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 김두관

노무현의 지방자치 철학 계승,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 도지사들...

장백산-1 2010. 6. 19. 22:12

노무현의 지방자치 철학 ‘계승’ [위클리경향]
조회수 : 680
등록일 : 2010.06.10 15:27
[커버스토리]노무현의 지방자치 철학 ‘계승’
2010 06/15위클리경향 879호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 등 친노 핵심 인사들은 광역지방자치
단체장으로서 어떤 정치를 펼칠까. 이들의 등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하던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주의 타파
’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정치적 스승인 노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를 부르짖었지만 대통령으로서 중앙정치를 펼친데 그쳤다고 볼 수 있다. 친노 핵심 인사들이 지역에서 펼칠 ‘노무현표 지방자치’는 과연 어떤 것일까.
 

5월 4일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가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세구 기자

 
 
“균형발전과 지역주의 타파, 대통령님 뜻 받들어 이어 가겠습니다.”
6월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바람’(노풍)의 실체를 확인하게 해 준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첫 공식 일정으로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6월 3일 오전 김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지역주의를 깼다’는 일성을 남겼다. 김 당선자는 묘역을 참배하고 나서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나섰다”면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노 대통령께서 여덟 번 나무를 찍어 놓았고 저는 한두 번 도끼로 찍어 지역주의 벽의 나무를 쓰러뜨렸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가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았음을 천명한 자리였다.

지역주의 타파·국토 균형발전 추구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하던 ‘지역주의 타파’ ‘지역균형 발전론’이 노무현 사람들에 의해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린 김두관 후보는 경남지사에 당선됐고, 노 전 대통령의 ‘좌희정 우광재’의 한 축이었던 안희정 민주당 후보는 자유선진당 텃밭에서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친노 핵심 인사들이 앞으로의 정치에 미칠 영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과)는 “친노 벨트가 야권 전체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노 386세대의 입김이 커지면서 노무현 정신 계승이 화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생활정치도 김두관 당선자에 의해 현실이 됐다. 김 당선자는 밑바닥부터 거친 정치인이다. 엘리트 위주의 정치 풍토가 바뀔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지역주의의 굳건한 벽이 친노 인사에 의해 허물어진 것도 큰 열매다. 친노계인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간판으로 된 적이 없던 지역들이다.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할 때 새천년민주당을 포기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세 사람의 당선은 선거라는 틀을 통해 정당의 지역 독점을 엷어지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노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게 될 것이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지역균형발전론이 폐기 처분될 가능성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법 수정안,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친노 핵심 인사들이 정면에서 반대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화려하게 복귀한 친노 핵심 인사들. 왼쪽부터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자. |경향신문


안희정 당선자의 이종석 공보팀장은 “세종시는 (이명박 정부와 맞붙는) 최전선이다. 당선자는 1차로 이명박 정부에 공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솟아오른 민심을 보고 멈추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이라면서 “이게 되지 않는다면 도지사의 권한을 최대한 이용해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다. 합법적인 수단을 이용하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 찾을 것이다. 도지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당선자의 임근재 공보실장도 “정부에서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김해 신항이라든지 혁신도시 등 공약에 나와 있는 대로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도 국정 운영의 기조를 바꿔야 할 것이다. 당선자는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도지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것”이라고 뜻을 함께했다. 이광재 당선자는 남북 교류 협력을 정상화시킨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이광재 당선자의 심규호 보좌관은 “지역 내 균형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선자는 지난해 9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상태로 6월 11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 핵심 정책에 ‘브레이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과거에 보기 드문 일이었다. 노무현 사람들이 이렇게 지방의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설립해 20여 년 동안 함께 활동했다. 지방선거를 통해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된 친노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공유하던 생각들을 정책으로 옮기게 될 것이다.

백원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핵심적인 정치는 세종시와 행정수도로 대표되는 국토 균형발전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이것을 무너뜨렸고, 자유선진당은 작은 지역주의를 부추겼다”면서 “안희정 당선자는 출마할 때부터 충청도의 이익만 지키는 소지역주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천명했다. 안 당선자는 노무현의 가치를 정책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택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6월 지방선거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차질이 많이 생길 것”이라면서 “야당과 친노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세종시에 대해 여권도 고민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세종시법 수정안이라는 칼을 뽑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불모지에 교두보 확보
이들의 화려한 복귀로 민주당은 전국 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친노 인사 덕분에 난공불락처럼 여겨진 강원과 충남에 민주당 깃대를 꽂았다. 무소속 김두관 당선자가 친노 인사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경남에도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혜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인 임종석 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고 싶어한 전국정당의 틀을 갖추게 됐다. 민주당으로서는 다시는 맛 보기 힘든 호기를 맞이한 것”이라면서 “40대 중반(안희정, 이광재)과 50대 초반(김두관)의 차세대 리더를 통해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한 것도 민주당의 행운이다. 민주당이 이번 기회를 살려 변화해야 할 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6월 지방선거는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이 재평가받은 계기가 됐다. 폐족 취급을 받던 친노 인사들은 화려하게 복귀했고, 김두관·안희정·이광재 당선자로 인해 지역주의가 허물어질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백원우 의원은 “그동안 친노 386세대가 추상적이고 정치적인 구호만 외쳤고, 무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당선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가 유지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고 분석했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출처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3&art_id=201006091349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