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우석훈] " 지금 20대, 수명 많이 줄고 많이 아플 것"

장백산-1 2009. 1. 18. 13:19

우석훈 "20대, 수명 많이 줄고 많이 아플 것"

청년 여행 2009/01/18 09:00 꺄르르

세상 사람들은 다들 자기 살기 바빠 그런가보다 넘어가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이 절망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제 때’에 할 수가 있나, 독립해서 제대로 된 집을 구할 수 있나, 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냥 말 잘 듣고, 화나도 꾹 참으면 나중에 다 잘 될거야, 라는 말만 믿었던 젊은이들에게 그 ‘나중에’가 왔습니다. 청년실업입니다.

 

현실에서 별 필요 없는 영어점수, 교수와 짬짜미를 의심케 하는 하늘로 치솟은 학점, 어학연수는 기본, 다양한 인턴 경력까지 갖추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해도, 죄송합니다. 귀하 같은 인재는 넘쳐나서 필요 없습니다, 라며 내팽개치는 한국 사회에서 사는 젊은이들이 딱합니다. 보다 못한 이명박 대통령께서 “눈높이를 낮춰라.”고 라디오연설을 할 정도지요.

 

88만원 세대 @레디앙

누구보다 제도권 안에서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했던 평범한 젊은이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어디를 봐도 출구가 안 보입니다. 오직 살 길은 앞에 있는 놈 끌어내려서 내가 거기로 들어가는 거라고 되뇌게 됩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회를 만들어놓고 기성세대는 쯧쯧~ 불쌍한 세대야, 한마디를 하고 골프를 치러 갑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젊은이들이 <88만원세대>를 읽으면 책을 잡고 있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건 당연하지요. 왜 젊은이들이 어려운지 말로만 설명하던 사람들과 달리 이 책은 “얘들을 이만큼 착취하네.”라며 경제학수치를 눈앞에 들이대니까요. 이따위 세상을 만들어놓고 ‘젊은이들이여, 꿈을 가지라.’고 쉽게 얘기하는 어른들 덕분에 수많은 청년들의 꿈이 박살났지요.

 

명랑좌파 우석훈 선생님은 10대와 젊은이에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요. 그가 생각하는 젊은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뒤에서 10등들, 걔네들 살리고 갈 거예요.”

 

-많은 경제학자와 달리 다행히도, 10대와 고등학생들, 뒤에서 10등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십니다.

“저는 걔네들 살리고 갈 거예요. 버리는 구성원은 없어야 되잖아요. 공부 안하는 애들이 지능지수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10대 때 몇 년 공부에 재미 못 붙인 거뿐이에요. 그렇다고 버리고 가면 사람 사는 사회도 아니죠. 그러나 얘들, 길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상대적으로 대학생들 길 만들기 쉽지요.

 

탈학교한 10대, 사연 있어서 학교 나온 건데, 가끔 10대 보호하기 위해 동거나이 높이자고 하죠. 이해는 되는데, 동거해도 되게 경제사정을 만드는 게 낫지, 경제사정 안 된다고 해서 동거나이를 높인다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니까, 저도 그 딜레마를 갖고 있는 거죠.

 

정신세계는 제가 손을 댈 게 아니니까, 시스템만 얘기를 하면, 바보들끼리 모이면 바보가 되는 게 당연한 거예요. 우울한대, 우울하다고 쭈그려 있어봤자 아무것도 안돼요. 포위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쪽수는 더 많아요. 그러나 구원군은 없고, 관심도 없고, 보급도 없고, 성벽도 거의 없고… 여기서 어떻게 진을 짜고 포위를 뚫을 것이냐, 올해는 이 질문을 하는 거라고 봐요. 어떻게 하면 부드럽게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출발점을 만들 것이냐, 어려운 질문이죠.“

 

-젊은이들을 보면 큰 꿈 없이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큰 꿈이란 게 자동적으로 생겨나는 게 아니지요. 예전에는 접할 기회가 많았잖아요. 지금은 못 만들거든요. 젊은 세대가 문제가 있거나 정치성향이 크게 다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다만, 경험치 자체를 사회에서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교육받을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사람이란 게, 사실 10대와 20대도, 정치성향이란 게 고정되어있는 게 아니에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시대정신 이런 것도 있고요. 사회전체가 보수화가 되었다면 20대만 보수화가 되었다고 얘기할 수 없는 거예요. 그래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자기가 우파로 살아가도 좋고 좌파로 살아가도 좋은데, 자기 특성을 알 기회도 없어요. 논의 자체를 못 하는 것이 문제에요, 젊은이들이 모두 정치하라는 건 아니에요,

이라크인 기자가 신발을 벗어 던지자 부시 대통령이 황급히 머리를 숙여 피하고 있다. @바그다드/AP연합

 

