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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막장 드라마' 이제 시작이다

장백산-1 2011. 6. 15. 03:21

저축은행 ‘막장 드라마’ 이제 시작이다
번호 55527 글쓴이 시사인 조회 2766 등록일 2011-6-14 13:04 누리77
원문주소: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3&uid=55527
김님영,ㅏㄱ연호,


저축은행 ‘막장 드라마’ 이제 시작이다  
 
거물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지만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 로비를 담당한 박태규 씨가 잡히면 정·관계 로비의 ‘몸통’이 드러난다.

(시사IN / 주진우 / 2011-06-14)


2009년 12월31일, 전북 최대 저축은행 전일저축은행에 영업정지가 내려진다. 전일저축은행의 실질적 대주주인 은인표 씨는 은행 돈을 쌈짓돈 쓰듯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타는 벤츠 마이바흐를 타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스위트룸을 사무실로 썼다. 그는 손이 크기로 유명했는데 절에 종을 시주하는가 하면, 4억 4000만 원을 들여 제주시장을 위한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은 씨는 제주도에 카지노 복합 단지를 지으려 했다고 전해진다.

 

은 씨는 연예계 대부로 불리기도 했다. 은 씨는 친척인 은경표 전 PD 등을 통해 연예기획사 엔턴·에이도스·모티스 등에 약 200억 원을 대출하도록 알선한다. 거의 모든 연예기획사는 대출 후 곧바로 문을 닫았다. 모티스의 전직 대표 신 아무개 씨는 “급조하거나 껍데기였던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대출 이후 곧바로 문을 닫았다”라고 말했다. 전일저축은행 부실을 조사한 예금보험공사의 한 관계자는 “은경표 씨가 200억 원, 은인표 씨가 2000억 원가량의 대출에 직간접으로 간여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

 

 

검찰에 구속기소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왼쪽)과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오른쪽). 김민영 은행장은 국가지정 보물 18점을 소유하고 있었다.

저축은행이 파산선고를 받았지만 은인표 씨와 은경표 씨는 이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일이 없다. 은인표 씨의 한 동업자는 “은인표가 ‘예금보험공사나 금감원은 이미 손을 다 써두었고, 검찰 수사가 들어오면 지검장에게 10억~20억 원 던져주면 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은 씨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관계에 거액을 뿌리고 수억 원대 시계를 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자 주 아무개 의원, 박 아무개 전 의원, 김 아무개 의원 등 실세의 면회가 줄을 이었다. 구속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 또한 은 씨를 면회했다.

 


저축은행 대주주 “은행 돈은 쌈짓돈”

전일저축은행이 문을 닫자 감사원은 2010년 2월부터 저축은행 감사에 나선다. 김황식 국무총리(당시 감사원장)는 지난 2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에서 “감사원장으로 있을 때 저축은행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감사에 들어갔더니,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2010년 5월4일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은 그 결과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부산저축은행을 포함한 5개 저축은행의 부실이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등 저축은행의 불법·부실 대출 문제가 심각하다.” 8개월이 지난 올 1월, 삼화저축은행에 영업정지가 내려졌다. 2월에는 부산·대전·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도민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전일저축은행에서 보듯 저축은행을 망가뜨린 주범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였다. 삼화저축은행 대주주인 신삼길 명예회장은, 출자자는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없게끔 되어 있는 규정을 위반하고 스스로 218억여 원을 대출받았다. 삼화저축은행의 전체 부실 금액은 3200억 원이 넘는다.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은 저축은행 돈을 빼돌려 ‘<월인석보> 권9·10’ ‘<경국대전> 권3’ 등 국가 지정 보물 18점을 사들였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김 행장은 지난 3월22일 국가지정 문화재 18점을 10억 원에 되팔았다. 전문가들은 이들 문화재의 가치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납골당 투자로 1200억 원 날리기도

 

김 행장은 부하 직원 명의로 자기 아들에게 워터게이트갤러리를 차려주기도 했다. 이 갤러리는 4개 저축은행으로부터 362억 원의 부당 대출을 받았다. 김 행장의 아들은 이 돈으로 중국 유명 화가 장샤오강의 ‘혈연’(14억 원), 쩡판즈의 ‘스카이 여자 초상’(7억 5000만 원), 웨민쥔의 ‘우상’(6억 1000만 원), 박수근 화백의 ‘줄넘기하는 아이들’(12억 원) 등을 사들였다. 갤러리에 대출된 자금 가운데 회수 불가능한 금액이 160억 원이 넘는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은 영업정지 다음 날 자신의 땅에 친구 명의로 10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김양 부회장은 주식 수억 원어치를 현금화해 친척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위장 법인 120개를 세운 뒤 4조 6000억 원을 빼돌려 골프장·납골당 등에 마구잡이 투자를 했다. 항공사와 공항까지 인수하려고 달려들었다. 투자,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투자는 돈을 빼먹기 위한 요식행위였다. 부실이 발생하면 저축은행이 다른 명목으로 대출을 해줘 돌려막게 해주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이 경기도 시흥시 영각사 납골당이었다.

