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이야기 다섯 번째 - 마음수행
저번 호에서 마음(citta)에 관해서 이야기 했다. 이제 어떻게 수행하는가 하는 방법문제로 들어가고자 한다.
불교수행은 마음을 깨닫는 공부이다. 《육조단경》에서는 마음을 깨닫는 것이 견성성불이라고 했고(識心見性), 달마대사는 마음을 관조하는 이 수행이 모든 수행을 다 거두어 들인다고 했다.(觀心一法 總攝諸行)
불교수행을 정리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이다. 먼저 사마타 수행법은 중국에서는 지(止)나 선정(禪定)으로 번역했고 실제가 아닌 것을 수행대상으로 삼는다. 가령 불상을 관하는 법(마음챙김), 석양을 관하는 법, 꽃을 관하는 법 등 초기경에는 무려 40여가지가 된다. 이 수행목표는 삼매를 얻는 것에 있다. 8선정이 구경이다.
다음으로 위빠사나 수행법은 중국에서 관(觀), (지혜)로 번역했고 실제를 수행대상으로 삼는다. 《대념처경》을 보면 수행법이 자세하게 나온다. 마음챙김해서 호흡이 일어나고 사라짐을 알아차림, 아는 마음을 알아차림, 느낌을 알아차림, 법을 알아차림 등의 방법이 있다. 이 수행을 통해 반야(지혜)의 경지에 도달하고 모든 것이 다 공이고 무상하며 고이고 무아라는 연기법을 깨닫게 된다.
앞의 사마타에서는 깊은 삼매를 얻을 수 밖에 없지만 위빠사나는 불교의 구경인 해탈, 열반의 세계에 도달한다. 부처님께서도 처음출가를 해서 알라라깔라마와 웃다카라마 풋다의 지도로 7,8선정에 도달해보지만 만족을 얻지 못하고 스승을 떠나 6년간 고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만족하지 못하고 고민하다 어릴적 농경제때 순간적으로 명상에 들어간 기억을 떠올리고 이 방법으로 깨달음의 위치에 도달했다. 이 방법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법이다. 4선정까지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절수행, 염불, 독경 등은 사마타의 경지까지만 도달된다. 우리 방법으로 해탈, 열반에 도달하려면 간화선 수행을 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는 모르지만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은 잘못 오해되고 있다. 《대승기신론》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 큰 영향을 미친점으로 보아 마명(馬鳴)보살이 살았던 1~2세기 경에 왜곡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초기경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대승경전만 가지고 저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해 본다. 이 경에서는 사마타수행법을 자세히 다루고 위빠사나수행법은 사마타수행의 보조 역할만하도록 되어 있다. 이 후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사마타(선정)과 삼매를 강조하면서 부처님의 위빠사나 수행법이 알려지지 않아던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초기불교에서의 수행법은 37조도품으로 정리된다. 먼저 4념처로 시작해서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지, 8정도의 완성으로 끝을 맺는다.
37조도품:4념처→4정단→4여의족→5근→5력→7각지분→8정도⇒4성제견성해탈(Aria-sacca)
1. 4념처(四念處)
①몸의 14대상(身) 관찰 ② 감정의 9대상 관찰(受) ③ 마음의 16대상 관찰(心) ④ 법의 5대상 관찰(法)
이 사념처를 수행할 때에 현재 순간에 간절함, 마음챙김(마음집중), 분명한 앎의 세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것의 계속적인 노력으로 선정과 지혜가 이루어진다.
정확한 수련은,
① 몸과 마음에 대한 사견(邪見, 오온이 나라는 등)에서 벗어나고 ② 집착에서 벗어나고 ③ 번뇌 망상을 제거하고 ④ 욕망을 완전히 제거하고 ⑤ 올바른 지혜, 즉 길(道)을 얻게 되고 ⑥ 사성제를 이해하게 되고 ⑦ 열반, 견성해탈로 나아가게 된다.
2. 4정단(四正斷, 4가지 노력)
이것은 4가지 노력으로 8정도의 올바른 노력(正精進)과 같은 내용이다.
① 악하고 착하지 않은 것을 예방하는 노력
② 일어난 악하고 착하지 못한 것을 극복하는 노력
③ 선하고 착한 것을 계발하는 노력
④ 선하고 착한 것을 유지시키는 노력이다.
