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5년간 '100조 감세', 재정 거덜날 판"
KDI 강력경고, 각종 선거 앞두고 여권 '긴축 거부반응'
(뷰스앤뉴스 / 박태견 / 2009-06-22)
각종 감세 조치로 인해 이명박 정부 5년간 줄어들 국세수입이 100조원에 육박, 재정 건전성이 급속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해 공식 제기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MB 5년간 '100조 감세', 재정 거덜날 판"
고영선 KDI 사회개발연구부장은 22일 KDI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분야 공개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세제개편으로 인한 국세수입 감소규모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98조9천억원에 달해 상당한 노력 없이는 2013년까지 균형재정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재정균형을 조속히 회복하지 못하면 과거 선진국과 같이 재정적자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단행한 종합부동산세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 중과세 폐지, 법인세 및 소득세 인하 등 일련의 감세 조치로 세수가 100조원 가까이 격감할 것이란 추산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처럼 대규모 감세 및 대규모 경기부양 추경예산에 따른 재정건전성 급속 악화를 우려하면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일차적 수단은 지출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향후 3년간 지출증가율을 연평균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년부터 예산지출을 동결할 것을 주문했다. 예산규모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추경예산도 편성해선 안된다는 주문인 셈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유난히 지출이 많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한시적 일자리 사업이나 복지 사업은 종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업·중소기업 등의 비과세 감면도 줄일 것을 조언했다. 대신 비정규직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사회안전망 확충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세수 격감에 '2차 추경예산' 불가피론 확산도
KDI 전망은 이명박 정부 출범후 단행된 일련의 감세조치가 향후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가할 것인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설상가상으로 당초 예상보다 경기불황에 따른 세수 격감 규모가 커, KDI 전망보다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예로 정부는 지난 3월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세수감소분을 전년동기 대비 11조원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최근 잠정집계에 따르면 1.4분기에만 8조원의 세수격감이 발생, 정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일각에서 벌써부터 2차 추경예산 편성 불가피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세수가 격감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우선 급한대로 은행 등에서 차입을 해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정부가 2차 추경예산 여부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은행들이 대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지자체장들을 당황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종 선거 줄줄이 앞두고 있어...
또다른 문제는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있어, KDI 주문대로 내년부터 예산을 동결할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한나라당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세수확충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비과세대상을 대폭 축소하려 하자 즉각 반대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향후 재보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걸 우려해서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부터 실업자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끊는 방안에도 한나라당은 극히 부정적이다. 따라서 내년에도 올해보다 규모는 좀 줄어들지 모르나, 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단행된 2차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을 중단하는 등 조세감면 정책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여기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이래저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미래세대에게 한층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어 향후 부자감세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51767
ⓒ 박태견 기자 / 뷰스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