전선을 제대로 그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바뀌려면...

장백산-1 2009. 7. 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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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바뀌려면 전선을 제대로 그어야 한다.
번호 69084  글쓴이 격암  조회 752  누리 454 (454/0)  등록일 2009-7-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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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바뀌려면 전선을 제대로 그어야 한다
(서프라이즈 / 격암 / 2009-07-01)


한 나라가 진정으로 바뀌려면 그것은 단순하게 정권을 바꾸는 것이나 법을 몇개 통과시키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것은 삶과 국가와 세계와 인간에 대한 생각자체가 바뀌는 것이 되어야만 하며 따라서 그것은 문화적 변동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문화적 변동은 무엇에서 무엇으로의 변화인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사람들이 다른 노래를 부르고 다른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고 다른 책들이 씌여지고 다른 주거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진정한 사회변화는 오고있다고 할수 없다. 그 모든 것들은 한두개의 키워드로 연결되어야 한다.

 

나는 한국의 한류열풍이 불던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이런 징후를 느꼈고 변화는 다시 돌아갈수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내게 있어 한국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초록물고기 이전에 나는 한국영화라면 일단 기대를 별로 안했다. 그러나 초록물고기 이후 나는 미국영화라면 기대를 안한다는 식의 극적인 태도의 반전을 가지게 되었다.

 

대장금과 겨울소나타가 한류의 정점을 이뤘고 외국과 소통할수 있는 나라로서의 한국은 완성되는 것 같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노사모라는 자발적 조직이 만들어 내고 도올 김용옥이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강의를 티브이로 전국에 공중파방송을 통해 하던 시절 나는 대한민국은 이제 다시 바뀔수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분명히 가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 세상에 안계시고 한류는 마치 거짓말처럼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나는 다시 한국 드라마와 영화라면 미심쩍어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연일 나와는 다른 문화코드로 대한민국을 공사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몇십억짜리 영화가 초대형 대작으로 말해지던 한국영화판이 규모가 훨씬 커지자 초라하고 재미없고 말안되는 영화만 만들어 낸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대장금과 태왕사신기나 주몽같은 드라마를 보자. 대장금의 제작비는 70억이고 주몽은 3백억이다. 태왕사신기는 430억이다. 그러나 세계적 히트를 친것은 대장금이다. 대장금의 주인공은 왕도 세도가의 후예도 아닌 여자이며 누가봐도 사회적 약자다.

 

장금이가 모든 사회적 부조리를 이겨내고 승리를 이룬다는 대장금 대신에 한국사회가 양산한 것은 왕의 이야기였다. 주몽도 태왕도 극 속의 모습은 출생이 좋은 사람은 승리한다는 이야기일뿐이다. 거기에는 어떤 정신적 메세지도 가치도 없고 고작해야 폐쇄적 민족주의 냄새가 조금 날뿐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저 그들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나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전선을 긋지 않고 자기 욕심에만 몰두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힘을 받아 싸움을 이끌어야 마땅한 사람들이 전선을 이상한 데다가 그었다. 싸움은 진보와 보수간에 일어나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이 미국의 공화당이고 민주당이 미국의 민주당이 아니다. 진보주의자들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보수가 이런 거라며 나는 진보할테니 보수를 제대로 하라고 강의하는 것은 지극히 희극적인 모습이다.

 

진중권씨가 대선 후보시절 도와달라는 노무현의 요청에 나는 진보정당을 하고싶다면서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진중권개인의 선택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개혁을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태도였고 지금도 그런 태도이기도 하다. 이래서 우리는 패배한 것이고 비극이 생긴 것이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나야 하는 싸움은 진보와 보수간의 싸움이 아니다. 그건 인본주의, 합리주의와 물질만능주의, 권위주의간의 싸움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자칭 보수는 보수가 아니다. 촛불집회에 나와 탄핵정국을 종료시킨 국민들은 진보주의자가 아니다. 그들은 합리적인 시민, 인본주의적인 시민일뿐이다. 누가 보수는 비합리적이고 비인본주의라고 말하나.

 

애초에 물질만능주의나 권위주의는 왕조에나 어울리는 사고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은 작은 나라라서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고 뭉친 기득권들이 사회전체를 속이고 사회전체와 싸우면서도 패배하기는 커녕 이겨가고 있다. 그들은 사법부를 장악하고 언론을 소유하고 사학재단을 소유하여 대학을 지배한다. 대한민국을 사적으로 소유한 그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이란 그들의 직원이거나 직원이 되고 싶어 하는 대기자들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노풍을 일으켜 정권재창출을 한 노무현에게 힘이 되어주는 개혁인사는 얼마나 되었나. 노무현 탄핵의 선봉이었던 민주당은 과거를 어떻게 씻을 것인가. 노무현 정권때 마치 한나라당에서 돈받는 것처럼 한나라당과 붙어서 움직였던 민주노동당은 어떤가.

 

한겨례와 경향,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는 진보적 매체로 이야기되지만 그들은 그들이 해야만 했을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할수 있을까. 고작해야 노무현대통령의 서거이후 그래 우리가 좀 너무했지라는 식의 자백을 한 것 정도가 조중동과 다른거 아닌가. 그들도 역시 자본앞에서는 벌벌기고 민주적인 정권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사람들 아니었던가.

 

노무현이 독선적이니 무능하니 하면서 주인의식없이 굴었던 개혁적 지식인들, 교수는 이명박정부하에서 어떤 기분인가. 시국성명만 내면 되나. 오늘날의 현실을 만든데에는 그들도 많이 기여하지 않았나. 그들은 역사적 변화속에서 뭐가 뭐와 싸우는 지에는 관심없고 자신의 이득, 자신의 발언권을 유지하는 데에 골몰하지 않았나.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을 비판하지만 사실 이명박은 문제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의 실정으로 국민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현재도 다음 대통령 후보의 선호도를 묻는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박근혜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노무현 서거가 얼마 되지도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참담한 현실이다. 유시민이 아직도 세상이 무섭다고 말한 것은 이런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온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전선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배금주의와 권위주의다. 이명박 욕하기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생할 뿐이다. 이명박 찍으면 나라경제에 무슨 영향이 있든 내 아파트값 올려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한. 한국은 변하지 않는다. 선배 후배 서열 따지면서 권위주의로 남에게 위세떠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한 한국은 변하지 않는다.

 

호칭부터 바꾸고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꾸는 문화운동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전통적으로 친개혁적이었던 것은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민주적인 대화가 이뤄지기때문이다.

 

이런 글을 쓴다고 한국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겠지만 가급적이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말이 전체로 퍼졌으면 한다. 그래서 평등과 민주적인 문화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저기 귀족 모임에 가입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거덜내어 버리기 전에 말이다. 

(cL) 격암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69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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