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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실체가 없다

장백산-1 2025. 1. 13. 21:28

죄는 실체가 없다

께어있지 못해 어리석을 때는 죄가 있지만, 깨어있어 깨달았을 때는 죄가 없다. 죄의 자성이 공하기 때문이다. 어리석을 때는 죄가 없는데도 죄를 보고, 깨달았을 때는 죄가 있어도 죄가 없다. 죄에는 처소(處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모든 존재(법)에는 자성(自性)이 없다’고 했다.

 

✔ 죄의 본성은 공(空)하다. 죄의 본성이 공하니 죄는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없는 것도 아니다. 분명히 어리석은 중생들에게는 죄도 있고 죄의 과보도 있다. 어리석은 이들은 죄가 없는데도 죄를 보고 죄의식을 느낀다. 죄가 공하다는 사실은, 죄가 실체가 없다는 말이다. 선과 악도 실체가 없다.

 

내가 악행을 하고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악행인지 선행인지를 누가 판단할 것인가? 판단했다면 판단을 한 그것은 인간의 의식일 뿐이고, 분별망상일 뿐이다. 판단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죄는 없다. 거기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분별이 없을 때는 죄가 없다. 이처럼 모든 법에는 자성이 없다. 그것 자체로써의 선악이라는 실체가 없다.

 

제 스스로 선악이라는 관념을 특정한 행위에 덮어씌워 놓고는 제 스스로 그 행위를 하고 선을 행했다느니, 악을 행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선인 행위가, 다른 나라에서는 악일한 행위일 수도 있지 않은가? 동일한 행위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면 사랑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하면 성추행이 되기도 한다. 그 행위 자체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죄 또한 없다.

 

죄를 만들어낸 것은 선악이라는 분별심이니, 분별심에서 놓여날 때, 죄에서도 놓여나고, 일시에 온갖 죄가 사라진다. 분별에서 놓여나는 것이 곧 견성이니, 견성자에게, 깨달은 자에게 죄는 없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