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스크랩] 현각스님, 리처드 기어를 만나다

장백산-1 2011. 1. 8. 23:36


 

         

 

          ***현각스님, 리처드 기어를 만나다***



    근래에 보기 드문 희소식이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로
    유명한 벽안의 수행자 현각스님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
    영화배우인 리처드 기어를 만나 부처님을 이야기하고 공(空)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불교 텔레비전에서 보면서 왜 이렇게 희열이
    느껴질까.
    보고 있노라니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에 대한 내면의 정리가
    어느 단계에 올라 거침이 없다. 자신이 있고 여유가 있다.
    평소의 장난기는 아예 없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하다.


    자연스런 문화역전 현상


    흥미로운 것은 최근 독일에서 “가장 존경하는 종교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44%가 불교, 41%가 그리스도교라고 답했으며,
    또 “당신이 따르고 싶은 종교지도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자국의 독일출신 교황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께서
    더 인기였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동양은 기독교에 타의적으로 지배되어가고 서양은 불교에 열광하는
    상황은 큰 흐름에서 보면 자연스런 문화의 역전현상이다.

    그리고 리처드 기어에게 선불교의 수행이 좋았던 것은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몸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마음을 바라보는 일상의 리듬이
    생긴 일이다. 그런 바라봄은 극히 고통스러웠다는 표현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을 보는 한 그것은 고통이라는 것을 공감한다.
    누구보다 자기를 잘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나의 경우에도 나를 알고 바라보는 나 자신에 대한 결론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완성되지 못한 중생인데 어찌 고통이 아닐 수 있겠는가.
    참 솔직하고 겸허한 말이다.

    또, 리처드 기어는 “저는 아직 어린애에요.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해요. 적어도 이 전통에서는…….” 라고
    말한다. 30 여년을 매일 수행했다 하면서도 아직 어린애라고 말하는
    겸손은 본받을 만하다. 거기에 100년 남짓한 미국의 불교가
    뿌리 내렸느냐는 질문에 “제 생각엔 아직 아니거든요.
    그런 일은 몇 세대가 더 지나야 일어날 일이에요. 그러므로 우리는
    부지런히 일해야 해요. 우리는 부처님이 원래 가지셨던 마음으로
    되돌아가야 해요.” 라는 답변은 아직도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근면한 현실 인식이다. 반대로 우리는 지나간 역사를 역사로 보지 않고
    현재에도 유효한 현실로 본다. 역사는 과거의 일이다.
    또한 과거는 추억일 뿐이다.
    추억을 실존으로 착각하는 것이 화려한 역사를 가진 한국불교의 병이다.

    어수선한 불교계에 희망


    한 가지 더 기억하고 싶은 대목은 대개의 서양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신속한 길은 뭡니까?” 라고 묻는데
    “그들이 내게 묻는 것은 가장 값싼 길이 뭐냐는 겁니다.” 라고
    달라이 라마께서 말씀 하셨다는 부분이다.

    이 말에 대해 리처드 기어는 “제 생각에는 우리 모두가 정말
    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는 가장 저렴한 길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값싼 길은 길이 될 수 없고 도가 될 수 없어요.
    우리는 궁극적으로 가장 비싼 길을 가야 해요.
    그 길에서 그 무엇도 우리 내면에 전도된 것이 남아서는 안 되거든요.
    먼지 한 톨이라도 남는다면 우린 팁?이루지 못한 거예요.” 라고
    말한다. 참 멋지다.

    다소 어수선하던 근래의 불교계에 희망을 안겨주는 이런 인터뷰가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나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 같은
    세계적인 불자들에게로 이어지기를 불교 텔레비전에 기대해 본다.        -- 심산스님/불교신문에서


    //  다음은 리차드 기어와 현각스님의 대담을 옮긴 것입니다. //
    리차드 기어
    <사관과 신사><귀여운 여인><뉴욕의 가을><시카고>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배우.
    불교와 인연을 맺다.

     

    현각스님
    1964년 미국 뉴저지 생
    예일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전공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종교철학 전공

    하버드 대학원 재학중 숭산스님 강연을 듣고 1991년 출가 /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정사 주지 역임

    저서: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선의 나침반'


     

    대담장소: Gere 프로덕션, 뉴욕 4번가
    현각스님은 이하 (현:) 리차드 기어는 (리:)로 표현함


     

    현: 제 스승님은 한국의 숭산 대선사이신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리: 예, 알고 있어요.


