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세상은 나를 괴롭힐 수가 없다. 내 스스로 괴로움에 걸려들 뿐이다.

장백산-1 2024. 1. 19. 15:43

세상은 나를 괴롭힐 수가 없다. 내 스스로 괴로움에 걸려들 뿐이다.


이 세상에 부조리가 많아서 괴롭다고 말합니다. 내가 가진 돈이 적어서 괴롭다고 말합니다.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괴롭고, 세상이 나를 가만 두지 않아서 괴롭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세상이 나를 가만 두지 않는 것일까요? 과연 세상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구속시키고 있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세상은 단 한 번도 나를 괴롭히거나 속박시킨 적이 없습니다. 세상은 전혀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이 나를 구속시키고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걸려든 것일 뿐입니다. 세상이 나를 꾀려고 애쓴 것도 없고, 나를 걸려들게 하려고 덫을 놓은 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 이 없는 올가미에 걸려들어 구속받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얼마 전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보니 6.25 전쟁 때 흥남부두의 철수와 관련된 한 가족의 눈물겨운 이별 이야기가 나오데요. 그런 순간 우리는 그 누구도 내 집, 내 소유물, 학벌, 지위, 진급 이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무 것도 없더라도, 돈 한 푼 없더라도, 다만 사랑하는 한 가족 모두가 함께 그저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합니다.

사람들은누구나 지금 여기 있는 이 모습 그대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상황이, 현재의 시대가 지금 이미 가진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처럼 보이도록 우리의 욕망을 부채질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너무나 화려한 것들도 많고, 욕망을 자극하고, 육근을 자극하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주변환경과 시대적 상황에 우리의 인식은 사로잡힌 채 그것을 당연시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내가 현재 상황을 괴롭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딱 그거 하나입니다. 내 인식이 나를 스스로 옥죄면서 옭아매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세상은 결코 나를 구속시키지 못합니다. 내 생각만이 나를 구속할 수 있습니다. 타인이 나를 괴롭히지 못합니다. 오직 내 생각만이 나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세상이 나를 괴롭히고 있으며, 특정한 조건만 갖춰진다면, 세상이 내가 원하는대로만 바뀌어진다면 행복해질거라고 여기고 있다면, 사실 그 생각을 통해 여러분은 세상에 힘을 부여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힘을 부여하고 나 자신을 힘없는 존재로 창조하면서 나라는 존재를 세상의 노예와도 같이 나약한 존재로 만들어내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의 힘을 외부에 부여한 채 스스로는 힘 없고 나약한 존재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만들어낸 분별망상이라는 허망한 생각에 내 스스로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구속당하고 있는 바로 내 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나를 괴롭히지 못합니다. 내 스스로 자신을 꽁꽁 묶고 있을 뿐입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