“정치적 올바름, 건강한 사유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부시가 대통령되고 나서 미국에서도 반성이 많았어요. 민주당 계열이나 좁게 보면 당원들 말고도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게 뭔가 찾았거든요. 한국에서도 필요해요. 젊은이들 보고 정치하라는 건 아닌데 정치적으로 건강한 사유를 찾으려고 최소한 노력은 해야 되지 않겠냐는 거죠,

 

인간적으로 책 좀 봐라, 일주일에 책 2권은 봐라, 널 위해서도 좋고, 일본 20대도 하는데, 너희만 안 하면 내가 보기엔 심히 걱정된다, 이런 식으로 말을 걸죠. 꼭 20대만 그런 거 아니고 사회 전체가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수용능력이 떨어진 거 같아요.“

 

-젊은이들이 열심히 공부하지만 사회 맥락을 보는 시각은 좁아지고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하고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젊은이들이 기계적 스펙을 채우는 데, 지금은 그래야 할 거 같은데, 기업에서 안 뽑아요. 그쪽 담당자도 알거든요. 젊은이들이 더 세상 보는 눈을 길러야 해요.

 

개인주의적 접근이 10년 유행한 거 같아요. 개인을 중심으로 보는 유행이 좋다 나쁘다 가 아니고 그렇게 된 건대, 잘 될 때는 괜찮아요. 자기중심으로 이해해도 되죠. 그러나 지금은 구조 자체가 벽이 된 상태에요. 구조전환이 없으면 개인이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상태에요.

 

그러나 사람 인식이 잽싸게 변하지는 않아요.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생각도 일종의 물질이거든요. 지금까지 이해하는 틀, 행동방식과 시대가 요구하는 해답을 찾는 방식사이에 괴리가 생긴 거 같아요.

 

그러면 누가 먼저 시작할거냐, 다들 고만고만한데, 거기서 점이 나와야 하는 거예요. 점바둑하는 식이죠, 결국 매체가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모든 사람이 말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언론, 문화, 예술하는 사람들은 말 만드는 게 일이잖아요. 잘 듣기 위해서는 좋은 말들이 많아야 하죠, 그래서 늘 예술가들이 놀아서 이 꼬라지가 된 거라고 생각해요. 예술가들이 재미있게 얘기했으면 더 많이 바뀌었겠지요.“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여한 대학생들 @오마이뉴스 이종호

 

“20대 권리장전 발표,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

 


-벽에 부딪힌 상태군요. 젊은이들이 뚫어야 하는 할 텐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젊은이들에게 2가지, 한점과 스케일(규모)이 필요해요. 먼저 한점이 있어야 하죠. 한점이라도 있으면 규모가 생겨요, 또한 사회 변화는 스케일이 필요해요. 첫 점 나오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된 거 같아요. 10대운동은 당사자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점이 몇 개 찍혔거든요. 이걸 어떻게 스캐일효과를 만들거냐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해요.

 

올해는 작년에 말만 하고 못했는데 20대 권리장전 초고라도 발표하려고 해요. 20대 3대 권리를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거는 인간으로서 꼭 지켜줘야 해요. 노동권은 비정규직 얘기로 많이 되었어요, 주거권과 보건권은 거의 얘기가 안 되었어요.

 

책 <88만원 세대>나오고 후속작업을 시도만 했는데 아직 못했어요. 올해 하려고 해요. 주거권, 보건권 얘기를 담아야죠. ‘20대 권리장전’ 만들 20대 팀을 만들었어요. 성공회대 학생들하고 투쟁메뉴얼이나 짚어볼 아젠다를 살펴보고 있어요.

 

또한 한중일 20대 교류, 이것도 심각하거든요. 세 나라 각자 자국 내에서 얘기하면 답답해서 못 살아요. 뭔가 한중일 20대 통합매체가 있으면 좋겠다. 좁게 보는 거, 넓게 보는 걸 같이 했으면 싶지요. 지금 20대가 좁게 보는 것만 하잖아요. 동시에 넓게 보는 것도 중요해요. 넓게 보는 것은 시대가 만드는 거니까 이걸 어떻게 만들 것이냐 찾아야 해요.

 

20대, 무지하게 불쌍한 애들이에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세대라는 걸 얘기하면, 자기만 쏙 빠져나오려고 해요. 자기들이 생산자, 소비자, 납세자로 같이 묶이는데도 말이죠. 한국은 이상하게 가족단위로 사유해요 지와 지새끼만 챙기죠. 미국도 가족단위 사유를 해서 극우로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족과 함께 공동체를 생각하거든요.