 

 부산저축은행 2대 주주 박형선 씨는 납골당 사업을 명목으로 1200억 원을 대출받았다. 최근 이 납골당은 99억 7500만 원에 경매에 나왔다. 세무서에 211억 원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경매가 성사되더라도 부산저축은행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예금주들의 피 같은 돈 1200억 원이 ‘화장’된 셈이다.

 

더 놀라운 것은 금융감독 기관이 저축은행의 부정을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넉 달 동안 감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 어떤 부정행위도 적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부정행위를 감시해야 할 감사는 임원회의에 참석해 범죄를 공모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로 감사원·금감원·금융위 등 금융감독 기관이 모두 부패한 저축은행의 비호 세력이었음이 밝혀졌다. 공무원들은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 횡령 등 온갖 불법과 탈법을 눈감아주고 있었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왼쪽)은 7000만 원을 받고 금융감독원장에게 청탁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은 씨의 형을 카지노에 취직시켜줬다.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가운데)은 금융위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은 저축은행 감사를 무마한 혐의가 있다. 감사원을 찾아가 저축은행 감사에 항의하기도 했다. ⓒ뉴시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업무를 담당한 윤여성 씨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청탁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장에게 말해 검사 강도를 완화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은 씨가 직접 받은 금액은 7000만 원. 저축은행은 은 씨의 형을 신라호텔 카지노 감사로 취업시키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 청탁 의혹을 받은 김종창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4월1일 감사원을 찾아가 저축은행 감사에 대해 항의했다고 한다. 김종창 전 원장은 부산저축은행에 투자를 한 부동산 신탁회사 ‘아시아신탁’의 이사회 의장으로 일했다. 부인 명의로 이 회사 주식의 4%를 보유했다가 매각하기도 했다.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수석 전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시절 부산저축은행이 대전저축은행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자극 검사역(부국장급)은 부산저축은행그룹과 10년간이나 유착돼 있으면서 억대 뇌물을 받고 매년 수백만 원씩 명절 떡값까지 챙겨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검사역은 뇌물의 대가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감사원의 감사 자료까지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물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

지만 ‘부산저축은행 막장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구속된 로비스트 윤여성 씨가 관계 로비를 전담한 데 비해, 정치권 로비는 박태규 씨가 책임졌다고 한다. 대검의 한 수사 관계자는 “박태규를 잡아야 정·관계 핵심 로비를 알아낼 수 있다. 박을 못 잡으면 깃털 수사만 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태규 씨는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 오랜 친구 사이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소망교회 장로를 지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이 자금 압박을 받자 박씨는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으로부터 15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6억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 일간지 편집국장은 “잘나가는 정치인·언론인치고 박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지만, 그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벤처기업 회장, 건설회사 회장 명함 등 명함만도 여러 종류였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 박태규 씨는 캐나다로 출국했다. 검찰이 과연 박씨를 조기에 체포해 국내로 송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실 알고도 ‘폭탄’ 돌린 정부

올해 초 영업정지를 당한 뒤에도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의 광폭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2004년 9월~2008년 4월)을 비롯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 씨,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 전종화 씨 등의 이름이 신 회장과 함께 오르내린다.

 

 신 회장은 2007년 금괴를 유통시키며 거액의 부가세를 부정 환급받은 혐의로 기소되고, 벌금 150억 원을 미납한 혐의로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금괴 유통사건 관계자 김 아무개 씨는 “당시 심부름한 사람들도 벌금 600억~700억 원을 맞고 구속됐는데 주범인 신삼길만 구속을 면하고 벌금도 가장 적었다. 당시에도 정치권에 수십억 원을 뿌렸다는 소리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2000년 21조 3511억 원이었던 저축은행권 총자산은 지난해 말 86조 8515억 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고위험 부실 덩어리인 저축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조 2000억여 원. 여기에 4조 5000억 원의 PF 채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이전돼 있다. 연체율은 25.1%로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이후 2010년 11월까지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 자금은 총 17조 2807억 원. 2010년 한 해에만 61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 PF 채권을 사들이는 데 2조 5000억 원을 투입했다. 올 들어 대형 저축은행 8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저축은행의 부실 규모는 5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따른 위험을 알고도 ‘폭탄 돌리기’를 해왔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축은행 문제가 불거진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정부는 그동안 다른 금융권에 인센티브를 주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정책을 펴왔다.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는 것을 이용해 조용히 영업정지 사태를 마무리 짓는 일종의 꼼수였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저축은행 사태를 야기한 책임이 과거 정권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고 저축은행이 PF에 나서는 것을 방조한 현 정권이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돈 잔치를 벌이고, 정치인이 청탁하고, 공무원들이 눈감는 사이 서민의 은행이 국민경제의 암 덩어리가 되었다”라는 것이다.'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한 한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104개 저축은행 중 전일·부산·삼화 같이 부패 구조에 빠져 있는 곳이 절반 이상은 될 것이다. 게이트급 막장 드라마 수십 개가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저축은행 문제를 도려내지 않으면 국민의 고통과 혈세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