    현: 숭산스님은 로드 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선원에서 가르치셨죠. 당시 저는 여러 서양인들과 함께
    참선방인 육조실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어요.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일것인가"라는
    오도송을 공부하고 있었지요.
    우리는 전부터 배운 사람들이라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명상을 하는데
    중국인들이 와서 "명상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들은 허리를 굽힌 채 명상을 했고, 성심도 없이 피상적 전통을 따르고 있었죠.
    고참 스님들은 다 가고, 중간 스님들도 다 가고….


     

    리: 티베트 불교도 그럴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티베트인들이 수행하는 것을 보고 모두 스승으로 모시고 싶어했죠.
    아마도 중국이 가장 신속하게 변화하는 것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본질적인 부분… 다시 전통과 연결하는 것.
    그런 생각은 전에 안 해봤지만 한국스님들도…


     


    현: 티베트 불교도… 제가 2개월 전 싱가포르에서 가르쳤는데,
    신심이 강하고 성공한 중국계 불자들이 사무실에 티베트 린포체 사진을 죽 붙여놓고 있더군요.
    아마도 겔룩파 스승들 같았어요.


     


    리: 여기 걸린 사진 중 많은 스님들이 중국학생을 가르쳤어요.
    한 분은 최근 돌아가셨는데 싱가포르에 훌륭한 신도들이 있었지요. 실로 강하고 헌신적인 명상자들이었어요.


     


    현: 공식차원의 노력이 없이도 티베트 메시지가 그곳에 들어가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중국불교는 실제 수행의 차원에서는 공백이라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가죠.
    공적인 정책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잖아요. 자국에 수행전통이 없기 때문에 티베트 스승들에게 가는 거예요.
    그래서 그곳에서 법을 전하면서 그들의 현황을 직접 관심 있게 살펴볼 수 있었지요.


     


    리: 처음 불교 수행을 시작했을 때 발리에 간 적이 있어요.
    독특한 힌두적 불교를 믿는 그곳만의 전통이었지요. 관광객으로서 이 놀라운 문화를 바라볼 때
    그들은 자신들에게 유용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다 버린 것 같았어요. 원래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티베트 인들이 특히 그런 일을 잘합니다.
    그들은 유목민이고 전통적, 유전적으로 교역자죠. 어디를 가든 그들은 성공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다른 문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기심이 없다는 것, 무아(無我)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본보기입니다.


     


    현: 저는 선승으로서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다른 맥락을 보았고 특히 유럽에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것을 목격했어요.
    많은 전통 중에서도 불법이 서양에 도래한 이후 우리 서양인들에게 나라를 잃은 티베트 불교가 그런 환영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별 후원도 받지 못하면서 진정 법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


     


    리: 가장 큰 요인은 달라이라마 성하지요.


     


    현: 그 정도로 한 개인에게 달려있는 일이라고 보시나요?


     


    리: 달려있다기보다… 그렇게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성하께서는 소통에 있어 매우 지혜로우시죠. 그 어떤 사람과도 그 사람의 차원에서 소통이 가능한 분으로서
    이는 위대한 스승만이 갖춘 품성입니다. 그런 스승은 어떤 전통에서도 드물어요. 실로 우리 시대에 많은 스승들이 있고
    불교스승이 있지만 어떤 전통에서도 그 누구와도 그렇게 지극히 단순하고 정직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또한 극히 깊이 있는 지식, 그 분은 대단한 학자시고 명상가입니다. 사람들에 대한 직관이 발달했고 유머감각도 탁월하시죠.
    성하께서는 어떤 자만심이나 자존심의 흔적도 없어요. 물론 달라이라마 성하께서는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계시지만 어디서든 거기서 가장 작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마음을 쓰시죠.  
    이것이 그분께는 매우 중요한 일이고 사람들 역시 그런
    마음을 느낀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건 이방의 별에 온 이방인이 말하는 언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작가 하인리히의 책 제목이기도 하지요. 그냥 마음으로 아는 겁니다. 지적인 앎이 아니라 느끼는 거요.  
    또 달라이라마 성하께서는 어떤 사람이냐면…
    당신이 영어를 모른다 해도 당신은 그분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정 알 수 있는 그런 분입니다.
    제 생각엔 그분의 유머, 극도의 단순 소박함이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분에게 공(空)에 대한
    심오한 가르침을 요구한다면 언어나 개념의 정확성 면에서
    그분보다 더 지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현: 하지만 또한 티베트에는…


