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라 무제의 달마대사 추모 詩
달마가 만난 황제가 절실한 불교신자인 양무제일지라도 황제의 권위는 두려움 그 자체이다. 양 나라 황제
무제와 달마 간에 묻고, 답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달마의 생사를 초월한 의연한 모습이 생생히 부각된다.
“짐이 왕위에 오른 이래 많은 절을 짓고, 경을 소개하고, 스님들에게 도첩을 내린 것이 셀 수 없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겠소?” “아무런 공덕이 없습니다.”
“어찌하여 공덕이 없소” “그러한 공덕들은 윤회 속에 흩어지고 말 그림자 같이 형태가 없는 공덕이기 때문
입니다”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이요” “청정한 지혜는 미묘하고 온전해서 그 자체는 空寂 합니다. 이 같은 공덕은
세간에서 구해도 구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근본이 되는 진리라는 것이요?” “텅~비어 확 틔어있으니 성스럽다고 할 것도 없습니다(廓然無聖
확연무성)).” “짐을 대하고 있는 이는 누구요?” “모릅니다.”
황제를 자극한 달마는 천주산에 은거해야 했으며 뤄양을 거쳐 소림사로 숨어들어 9년간 면벽수행을 한다.
이러한 대사도 수행하다 졸리면 눈썹을 뽑아 던졌고 눈썹이 던져진 자리에는 차나무가 자라났단다. 추후
중국 선종의 상징이 되는 차(茶)와 선(禪)이 인연을 맺는 사연이다.
후에 공(空)과 무아(無我)를 일러준 달마대사의 法을 깨달은 무제는 달마대사를 다시 만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추모하는 심정을 달랜다.
견지불견 見之不見 봉지불봉 逢之不逢
고지금지 古之今之 회지한지 悔之恨之
空, 無我, 本性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보지를 못하고
空, 無我, 本性을 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만나지 못하는구나
옛날이 지금이고 지금이 옛날이고
회한이 뉘우침이고 뉘움침이 회한이로다.
사람들은 空, 無我, 本性, 눈앞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와 늘 함께 하고 항상 만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보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합니다.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이라고 의상대의 법성게에서 말하듯
이 무량한 세월이 한 순간이고 한 찰라가 무량한 시간이라고 하듯, 歷千劫而不古 亘萬歲而長今(역천겁이
불고 선만세이장금)이라고 하듯 즉, 무량한 세월이 흘렀어도 옛날이 아니고 무한한 세월이 돌고 돌았지
만 항상 늘 영원히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뿐이다. 行行本處 至至發處다. 가도 가도 본래 그 자리고
도착하고 도착해 봐도 떠난 그 자리다. 확연무성한 공, 무아, 본성,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는 무시무종
으로 영원히 상주불멸 불생불멸인 영원한 생명(永生), 진실생명이기에 어디로 가는 것도 어디서 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여래여거(如來如去)라고도 말한다. 이것이 부처, 신, 하나님, 진짜 나, 본래의 나, 본래면목,
불성, 영성, 신성, 본성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慧觀(圓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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