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

장백산-1 2016. 6. 9. 00:36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


나무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사람들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나무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몸에 금빛 별표 아니면 

잿빛 점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예쁘거나 힘이 세거나 달리기를 잘하면 서로 금빛 별표를 붙여주고 

못났거나 힘이 약하거나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여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나무 사람들이 반짝이는 금빛 별표를 붙이고 다니는데 펀치넬로라는 아이는 늘 잿빛 점표

를 붙이고 다녔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놀리면서 펀치넬로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였습니다. 펀치넬로는 

자신도 금빛 별표를 붙이고 싶은데 아무도 자기에게는 금빛 별표를 붙여주지 않았습니다. 펀치넬로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 매우 불행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펀치넬로는 이상한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금빛 별표도 없거니와 잿빛 

점표도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에게 다가가 너는 왜 몸에 아무 표도 붙어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저 언덕 너머에 사는 엘리 목수 아저씨를 매일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자기 몸에 아무런 

표도 붙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꼭 그에게 가보라고 권했습니다. 펀치넬로는 태어나 몸에 표가 

붙지 않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기에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날이 불행한 삶을 살다 

좌절에 빠진 그는 엘리 목수 아저씨를 만나러 가기로 했습니다.


언덕 너머 엘리라는 목수 아저씨 집에 도착해보니 정말로 아저씨는 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펀치넬로가 목수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왜 아무 쓸모도 없는 나무인형

저를 만드셨어요?"  "나는 이 세상에 쓸모없는 나무사람은 만든 적이 없단다."

"저는 보시다시피 온몸에 잿빛 점표를 붙이고 다니는 아이에요. 저는 쓸모없는 아이라고요."

"사람은 저마다 소중하고 특별하단다. 모두 다 그 사람으로서 특별한 거야."

"저는 그렇지 않아요. 이 잿빛 점표가 너무도 싫단 말이에요. 이 잿빛 점표를 떼버리고 싶어요."

"네가 그 잿빛 점표를 떼고 싶다면 그 잿빛 점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돼. 누가 뭐라고 네게

말을 해도 그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잿빛 점표도 붙지 않고 금빛 별표도 붙지 않는단다."


펀치넬로는 이 말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마을로 돌아와 남들이 자기에게 하는 말에 마음을 두지 

으니 아무런 표도 붙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새 삶이 펼쳐진 것입니다. 누구의 말에도 

구속받지 않고 오직 자신은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生覺으로 살아가니 행복한 삶이 펼쳐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너는 특별하단다"라는 동화입니다.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흔히들 이런 

접근으로 마음의 病을 치유합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주인공인 펀치넬로는 根源的으로 自由로워진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말과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 위안을 얻었

지만, 자신의 生覺을 重要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남의 생각은 버리고 자신의 생각은 取한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 자세는 언제라도 자신의 생각에 걸려 스스로 넘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깨달음이란 어떤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이나 마음의 자세 變化를 통해 망상번뇌를 제거하는 일이 

아닙니다. 참된 깨달음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본모습, 진실한 실상을 깨닫는 것입니다. 단지 

삶이 고달파서 고달픈 삶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차원의 깨달음에 대한 접근

이라면 이것으로는 根源的으로 解脫할 수 없습니다. 


온갖 法門에서 求하지도 말고 取하지도 말라고 말합니다. 즉 펀치넬로의 입장에서 보면 남들의 평가를 

取하지도 않지만 버리지도 않습니다. 번뇌를 취하지도 않지만 버리지도 않는다. 열반을 취하지도 않지만

버리지도 않는다는 말과 통합니다. 더 나아가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려는 것'조차 取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입니다.


兩極端을 警戒합니다. 깨달음이란 萬法이 오직 텅~빈 바탕 마음 하나로 텅~빈 실상에 눈을 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取하고 버릴 物件이 따로 없기 때문에 거부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남들의 평가와 시선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면 밖에서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서는 自由로울 수 있지만 

自己가 부여한 觀念이나 生覺에 시시때때로 스스로 걸려 넘어집니다. 사실 밖에서 들어오는 시선이 

따로 없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생각이며 자신의 평가일 뿐입니다. 자신의 사유이며, 자신의 감정일 

뿐입니다. 


밖의 시선, 안의 생각이 모두 텅~빈 바탕 마음 하나뿐임을 깨달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속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굳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한 일이 실제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고수해야지 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생각일 뿐이기 때문입

니다. 온갖 문제투성이 그대로가 어떠한 구속도 없는 세계의 참모습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니 

엘리 목수처럼 무슨 일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하라는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저 눈앞의 

실상에 밝아 아무런 조작도 필요 없음을 스스로 깨달을 뿐입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텅~비었습니다. 그것 저것

이라고 시비 분별하고 비교 판단하고 해석 분석하고 계산하고 이해타산 할 것이 전혀 아무것도 없습

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텅~빈 바탕 마음 하나에서 시도때도 없이 하늘에 뜬 구름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꿈, 허깨비, 신기루, 환상, 물거품, 그림자, 영상과 같은 것들일 뿐입니다. 이 텅~빈 바탕 마음

하나가 수도없이 많은 다양한 모습, 현상으로 현시된 세상으로 드러나고 있을 뿐인 겁니다.

이 사실을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깨달으면 삶의 모든 장애가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 릴라님 /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