     


    리: 그분은 티베트 적이죠.
    일반적인 티베트인들 말인가요? 그들은 구게왕국 후손으로서 유목민이며 농민이죠.  
    그리고 드넓은 공간에 대한 감각이 신체적 특성에서 나타나 있어요.  
    주변의 모든 것에 자신을 열어요.  
    이들은 매우 촉각적이고 드러내놓고 자비심과 감정을 표현해요. 잘 울고 웃지요.
    그들은 불교의 보편적 측면을 흡수했어요.
    아시아의 일부 전통이 아마도 불교의 핵심성품보다 문화적으로 불교와 동일화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



    현: 제가 최근 독일에 갔었는데 편의점에서 슈피겔지 표지에 실린 달라이라마 성하 사진을 보았어요.
    그래서 기사를 보았더니 성하께서 최근 독일을 방문하셨다고 하는데 그곳에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더군요.
    "가장 존경하는 종교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44%가 불교, 41%가 그리스도교라고 했어요.
    또 "당신이 따르고 싶은 종교지도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독일출신 교황이 2위를 차지했더군요.
    절대적 차원에서 보면 별 의미가 없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다는 건데,
    유럽 철학의 중심에 있는 독일인들이 달라이라마 성하께 그렇게 매료된다는 것이…


     


    리: 실은 지난 몇 년 동안 독일에서 동일한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해왔지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요. 종교 정치 할 것 없이 모든 분야를 망라했는데,
    항상 답은 달라이라마 성하였어요.


     


    현: 그렇다면 티베트불교는 달라이라마 성하의 페르소나(인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통인가요?


     


    리: 글쎄요…


     


    현: 서양의 대중문화 측면에서 말입니다.


     


    리: 이미 말씀드렸듯이 분명 보살이신 분을 모신 희귀함이겠지요.
    하지만 업의 측면에서 달라이라마 성하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습득하기란 지극히 어렵고 극히 드문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수많은 전통에 속한 스승들을 접해봤어요. 상상을 초월하고, 깊은 곳에서 눈물이 흐르도록 만드는…
    모든 전통이 다 그렇지요. 위대한 수행자들 누구 나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가진 희귀한 복,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일이죠.
    성하께서는 아주 작은 농촌마을, 티베트의 멀고 먼 벽지에서 태어나셨죠. 시베리아와 모스크바와의 거리 정도에
    비교할만한 벽지에서. 그리고 짧은 한 생애에, 지금 70대이신데, 문화와 시간, 공간에 다리를 놓으셨지요.  
    동시에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토론도 가능하신 분이에요.
    이런 단순한 대화를 하는 것에 아무런 이상한 기분도 없으실 걸요.


     


    현: 전에 말씀하시기를…


     


    리: 조금만 더 시간을 할애하죠. 저는 티베트 전통이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실하고 정직하니까. 실제 같으니까. 그리고 안정되어 있어요.
    불교의 깊은 뿌리가 있고, 법맥이 끊어진 적이 없지요.
    제가 아는 한 가르침의 모든 측면이 아직 다 살아있어요. 모든 탄트라 전통과 다른 전통들이
    다 티베트 전통 안에 살아있지요.
    그리고 대 스승들이 계시죠. 그분들이 계속해서 환생하여 승원전통과 비승원전통에서 교육을 받아요.
    제 생각에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티베트의 정치적 상황은 아무도 모르죠. 궁극적으로 저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것은 가고 오는 거고,
    변화는 우리 삶의 현실이잖아요. 하지만 불법의 진리는 불변이라고 저는 믿어요.
    현 세계의 역동성으로 볼 때 석가모니불의 불교는 점점 약해지다가 미륵불이 출현하면서
    그의 불교로 이어질 것이고, 그의 영향력은 우주의 엄청난 파장으로 번질 것입니다.


