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順天子 興 逆天子 亡

장백산-1 2009. 1. 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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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존경도 섬김도 원치 않는다. 국민 무시만 말라.
번호 191845  글쓴이 이기명 (kmlee)  조회 538  누리 153 (153/0)  등록일 2009-1-7 08:52 대문 13 추천

사랑도 존경도 섬김도 원치 않는다. 국민 무시만 말라.
 - 국민을 예우하지 않으면 국민도 정부를 예우하지 않는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09-01-07)


명심보감에는 좋은 글들이 많지만 이 글 또한 유명하네.

順天子(순천자)는 興(흥)하고 逆天子(역천자)는 亡(망)이라.

해석을 하면 하늘의 뜻을 따르면 살고 거역하면 죽는다는 뜻이지. 도리를 지키라는 말이 아니겠나.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무엇일까. 국민이란 말이 아닐까. 그들은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고 사랑하고 존경하라고 하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독재자들도 같은 말을 했지. 더없이 고마운 말이지만 솔직한 심정은 그저 무시하지나 말라고 사정을 하고 싶군.

민심을 천심이라고 하던가. 국민을 하늘이라고 하던가. 그렇다면,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는 말일세. 과연 그럴까.

 

국민은 먼지와 같은 존재인가. 권력자들은 그냥 훅 불면 날아가는 먼지 같은 게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날아간 먼지가 입에도 들어가고 코에도 들어가고 눈에도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하늘 같다는 국민이 먼지가 되어 권력자 앞에 수도 없이 쌓여 불어도 쓸어내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국민은 먼지가 아니라 입에 쓴 약이라고 믿네.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귀에 쓴 말이 정신에는 좋다고 하더군.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국민이 많은데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의 부재 때문이라고 하네.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면 최고의 정치인데 국민과의 소통이 없으니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마음을 모르고 무슨 정치를 하겠나.

 

소인배는 귀에 거슬리면 귀를 닫아버리지. 안 들으면 된다는 생각인데 지도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특히 대통령이라면 늘 귀를 활짝 열어놓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되는 것이라고 믿네.

국민들이 60% 이상이 미디어 관련 7대 법안은 안 된다고 반대를 하네. 먼지 같은 국민이 뭘 아느냐고 무시해 버릴 것인가. 국민의 60%를 먼지라고 할 것인가.

 

야당이 법안의 의장 직권상정을 반대해 국회 안에서 잠자리 깔고 농성을 했네. 보기에 흉하고 딱하기도 하네. 출입문을 쇠사슬로 묶고 몸을 서로 연결할 등산용 자일도 준비했네.

 

한나라당은 야당의 의사당 농성을 규탄하면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파괴했다고 비난했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라고도 했네. 문득 조물주는 참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인간에게 망각이라는 재주를 주셨기 때문이야. 제가 한 일은 까맣게 잊거든.

 

국회의사당 농성이나 장외투쟁은 한나라당의 전매특허가 아니었나. 그들의 의사당 농성을 국민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까먹었네. 기억해 내기 싫겠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

 인터넷 한겨레, 2006년 9월 20일자.

 

오죽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한나라당의 법안이 국민에게 고통을 줬다고 쓴소리를 했겠나. 한나라당이 의사당 농성 때 전여옥 의원이 의자를 붙여놓고 곤히 주무시는 모습도 인터넷에 떴네.

요즘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은 이명박 정권은 과연 국민을 하늘로 생각하는지, 국민을 사랑하는지, 존경하는지네. 유감스럽게도 모두가 아니네. 오히려 국민을 무시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네.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의 말로는 어떻게 되는가. 막 가는 정치의 종말은 어딘가. 북경에서 나비가 날개를 퍼덕이면 미국에 태풍이 인다고 하던가. 나비효과라는군.

한국도 정치적 나비효과를 경험하지 않았던가. 국회가 나비였네.

 

보안법 파동과 3·15 부정선거가 4·19로 이어져 이승만 독재가 무너졌고, 김영삼이 제명되자 부마항쟁이 일어났고 박정희 체제는 무너졌네.

 

전두환 정권이 호헌을 기도하자 6월 항쟁으로 이어졌지.

 

노동법 날치기는 김영삼 정부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이어지는 외환위기는 대선 패배였지. 그리고 한나라당의 노무현 탄핵과 총선 패배. 이게 모두 나비효과라면 요즘 국회에서 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무심히 보아 넘기기가 어렵군.

회에서의 일당 독주는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보수 세력의 붕괴를 불러왔네. 과거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인간이 지적 동물인 증거가 아닐까.

