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에 "氣치료 아주머니 도착"..
특검, 이영선 靑행정관 '비선진료' 보고 메시지 확보
입력 2017.01.09 03:02 수정 2017.01.09 09:17
정호성 "지압 해주러 온 걸로 알고있어" 특검, 주사아줌마 '백실장' 추적
상습 불법시술로 처벌받은 전력
2013년 5월 12일 오후 9시, 이 행정관은 “아주머니 이상 없이 모셨고, ‘대장님’도 지금 들어가셨습니다”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 이 행정관은 같은 달 16일 0시에는 “기 치료 아주머니 이상 없이 마치고 모셔드렸습니다. 쉬십시오. 내일 뵙겠습니다”라고, 또 같은 해 6월 2일 오후 9시경에는 “아주머니 도착해서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정 전 비서관에게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이 행정관 휴대전화 분석 작업에서 밝혀졌다.
특검은 ‘기 치료 아주머니’가 주로 오후 9시쯤 이 행정관의 카니발 차량을 타고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기 치료 아주머니’의 신원을 조사 중이며, 또 다른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백모 씨(73·여)의 행적도 쫓고 있다. 소위 ‘주사 아줌마’, ‘백 실장’으로 불리는 백 씨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소개로 청와대 관저를 출입하며 박 대통령에게 주사 시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는 덴마크에서 체포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주사 아줌마 백 실장님이 누군지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 씨는 2005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무면허로 태반 및 로열젤리 주사를 놓는 등 상습적으로 불법 시술을 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1997년과 2003년에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와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백 씨의 청와대 관저 출입이 확인될 경우 청와대가 무면허 시술 전과자에게 대통령 시술을 맡긴 셈이어서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이자 박 대통령을 청와대 관저에서 진료한 김영재 씨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박 대표는 정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와이제이콥스의 성형수술용 실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 수출이 될 것 같은지 알아봐 달라”며 사업 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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