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문의 쑈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 그리고 희망

장백산-1 2009. 9. 30. 12:50

간만에 오마이뉴스에 좋은기사가 났습니다. 대문으로...
번호 88422 글쓴이 아이볼 조회 5546 등록일 2009-9-29 06:10 누리1266 톡톡0


MB 정부는 조지 부시 못지 않은 '혁명 세력'
- 폴 크루그먼에게 배우는 MB정부에 속지 않는 법

(오마이뉴스 / 선대인 / 2009-09-29)


이 글은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필명 케네디언)이 최근 펴낸 <위험한 경제학> 1편 맨 마지막에 실린 '폴 크루그먼에게 배우는 MB 정부에 속지 않는 법'입니다.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해 필자의 양해를 구해 전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필자는 2007년 대선 결과에 대해 "배가 고프다고 쓰레기통을 뒤진 격"이라고 통탄한 적이 있다. 자산과 소득 양극화에 부동산값 폭등, 비정규직 비율 55%, 청년 실업 200만, 출산율 바닥, 자살율과 근로시간, 산재사고 OECD 최고라는 대한민국의 엽기적인 현실을 생각할 때 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솔직히 필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된 형태로 말이다. 사실 현 정부는 아마추어도 이만저만한 아마추어가 아니며,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는 점에서 사기꾼 기질이 유전자에 각인된 정부라고 본다. 이들을 단순히 '실용정부'나 중도 우파 정부라고 본다면 그것은 오해요, 착각이다.

 

이들은 과격한 '우파 기득권 혁명세력'이다. 물론 지금 같은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엉터리 저질집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하나 분명한 것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관철시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집단이라는 점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촛불시위 이후 자신들 세력을 결집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전포고하고, 미네르바 등 네티즌 논객을 구속하고 용산참화의 희생자들에게 사과는커녕 물리력을 휘두르고, 서울광장까지 봉쇄하며 시민들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를 가로막는 태도를 보면서 이들은 정상적 판단력을 가진 정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대폭로>(The Great Unraveling)라는 책에서 조지 부시 행정부를 '혁명 세력(A Revolutionary Power)'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처음에 경제 문제에 대해 글을 쓰다가 점점 정치 문제에 대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급진적인 정치 운동이 부상하고 점증하는 지배력을 갖게 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급진 우익이 백악관과 의회를 사실상 지배하고, 사법부와 미디어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게 된 현실에 대해 그는 매우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그는 이 같은 생각을 바로 이 책의 도입부에서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닉슨 행정부 시절 냉혈적인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는 박사학위 논문 '되찾은 세계(A World Restored)'에서 1930년대의 전체주의 정권들에 대한 유화적 대응책의 실패를 비판한다. 이때 그는 프랑스의 로베스피에르와 나폴레옹 치하의 정치 세력들을 '혁명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1930년대의 전체주의 세력에도 같은 규정을 한다.

 

폴 크루그먼은 헨리 키신저의 이 박사학위 논문을 읽다가 부시 행정부 또한 기존 체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점에서 '혁명 세력'이라고 규정한다. 이들 혁명 세력들은 오랫동안 확립된 미국의 정치 및 사회적 제도들이 존재해서는 안 되며, 우리들 모두가 당연시하는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정부의 역할과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확충 등을 단순히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기본적인 (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무력 사용을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에 테러를 가한 적이 없는 이라크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한 것이 대표적이며, 시리아, 이란, 북한 등도 '악의 축'으로 묶어 같은 방식으로 다루려 했다. 미국 헌법의 근본 원칙 가운데 하나였던 정교 분리를 내팽개치고 '성경적 세계관'을 확산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정통성은 민주적 절차에서 나온다는 사상을 받아들이는지도 의심스럽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 나라를 이끌도록 신의 부름을 받았다고 믿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들 혁명세력이 원하는 나라는 이렇다.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 없으며, 국가의 뜻을 해외에 관철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며, 학교에서 진화를 가르치지 말고 종교를 가르쳐야 하고, 선거는 형식적 치장물에 불과한 나라' 말이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폴 크루그먼은 감세와 이라크 전쟁을 예로 들어, 이들 혁명세력이 어떻게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는지 설명한다. 우선, 감세는 90년대부터 공화당의 핵심 의제였다. 이들 혁명 세력들은 단순히 감세를 원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국 조세체계의 분쇄를 목표로 했다. 이들은 제한된 승리에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세력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세수 초과 환급을 명목으로 세금을 깎고, 세수 부족으로 전환됐을 때는 경기 부양책으로 세금을 깎고, 경기 부양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자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세금을 깎았다.