 

위에서 말한 나비효과는 우리가 직접 겪은 것이지만 요즘 일어나고 있는 몇몇 징조가 영 불길한 생각이 든다네. 소통이란 양방향인데 한쪽이 꽉 막혀있으면 결국에 막힌 것은 인위적으로 뚫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게 뭐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

 

제야의 타종소리를 왜곡해 방영했던 KBS PD도 결코 하고 싶어서 한 일은 아니리라고 믿네. 뭔가 두려워하는 근본적 이유는 뭘까. 무한권력에 대한 공포가 아닌가. 말 듣지 않으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당한다는 공포, 이것은 인간을 한없이 비굴하게 만들고 영혼을 노예로 만드네. 비극이지.

 

도대체 왜 그렇게 조급한가. 아무리 조급하게 군다 해도 남은 임기 4년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은 우리 선조들이 오랜 세월 경험한 생활의 지혜라네. 4대 강 정비라든가 운하는 한번 파헤쳐 놓으면 복구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이승만이나 박정희처럼 종신 대통령을 꿈꾸지 않는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 국민들이 야속해서 그러는가. 아니지. 도대체 믿도록 해야 믿을 것이 아닌가.

 

대통령의 새해 연설을 들으며 도무지 미덥지가 않은 것은 국민의 이해력 부족 탓이라고 생각하나. 생방송 연설을 들으며 국민들은 안타까웠을 거야. 왜 믿지 못하나. 믿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동안 너무나 말을 자주 바꿨기 때문일세. 펀드를 사라, 지금이 바로 주식을 살 때라고 권유하던 사람이 갑자기 경제회복이 어렵다고 위기를 말하면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누가 그 말을 믿겠나.

재산환원은 해가 바뀌어도 이뤄지지가 않네. 도대체 뭘 어떻게 믿으라는 건가.

 

지도자의 진가는 위기에서 발휘되는 것이네. 믿고 따르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지. 그걸 실패했네.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극소수 부유층과 극우 보수층만 챙기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야.

 

취임 초부터 20~30%대에서 주저앉은 지지율은 서민과 중산층이 등을 돌렸다는 것을 의미하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집권세력은 어떤 정책도 성공하기 어렵지. 고통분담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가 있어야 하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용광로 같네. 이런 때 예기치 못한 사건 하나는 기폭제가 되는 것이지. 이런 불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있네. 대통령이 취임 때 약속했던 통합의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네. 온 나라가 분노로 끓던 촛불 시위 때 북악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을 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네.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네.

 

지금 미디어 7대 악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방송이 언론노조의 주장대로 재벌방송과 족벌언론방송에 장악될 경우 국민의 소리는 사라지고 한나라당과 재벌과 족벌언론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방송이 되기 때문이네. 바로 한나라당의 영구집권 시나리오로 믿고 있네.

 

지난주 MBC의 ‘뉴스 후’를 보면서 몸을 떨었네. 잘못된 언론이 국민의 눈과 귀를 얼마나 가증스럽게 기만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더군. 삼성의 한국비료가 사카린을 밀수해서 적발되었을 때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는 족벌 언론의 폐해를 있는 대로 다 보여줬네. 그게 신문의 보도인가. 초등학교 어린이 신문도 그보다는 나을걸세.

 

홍석현이 구속될 때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치는 기자들의 애처로운 모습. 아는 중앙일보 기자는 그때가 기자생활 중 가장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는다고 하더군. 재벌과 족벌언론의 얽히고설킨 혼맥. 입이 벌어졌네. 이건 국민이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권하는데 MBC의 ‘뉴스 후’를 ‘다시 보기’로 들어가 꼭 감상하도록 적극 권장하네. 아마 뒤로 벌렁 자빠질 거야.

 

방송이 그들에게 장악되면 국민은 암흑의 세상에서 사는 영혼 없는 동물로 전락되겠지.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어항 속에서 흐느적거리는 관상어 신세지. 그런 세상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국회에서 방송악법은 합의처리하기로 했다네. 그러나 그걸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왜 왜 못 믿는가. 믿게 해 줬어야 믿을 것이 아닌가. 지도자의 말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국민이 믿네.

지금 경제위기를 걱정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고 믿네. 정부도 노력을 하겠지. 그러나 보다 해야 할 일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네.

 

97년 IMF 때 국민들은 아들 손자 돌 반지 꺼내 들고 줄을 섰네. 정부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네. 만약에 지금 IMF가 온다면 금반지 들고 나오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민을 하늘처럼 여기지 않아도 좋고 사랑하지 않아도 좋고 소중하게 생각지 않아도 좋네. 다만, 무시하지만 말았으면 하는 게 국민의 소망이라면 너무나 비참한가.

 

그러나 제대로 된 국가라면 국민이 무시당해도 괜찮은 그런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하네. 아무리 바보 같아도 국민 없는 정권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앙꼬 없는 찐빵이지. 다시 명심보감의 명언이 떠오르네.

 

順天子(순천자)는 興(흥)하고 逆天子(역천자)자는 亡(망)이라. 


2009년 1월 7일        


덧붙여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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