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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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교황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마지막날인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을 통해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다음은 교황의 미사 강론 전문.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 저의 한국 방문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저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나라에,
그리고 특별한 방식으로 한국 교회에 베풀어 주신 많은 은혜에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한 은혜들 가운데에서, 특히 지난 며칠 동안 아시아 전역에서 그토록 많은 젊은 순례자들이
이곳으로 와서 우리와 함께 한 체험을 제 마음에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들이 보여 준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 나라의 전파를 위한 열정은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영감(靈感)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방문은 바로 이 미사 집전을 통해 마지막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이 미사에서 하느님께 平和와 和解의 恩寵을 간구합니다.
이러한 祈禱는 한반도 안에서 하나의 特別한 공명(共鳴)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오늘의 미사는 첫째로, 또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한 家庭을 이루는 이 韓民族의 和解를 위하여
드리는 祈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우리 가운데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무엇인가를 請할 때 우리의 祈禱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게 되는지를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마태 18,19-20 참조).
그렇다면 온 民族이 함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간청을 하늘로 올려 드릴 때,
그 기도는 얼마나 더 큰 힘을 지니겠습니까!
오늘의 제1독서는 災難과 分裂로 흩어졌던 백性을 一致와 繁榮 속에 다시 모아들이시겠다는
하느님의 約束을 제시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것은 希望으로
가득 찬 하나의 約束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바로 지금도 우리를 위하여 準備하고 계시는 未來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 約束은 하나의 命令과 分離할 수 없도록 連結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느님께 돌아와 온 마음을 다하여 그분의 法에 順從해야 한다는 命令입니다(신명 30,2-3 참조).
和解, 一致, 平和라는 하느님의 恩惠들은 이러한 悔心의 恩寵과 分離될 수 없이 連結되어 있습니다.
悔心이란, 한 改人으로서 그리고 하나의 民族으로서, 우리의 삶과 우리 歷史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음의 새로운 變化를 意味합니다.
이 미사에서, 우리는 當然히 하느님의 이러한 約束을 韓民族이 體驗한 歷史的 脈絡에서
알아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60년 이상 持續되어 온 分裂과 葛藤의 體驗입니다.
하지만 悔心을 促求하는 하느님의 긴박한 부르심은 韓國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도
하나의 挑戰을 提示합니다. 그 도전은, 참으로 正義롭고 人間다운 社會를 이룩하는 데에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얼마나 質的으로 기여했는가를 점검해보라는 부르심입니다.
이 부르심은 여러분 각자가,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 차원에서, 불운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많은 이가 누리는 繁榮에서 排除된 이들을 위하여 과연 얼마만큼
福音的 關心을 證言하는가에 대하여 反省하도록 도전해 옵니다.
또한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이제 疑心과 對立과 競爭의 思考方式을
確固히 拒否하고, 그 代身에 福音의 가르침과 韓民族의 高貴한 傳統 價致에 立却한 文化를
形成해 나가도록 要請합니다.
오늘 福音 말씀에서, 베드로가 主님께 묻습니다. "제 兄弟가 저에게 罪를 지으면 몇 번이나 容恕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容恕해야 한다" (마태 18,21-22).
이 말씀은 和解와 平和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核心을 드러냅니다. 그분의 命令에 順從함으로써, 우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容恕하오니" 저희 罪를 容恕해 주시라고 날마다 祈禱하게 됩니다.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容恕할 마음의 準備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平和와 和解를 위하여 正直한 祈禱를 바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容恕야말로 和解로 이르게 하는 門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우리의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容恕하라는 命令을 通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根源的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要求하시고, 또 그것을 實行하기 위해 필요한 恩寵도 우리에게 주십니다.
人間의 視角으로 볼 때에는 不可能하고 非實用的이며 심지어 때로는 拒否感을 주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분께서는 당신 十字架의 無限한 能力을 通해 그것을 可能하게 하시고 또한
그것이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十字架는, 모든 分裂의 간격을 메우고, 모든 상처를 치유하며,
형제적 사랑을 이루는 本來的 유대를 재건하는, 하느님의 능력을 드러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韓國 訪門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입니다.
그리스도 十字架의 힘을 믿으십시오!
그 和解시키는 恩寵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恩寵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십시오!
여러분의 집에서, 여러분의 共同體들 안에서, 그리고 國民生活의 모든 領域에서
그리스도의 和解 메시지를 힘차게 증언하기를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또한 다른 종교의 신자들과 함께, 그리고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염려하는 선의의 모든 형제자매와 함께 이루는 友情과 協力의 精神 안에서, 여러분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의 누룩이 될 것이라고 저는 確信합니다.
그리하여 平和와 和解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祈禱가 이제 더욱 純粹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올려져, 그분께서 주시는 恩寵의 膳物로 마침내 우리 모두가 熱望하는 高貴한 善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對話하고, 만나고, 差異点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機會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祈禱합시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人道主義的 援助를 提供함에 있어 寬大함이 持續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韓國人이 같은 兄弟姉妹이고 한 家庭의 構成員들이며 하나의 民族이라는 事實에
대한 認識이 더욱더 널리 擴散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祈禱합시다.
저는 이제 韓國을 떠나기에 앞서,
大統領님과 政府 당국자들과 敎會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방문이 이루어지도록 어떠한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특별히 복음에 봉사하기 위하여, 또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건설하기
위하여 날마다 일하고 있는 한국의 사제들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또 그분의 화해시키는 사랑의 직분을 맡은 사람으로서
(2코린 5,18-20 참조), 존경하고 신뢰하며 조화롭게 협력하는 유대를 여러분의 본당 안에서,
여러분 사제들 사이에서, 그리고 여러분의 주교들과 함께 계속 이루어 나가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주님을 향한 여러분의 남김 없는 사랑의 모범, 여러분 직무에 대한 충실성과 헌신,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애덕 가득한 관심으로, 이 나라에서 和解와 平和를 위한
노력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돌아오라고,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알았던 것보다 훨씬 큰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땅 위에
우리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부디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和合과 平和를 이루는 가장 풍요로운 하느님의 降福 속에서
참으로 기뻐하는 그 날이 오기까지, 韓國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그 새로운 날의
새벽을 준비해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멘.
hanajjang@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2014-08-18 11:00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