 

이라크 선제 공격론도 90년대 초부터 폴 울포위츠, 딕 체니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강화돼 왔다. 따라서 그것은 9·11테러라는 당면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아니었다. 그들은 처음에는 사담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연계 혐의로 이라크를 침공했다가 그것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핵개발 프로그램(이후 '대량 살상 무기'라는 표현으로 확장하지만)을 이유로 갖다 붙였다. 나중에 이것조차도 설득력이 없음이 드러나자 이번에는 '민주주의의 확산'을 명분으로 끌어댔다. 감세나 이라크전뿐만 아니라 에너지 정책과 환경 정책, 보건정책, 교육정책 등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든 경우에 부시 행정부는 그다지 급진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 정책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온건주의자들을 안심하게 했다. 그리고 매번 온건주의자들은 (2차 세계대전 직전 나치 히틀러에 대해 영국 수상 리처드 챔벌린이 구사했던 식의) 유화주의 전략을 따랐다. 폴 크루그먼은 헨리 키신저의 통찰이 옳았다며 그의 말을 인용한다. "안정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혁명세력을 맞닥뜨렸을 때 당시 발생하는 것을 어지간해서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혁명세력을 저지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제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한국 상황으로 돌아와 보자.

 

말로는 중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라고 떠벌리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부유층을 위한 감세정책,

 

시장친화적인 부유세의 하나인 종부세의 유명무실화,

 

반공 기독교 이념에 사로잡힌 철저한 대북 대결 구도 전개(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주인처럼 떠받드는 미국으로부터 왕따나 당하는 얼간이들이다),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대통령과 소망교회 출신의 종교적 신념에 사로잡힌 '강부자·고소영 내각',

 

녹색성장을 외치면서 원전 대규모 건설 계획을 밝히고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등 대규모 토건사업을 펼치며 환경영향평가는 요식행위로 전락시키는 반환경 정부,

 

공교육을 사교육화하고, 사교육시장을 극대화해서 어린 학생들을 더욱 치열한 적자생존의 경쟁에 내모는 교육정책,

 

미분양 물량 매입과 건설 물량 퍼주기로 '건설업자 복지'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기존의 복지 예산은 삭감하는 거꾸로 정책,

 

전 세계가 부동산 거품 붕괴 충격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전매제한과 양도세 감면,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정부,

 

금융 재규제를 논의하는 세계적 흐름과 정반대로 금산분리 완화 추진,

 

공익 증진이 아니라 재벌 사업거리 확대를 위한 공기업 민영화 추진,

 

민주화 이후 진전돼온 천부인권적, 민주적 권리 및 제도 뒤집기 정책-군의문사위 해체,

 

국가인권위 조직 축소,

 

집단 소송제와 서울광장 봉쇄 등을 통한 집회결사의 자유 및 인터넷 명예훼손죄 도입 시도 등으로 표현의 자유 제한,

 

권위주의 정권식 방송 통제 및 낙하산 인사 파견,

 

'건국 60년' 표현을 통한 헌법에 규정된 임시정부 정통성 부인과 뉴라이트 등 친일우파 집단의 득세,

 

친일우파적 시각에서 역사 교과서 수정 시도 등등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게 불과 이들이 집권한 지 1년 반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한 마디로 합법적 권력을 배경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범죄를 끈질기게 저지르는 사악한 패악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당초 목표를 얼마나 노골적으로, 그러면서도 철저히 추구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이런 형편없는 저질 정치세력을 정치적으로 심판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쨌든 이들이 집권하고 있는 '암흑기'다. 이러한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고, 견디고, 대처해야 할까. 폴 크루그먼 교수는 친절하게도 이에 대한 대응법까지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로서 '부업(part-time) 저널리스트'인 자신이 생각하는 다섯 가지 '보도 준칙(rules for reporting)'을 책에서 소개한다. 그는 "이 같은 규칙은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어떤 진지한 시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필자는 이 같은 규칙은 현재 한국 상황에서도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다섯 가지를 간략하게 소개해보겠다. 각각의 준칙에 해당하는 국내 사례를 필자가 몇 가지 정리해봤다.


[준칙 1]

(이들이 내세우는) 정책안이 겉으로 내세운 목표에 부합한다고 가정하지 말라

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그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어떤 주장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기자가 백악관 보좌관이 공개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에서 한 사안에 대해 정반대로 말한 것에 대해 해명하라고 하자, 그 보좌관의 답변은 이랬다. "왜 거짓말하느냐고? 그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야. 언론에 거짓말하는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전혀 받지 않아."


