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의 3번째 지분인 식(識)
행(行)을 조건으로 해서 식 (識) 이 있다. 눈 귀 코 혀 몸 뜻 각각으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촉감하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인식(認識) 일어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식(識)은 대상을 파악하여 아는 마음, 즉 분별심이다. 행을 조건으로 해서 식이 있다고 했는데, 행 자체가 유위 조작으로써 대상을 선행과 악행으로 나누는 것이며, 바로 이렇게 나누는 분별 작용이 바로 식 (識) 이다. 행이 일어나면서 식도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또 시간적으로 분별을 해서 보면, 많은 행이 일어나 그 많은 행이 쌓이면 행업(行業)이 되고, 비슷한 행업이 쌓여 업습(業習)이 되고, 업습은 쌓여서 삶에 장애(障碍)를 가져오기에 업장(業障)이라고 부른다. 이 업장은 훗날 비슷한 다른 경험을 하게 될 때까지 영향을 미쳐, 그 경험을 보자마자 과거의 업습, 업장으로 곧장 걸러서 해석하고 인식하게 되니 그것이 업식(業識)이다.
악업이 많은 사람은 악한 업식이 많아서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그 대상을 악하게 생각하고 악하게 인식할 확률이 높아진다. 행과 식은 업식(業識)이라는 말처럼 하나처럼 활동하며 서로 도움을 주면서 업장을 키우고, 식의 증장을 가져온다.
그러면 식(識) 은 왜 소멸되어야 하는 것일까? 식이 대상을 분별해서 보기 때문에 모든 괴로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식의 소멸은 곧 분별심(分別心)이 무분별심으로 바뀌는 것으로, 무분별이란 대상을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무분별심은 곧 대평등심이다. 대상을 분별없이 평등하게 자비로써 바라보는 것이다.
앞의 세 지분을 정리해 보자. 12연기 각각의 지분은 소멸해야 할 허망한 의식이다. 무명이라는 어리석은 의식이 소멸되어 명(明)이라는 지혜로 바뀌고, 행 즉 유위행이라는 허망한 의식이 소멸되어 무위행으로 바뀌고, 식이라는 분별심이 소멸되어 무분별심으로 바뀔 때, 연이어 12연기의 나머지 9개 지분도 연쇄 소멸되어 결국 노병사라는 괴로움이 소멸된다는 구조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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