③의 노력이 일어나면 ①과 ②의 노력은 저절로 따라오고, 4정단으로 계·정·혜가 일어난다.
3. 4여의족(四如意足)
① 고(苦, 불만족)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수행하려는 간절심(欲如意足, 意欲定)
② 고를 종식시키려는 노력(精進如意足, 精進定)
③ 고를 종식시키기 위한 선정 삼매를 이루려는 마음(心如意足, 心定)
④ 고를 종식시키는 지혜(思惟如意足, 思惟定)
4. 5근(五根)
① 신근(信根) : 확고부동한 신심이다. 이 상태에서 마음은 강하게 되어 결코 지루하거나 피로함을 느끼지 않는다. 믿음은 여래에 대한 발보리심과 사념처가 해탈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② 염근(念根) : 마음챙김(알아차림 sati)이다. 사념처가 염근이다.
③ 정진근(精進根) : 수행에서 마음을 제어하는 용맹스런 노력이다. 수행에서 게으름과 해태함을 물리친다. 이것이 신근이 강하면 정진근도 강하다.
④ 정근(定根) : 사념처 수행에서 염각(마음챙김)과 정진각이 균형이 되어 현재에 일어나는 현상에 밀착되어 지속되는 상태이다. 여기에서 4선정이 있다.
⑤ 혜근(慧根) : 정근과 항상 같이 일어난다. 깊은 정근에서 깊은 지혜가 나온다. 혜근은 어리석음을 쳐부순다. 정견(正見)이 확립되어 사성제를 실현하고 견성해탈을 실현한다.
5. 5력(五力)
5력은 5근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힘이 강하다.
① 신력(信力) : 수행에 대한 믿음과 이 수행으로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② 마음챙김(집중)의 힘(念力) : 마음챙김이 과거·미래가 아닌 일어나고 있는 현 당처에 밀착되어 있어서 망상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
③ 정진력(精進力) : 정진의 힘을 얻은 마음은 더욱 더 예리하게 되어 번뇌를 물리친다. 마음은 방황하지 않고 5장애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④ 선정의 힘(定力) : 마음챙김(집중)의 힘이 강하여 몸과 마음의 현 당처를 성성적적(惺惺寂寂, 또렷또렷 고요고요)하게 보게 된다.
⑤ 지혜의 힘(慧力) : 지혜가 날카롭게 되어 자아(自我)에 대한 사견에서 벗어난 올바른 견해(正見)를 갖게 된다.
6. 7각지(七覺支)
① 염각지(念覺支) : 몸·느낌·마음·법의 4곳에서 일어나 현 당처에 알아차림(마음챙김)하여 실제의 모습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② 법의 선택지(擇法支) : 몸과 마음을 관찰하여 삼법인을 실현한다.
③ 정진각지(精進覺支) : 법을 위하여 몸을 바친는 말이 있다. 영웅적인 불퇴전의 용맹스런 정진력을 발휘하여 기필코 영원한 자유인 견성해탈을 성취하게 된다.
④ 희각지(喜覺支) : 수행이 점차적으로 진보됨에 따라 세상의 어떤 기쁨과도 비교될 수 없는 법열(法悅)이 일어난다. 여기에 집착하면 환희마가 된다.
⑤ 경안각지(輕安覺支) : 몸과 마음에서 긴장·불안·초조가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은 더욱더 맑아 지고 고요해진다.
⑥ 정각지(定覺支) : 마음챙김(집중)이 현 당처에 밀착되어 지속됨으로써 일어나는 일념(一念)의 상태이다. 이때는 일체의 망념없이 순수한 일념이 된 평온한 상태이다.
⑦ 평등각지(平等覺支) : 순경계(칭찬하는 것 등), 역경계(욕하는 것 등), 오욕락, 팔풍에 휘말리지 않고 초연하게 세상의 슬픔과 괴로움에 휘말리지 않은 평정한 상태이다.
7. 8정도(8正道)
혜(慧) : 정견(正見), 정사(正思) ------------- 반야
계(戒) :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보시, 지계, 인욕
정(定) :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 -- 정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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