[국내 사례] 이명박 정부는 말끝마다 '서민정부'를 내세우지만, 내놓는 정책마다 반서민 정책이었다. 철저한 부유층을 위한 감세안에 대해 중저소득층의 경제활력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 처음에 영어몰입교육 내세웠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영어몰입교육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중.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이 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로 청와대에 보고하면서도 언론에는 3%로 발표. 회색 콘크리트 사업을 '녹색뉴딜'로 포장.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는데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현 정부 들어 빈부격차가 완화됐다"고 주장.

 

 

 ▲ 지난 3월 30일 오전 여의도 산업은행 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녹색성장 등 투자 2조 5천억원'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 4조5천억원' 일자리 만들기 55만개'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준칙 2]

이들의 진정한 목표를 발견하기 위해 공부 좀 하라

부시 행정부는 감세안을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포장했지만, 단기적으로 감세안을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널리 인정하는 어떤 경제학 이론도 없다. 경제 성장은 사실 그들의 목표가 아니다. 급진 우파들은 자본에 대한 모든 과세를 없애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것이 이 정부의 감세안이 실제로 이루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정책을 이해하는 방법은 그들이 대중들에게 그들의 계획을 선전하기 전에 이들 정책의 기획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정부에서 전직 목재 산업 로비스트 출신이 산림정책을 총괄할 때, 그 관리가 '건강한 산림'이라고 하는 말은 벌목 회사들이 더 많은 나무를 베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그런데 저널리스트들이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은 어렵다. 그들은 (급진 우파의 진정한 의도를 드러내 강력히 비판함으로써) 편향적인 엉뚱한 음모이론가처럼 비치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목적이 충분히 공개돼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음모가 개입돼 있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더 비현실적이다.

 

[국내 사례] 이명박 정부는 여론 조작을 위해 노골적으로 방송장악을 진행하면서도 이를 언론의 편향성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주장. 또 '조중동 방송'을 허용함으로써 세계에 유례없는 여론 독과점 상황을 조성하면서도 자료 조작까지 하며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내세움. 역사 교과서 수정 논란이나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한 건국 60주년 표현 사용도 마찬가지. 자신들과 지지층을 위한 부자 감세안을 추진하면서 중저소득층을 위한 감세안이라고 주장,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면서도 서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건설업체 부양책을 추진한다고 주장, 사용자들이 비정규직을 편하게 사용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기간제 3년 연장을 추진한다고 주장. 용산 참화를 연쇄살인범 검거 사건으로 물타기 시도.


[준칙 3]

일반적인 정치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가정하지 마라

워싱턴정가에서는 스캔들이 일어나면 언론이 떠들어대고 관리들은 사퇴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내무성 차관으로 일했던 석탄산업 로비스트인 스테펀 그릴은 예전 고객을 위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육군참모총장인 토마스 화이트는 엔론 경영진 시절 가공 이익을 만들어낸 사실이 밝혀졌지만 유임됐고, '이해충돌' 사실이 드러난 국방정책자문위 의장인 리처드 펄도 마찬가지다. 왜 이런 일반적인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가? 기존 시스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들 혁명세력들은 규칙에 따라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사례] 언론장악대책회의를 열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이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임, 땅투기와 표절 논란된 청와대 수석들과 장차관 대부분 그 자리에 있음. 자신들이 야당이었던 시절 같은 기준으로 사퇴 총공세를 펼쳤던 기준을 자신들에게는 적용 안 함.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강압수사에 대한 사과 거부 및 지식인 집단의 시국성명 깡그리 무시.


[준칙 4]

혁명세력은 비판에 대해 공격으로 반응한다

혁명세력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다른 이들이 비판할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의문을 제기하는 누구든 무자비한 역공을 받을 것을 기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3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선두주자였던 존 케리가 "이라크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한 말을 두고 공화당측은 "전시에 군통수권자의 교체를 요구했다"며 그의 애국심을 문제삼았다.

 

[국내 사례] 촛불집회 유모차 부대까지 처벌,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 주도자 처벌, PD수첩 보도 제작자 징계 요구 및 검찰 수사 의뢰. 자신들이 더욱 이념적이면서 최근 경제위기까지 좌파 이념세력의 공세로 치부, 미네르바 구속, 간첩단 사건 조작, 정치검찰을 내세운 전 정권 핵심세력에 대한 광범위한 압박, 국정원과 경찰 등을 통한 각종 시민단체 및 야당을 불온집단으로 규정하고, 기업 후원을 막는 등 압박.