 

똑같이 가족 얘기하는데, 미국은 공동체를 생각하고 한국은 지만 알고, 뭔 차이인지 모르겠어요. 한국은 가족을 통해서 진짜 이기적인 개인이 재생산되지요, 미국도 비슷한 거 같은데, 미국은 공동체도 생각해요. 돌파구를 찾아야 할 거 같아요. 얘기를 많이 해야 되는 방법밖에 없어요. 떠들고 있어야 하죠. 그래야 누가 나오고, 20대 운동 해보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나오겠지요.“

 

-보건권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거주권, 보건권, 심각한 문제에요. 많은 20대는 병원 못가요. 가족의료보험에 낑겨 있다가 조금 지나면 안 되거든요. 더구나 돈도 없어서 못가요. 힘 있는 놈은 그런 게 아무 문제가 없는데, 힘없는 사람은 큰 문제에요. 그런데 고통 받고 있는 게 드러나지가 않아요. 누려 본적이 없기 때문에 뺏겨도 모르는 거죠. 원래 이런 거 아니냐 생각하죠. 이미 뺏긴 거라고 얘기해도 누려본 적이 없으니까 몰라요.

 

요즘 같은 무한경쟁 같은 거, 자본주의 모습도 아니거든요. 이런 사회는 있었던 적이 없어요. 우리는 어떻게 중세 때보다 더 어려워요, 농노라는 사람 있잖아요. 가난하고 못살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들은 결혼해서 가정도 있고 그랬거든요. 인류학 관점에서 보면 몇 살 때 결혼 했냐, 몇 칼로리를 먹었냐, 지금보다 못할 게 없거든요.

젊은이는 아프면 안 된다. 보건권이 없기에. 사진은 촛불시위 도중 다친 시민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금 20대들, 수명도 많이 줄고 많이 아플 것”

 

20대가 알바를 하면서 20년 산 뒤 보건문제가 어떻게 될 건지 보면, 수명도 많이 줄고 많이 아플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야 드러나게 되요. 예상될 때, 조치가 들어가야 하잖아요. 제가 88만원 세대에서 말한 짱돌은 정책수요를 표상화한 거예요. 얘기를 해야 뭐가 들어가는 거죠. 정책수요를 만들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아요.

 

정부예산은 경쟁하는 거예요. 20대도 뭔가 필요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보면 동일한 자원 갖고 경쟁하는데 할아버지들한테 지고 있는 거예요, 누가 이기고 지고 문제가 아니더라도 젊은이들은 처음 시작이 너무 불리해요. 이걸 만회하는 큰 흐름이 있어야 하죠.

 

복지국가에 살아본 사람이 복지가 없을 때 불편한 걸 알잖아요.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봐도, 누려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픈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너가 아픈데 국가가 못해주는 나라는 전세계 OECD국가 중에 미국과 한국밖에 없어. 미국은 유일하게 황당한 나라잖아, 미국을 표준으로 하고 있으니까 이가 아픈데 치과를 못가는 거야, 영국도 안 그래, 영국은 의사가 공무원이야.’라고 얘기하죠.“

 

-세대끼리 연대하고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하겠군요.

“10대랑 20대 비교해보면, 10대는 클래스 개념이 있어요. 저 친구 잡혀간다, 그러면 막겠다, 이러거든요. 20대는 클래스 개념이 없어요. 너희 과에 누가 잡혀간다, 어떡할거냐, 눈만 껌벅껌벅해요. 자기 친구의식이 없어요. 바로 peer(동료)그룹이 없는 거예요. 정말 외로운 사람들 인거죠. 두세 명 친구들은 있겠지요. 그런데 클래스는 그보다 크잖아요. 30-40명이 되는데 여기서 누가 고통스러우면 나도 고통스러운 거죠, 똑같은 얘기를 하면 10대는 있는데, 20대는 없더라고요.

 

계급이 클래스거든요. 클래스 개념이 약해요. 그런데 세상은 클래스 단위로 많이 움직이거든요. 자기가 어느 클래스인가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자기 주변에는 클래스가 있는가, 없다고 하면 많이 외롭지요. 분석을 해보면, 10년을 학부제 했지요. 학부제를 시행한 문제점이나 여러 교육제도 부작용이나, 이유야 어떻다 치든 대학생들에게 클래스 개념이 없거든요. 평생 그렇게 살거냐? 클래스 메이트없이 살거냐? 살다보면 필요할 텐데…

 

도움 주는 걸 떠나서 오프라인에서 준거집단이 없어지다 보니 세상 흐름에 흔들리거나 매스미디어에 조작되기 쉬워요. 고립된 한명을 속이긴 쉬워도 클래스를 속이긴 어렵거든요. 개인은 약해보여도 주체인거예요. 20대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거에요. 혁명가, 나폴레옹, 다 이 나이에 했어요. 그 결심 다 20대 초반에 한 거예요.“

서울대 정문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연고대애들 앞에서 스펙경쟁, 얘들은 역사의 배신자”

 

-한국 20대 엘리트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있는 현실을 두고 어떻게든 엘리트는 형성되거든요. 한국 20대 엘리트들은 대기업 들어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요. 20대가 대기업에 다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엘리트가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세대의 경계가 설정돼요. 보건권? 자기는 상관없다고 하면 너는 엘리트가 아니고 그냥 부자일 뿐인 거예요.

