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의 삼업 7

도반 스님을 보내며

도반 스님을 보내며 아래 문장은 원효 스님의 저술인 ‘발심수행장’의 한 구절이다. “한 시간 한 시간 흐르고 흘러 금새 하루가 지나가고/ 하루 하루 옮겨가서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가며/ 한 달 한 달 바뀌어서 홀연히 한 해의 끝자락에 이르고/ 한 해 한 해 지내다 보니 잠깐 사이에 죽음 문턱에 마주하네.” 벌써 12월, 2020년 경자년이 이렇게 저물고 있다. 한 해를 뒤돌아 볼 시점이다. 올 한 해 내 마음에 가장 깊게 새겨진 사건 하나를 꼽으라면, ‘도반 스님의 죽음’이다. 며칠 후면 49재가 돌아온다. 같은 산중에 출가하여 행자 시절을 함께 보내고 한날한시에 계를 받고, 같은 강원에서 같은 반이 되어 공부했다. 행자 도반이자 수계 도반이며 강원 도반이었다. 그 후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때로는 곁에..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릴 때...

◈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릴 때...◈ - - 우룡스님 불가(佛家)의 가르침(敎), 즉 불교(佛敎)는 절 법당에 모셔진 불상으로서의 부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 우리들 스스로가 본래 이미 완벽한 부처님임을 확인하는 가르침입니다. 만약 우리들 스스로가 부처님임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가슴에 맺혀있는 응어리가 떨어져나가야 합니다. 기슴에 맺혀있는 응어리는 두고 두고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죽을 때까지 응어리를 갖고 가서 내생까지도 그릇되게 만들어버립니다. 죽음(死)과 내생(來生)! 불교에서도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죽음입니다. 죽음.. 우리에게는 죽음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가 반드시 죽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죽은 다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