[준칙 5]

혁명세력의 목표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마라

끊임없이 이유를 바꿔가며 철저히 감세정책을 밀고 나갔던 부시 행정부에 대해 생각해보라. 온건주의자들의 유화적 대처가 그들의 목적을 끝까지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라크 전쟁은 '부시 독트린'의 출발선일 뿐이었다. 결코 제한된 양보로 그들을 달랠 수 없다.

 

[국내 사례] 방송장악 과정에서 YTN 사장 낙하산 인사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KBS로, 이제 신문방송 겸영 통한 조중동 특혜 주기와 MBC민영화 시도까지 나아가고 있는 행태. 대운하를 4대강사업으로 프레임을 바꿔가며 22조까지 예산을 대폭 증액해 지속 추진.

물론 미국의 상황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어찌 보면 사실 현 정부는 부시행정부와 같은 '우파 혁명세력' 정도로 끝나는 정권이 아니다. 아예 시장원리를 깡그리 무시하며 기득권 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정권이다. 현재 한국 국민 수준에서 가질 수 있는 최악의 저질 불량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불량정권 아래에서는 각 정부 부처들도 불량정부로 변한다. 기획재정부는 무리한 감세와 토건 예산 확대로 재정남용부가 됐고,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 등 각종 토건사업 추진과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국토파괴부 및 투기조장부가 됐다.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깎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데 앞장서는 노동부는 노동착취부로, 빈약한 기존 복지혜택마저 줄이는 보건복지부는 복지축소부로 변질됐다.

 

4대강사업과 경인운하의 환경성 조사를 요식행위로 전락시키는 환경부는 환경파괴방치부로, 남북 경협보다는 대결과 교류 단절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통일부는 통일방해부로 전락했다. 다음 아고라까지 수시로 들여다보고 시민단체에 대한 기업후원까지 막는 국가정보원은 국내공작원으로, 공평무사한 민주적 법치체계를 정착시켜야 할 법무부는 권력을 위한 법질서만 수호하는 정권수호부를 자처하고 있다.

 

정부 부처 외에 산하 국책연구기관도 한심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기존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난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판단을 뒤집은 한국개발연구원은 개발정당화연구원으로, 방송 일자리 창출 통계를 왜곡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정보통계조작연구원이라는 간판을 달아야 할 판이다.

 

물론 이들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원들의 정책실패와 정부 정책 정당화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현 정권 하의 정부 부처들은 각 부처가 지향해야 할 사명과는 노골적으로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그 정도가 다르다. 하긴 불량정권 하의 '영혼 없는 관료'들이 뭘 하기를 바라겠는가.

 

더구나 여타 다른 상황도 미국에 비해 훨씬 더 비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엘리트들은 거의 대다수가 민주당이나 무당파 성향으로 서민층 복지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반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대부분 우익 성향에 자신들의 복지만을 열렬히 옹호한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제대로 된 신문들이고 저질 언론인 폭스뉴스 등은 주류라고 보기 어렵지만, 한국에서는 거대 기득권 신문들이 가장 영향력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현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방송에까지 진출하려 하고 있다. 부시행정부 당시 미국에는 민주당이라는 매우 오래된 강력한 야당이 있었으나, 지금 한국에는 존재감과 정체성이 희미한 민주당과 소수 정당밖에 없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지금의 한국 정부는 부시 행정부보다 훨씬 더 엉터리여서 대중들이 그들의 진정한 속내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 더구나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조중동 등 주류 신문들의 거짓말이 들통 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반면 20, 30대 젊은 세대들을 주축으로 인터넷상의 집단지성을 통해 진실을 깨달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 위험한 경제학(더난출판)
필자는 지금의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같은 정치세력들에서 희망을 보지도 않는다. 지금의 시대착오적 이념에 빠져 있는 엉터리 급진 기득권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서민들을 착취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노할 뿐이다. 그리고 기득권 중심의 불공정한 게임 규칙이 적용되는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폴 크루그먼이 책에서 인용한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다. 부시 행정부 당시 CBS의 <60분> 진행자인 앤디 루니의 말이다. "단 하나의 진정으로 좋은 뉴스는 미국역사에서 이 끔찍한 시간이 끝나는 것"이라고.

 

필자는 이 말에 조금 살을 덧붙이고자 한다. "단 하나 진정으로 좋은 뉴스는 한국 역사에서 이 끔찍한 시간이 끝나는 것, 그리고 정말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할 역량이 있는 정치세력이 성장해 집권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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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