 

그래도 대기업에 안 가는 사람들, 조금씩 늘어나는 거 같아요.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가겠다는 사람들, 공무원시험을 안보고 대기업 안가겠다는 사람들, 이런 20대 엘리트가 10~15% 쯤 되면 역전의 흐름이 나올 거 같아요. 그러면 사회가 잘 풀릴 거 같은데…

 

엘리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줘요. 지금은 서울연고대애들이 앞에서 열나게 스펙경쟁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럴 때 얘들은 역사의 배신자죠, 자기들은 많이 가졌잖아요, 원래 모든 종교와 도덕의 출발점은 많이 가진 사람이 내놓아라, 그런 거거든요. 기독교도 그렇고 불교도 그렇고. 과부와 고아를 잘 보살펴라, 그 사회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지들끼리 모여서 잘 먹고 잘살겠다는 거, 사회에 위반되는 거죠.

 

그렇게 먹고도 배고프대요, 그럼 니가 히딩크냐? 니가 한국 국민으로 국적을 갖고 산다면 히딩크 접근법은 안 된다, 히딩크도 자기 고향가면 막 내놓고 그러잖아요. 엘리트들도 연결되는 건대, 반장이 반장 역할 하잖아요. 그런 게 필요해요.“

 

-선생님처럼 논리를 갖고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젊은이들이 있을 텐데요.

“사회과학은 사람들이 비어있는데다 누구나 3년 만하면 그 분야 최고 된다니까요. 세계에 그런 분야 별로 없잖아요. 사회과학 3년만 하면 그 분야 최고일거요. 2년째~3년 되어 데뷔하고 책 내면 되죠. 제도권 박사, 별 거 아니니까, 박사 된다고 취직되는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얘기해요. 대신, 하고 싶은걸 빡세게 해야지요. 밤새고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3년만 해서 최고가 되는 게 세상에 있나요?”

 

멍청한 대중과 아무 생각 없는 이해찬 세대, 맞나요?

 

정부가 젊은이들이나 인터넷을 쓰는 대중들을 어떻게 여기는지 알려주는 일들은 조금만 뒤져보면 많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 깊은 거 하나를 소개합니다. 2008년 5월초, 문화부 홍보지원국 소속 공무원들이 교육받은 파워포인트 자료 내용을 <한겨레21>712호에서 공개했지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터넷)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이지만 정성스런 답변에 감동하기도 한다.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하므로 몇 가지 기술을 걸면 의외로 쉽게 꼬드길 수 있다. 붉은 악마처럼 그럴듯한 감성적 레토릭과 애국적 장엄함을 섞으면 더욱 확실하다.”

 

“이해찬 세대의 문제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도 없고 원칙도 없다는 것이다. 학력이 떨어지니 직업전선에 더욱 급급하고, 하다 안 되면 언제든 허공에 주먹질할 것이다. 최루탄 3발이면 금방 엉엉 울 애들이지만 막상 헤게모니를 가진 집단이 부리기엔 아주 유리하다.”

 

 

붉은악마가 멍청한 대중? 쉽게 꼬드김당하는 누리꾼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오마이뉴스 권우성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요. 아무 생각도 없고 원칙도 없으며 직업전선에만 급급하다는데 정부의 분석이 꼭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먼저 기분이 나빠 화가 날 수 있지만 곰곰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과연, 젊은이들은 생각이 있고 원칙이 있으며 직업에 얽매이지 않는가를.

 

정부의 분석은 맞고 틀리고를 떠나 뼈아픈 충고입니다.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게 저렇게 보이고 있구나, 저들 말대로 이대로 있으면 부려먹기에 쉬운 사람들이 되겠구나, 섬뜩하게 느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명박 정부가 판단하는 대로 되지 않게 젊은이들이 스스로 성장해야 된다는 거죠. 쉽게 꼬드겨도 넘어가지 않게, 최루탄 3발에도 두 손 들지 않게, 굳건한 의지, 세상과 소통하는 고민이 젊은이들에게 필요합니다.

 

어려운 시대입니다. 일자리는 없고 집도 없고 아파도 병원을 못갑니다.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이 하나도 없는 젊은이들입니다. 비정규직과 알바로, 열악한 환경에서, 좋지 않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니 젊은이들의 기대수명은 줄 수밖에 없지요. 지금이야 젊음 하나로 버티지만 훗날 어떻게 될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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