     


    현: 그러니까 불법의 가르침이 중요하고 티베트가 불법으로 가는 깨달음의 배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가요?


     


    리: 물론이죠.
    분명 불법은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이 세상을 풍요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 지구, 우리 모두를… 지금 저는 한국 분들께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우리 모두가 이런 지혜의 전통에 의존하고 있고,
    또한 전통이 모든 진리를 다 가질 수도 없어요. 궁극적으로 모든 전통은 더욱 세분할 수 있는 개념적
    양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므로 이런 많은 지혜의 전통들 중 어딘가에 진리가 있는 거예요. 아마도 그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진리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겠지요. 우리가 하나의 문화, 하나의 종교, 하나의 사고, 무엇이든 하나에만
    의존한다면 분명 우리는 더 가난해질 거예요.


     


    현: 당신은 본래 선불교에 입문하셨었죠.
    모든 것을 비우고 쳐내면서 화두를 참구하며 사고(思考)가 일어나기 이전의 마음의 본성을 직접 바라보는 공부를 했었지요.
    그러다가 특정의 업이 삶에서 올라오면서 당신은 티베트의 가르침에 이끌리셨어요. 티베트의 가르침의 무엇이 그렇게…
    특히 제가 선승으로서 아무런 관계없는 것이란 없기에…


     


    리: 저는 그리스도교적 환경에서 자랐어요.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종교적인 분이시죠.
    어머니도 마찬가지셨고… 아버지는 거의 목사나 다름없었어요. 개신교의 감리교도셨죠.  
    아버지는 농촌에서 자라셨는데 미국에는 일종의 시골답고 농촌적인 그리스도교가 있어요.
    극단적 종파나 오순절교회보다는 월트 휘트먼의 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기상의 움직임에 가깝고, 일상보다 더 큰 힘을 가까이 느끼는 종교, 농부는 우주를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해해요.
    또한 그 우주 안에 자기 자리를 알고,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알죠.
    아버지는 이런 것들로부터 힘을 얻으셨어요.
    저는 저 자신의 정신 탐구에서 불교에 이끌렸는데, 제게 있어 선불교는 개신교도 농부의 종교와도 같았어요.
    그 단순함과 직접성이,


     


    현 : 엄숙성.


     


    리: 그 엄숙성이. "나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업서"하는 마음.
    "나는 햇빛을 만들 수 없어. 느긋하게 그저 주시는 대로 받아들여야 해." 저는 그게 선불교의 특성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도 선불교 사원에 가면 눈물이 납니다.  정말 저와 가까운 느낌이에요.


     


    현: 그 선 수행에서 이제 히말라야 불교로…


     


    리: 선불교에서 정말 제게 좋았던 것은
    매일 할 수 있는 탄탄한 수행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거였어요.  
    혼자서 하는 일상 수행. 그리고 제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몸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죠.
    제 마음을 바라보는 나날의 리듬이 생긴 거예요. 그런 바라봄은 극히 고통스러웠고, 계속해서 고통이었어요.  
    하지만 좋았던 것은 이런 군대와도 같은 선불교의 엄격함 때문에, 제게 매우 중요한 수행 습관이 붙었어요.  
    달라이라마 성하를 인도 자택에서 뵈었을 때 제게 또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어요.
    그것은 자비심의 측면이었어요.
    저의 선 수행에서 그게 빠졌다는 것을 특별히 인식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티베트불교에서는 자비심을 매우 분명하게 강조합니다.
    그리고 모든 중생의 고통을 마주하는 것, 이것은 무아를 성취하는데 매우 직접적인 방식입니다.
    남의 고통을 마주하려면 모든 감정이 다 개입되지요.
    감정, 상호연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공유해요.
    그것이 공을 탐구하는 환경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제게는 그래요. 제게 맞는 거지요.


     


    현: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자주 말씀하시고 또 많이 인용되는 부분인데요.
    성하께서 서양인들에게 "당신이 몸담고 자란 전통을 포기하지 말라. 불교로 개종하지 말라.
    당신의 전통 안에서도 불교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은 당신이나 저 같은 사람에게 무슨 의미인가요?


     


    리: 성하께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그 말씀을 하세요.
    항상!  제가 성하 곁에 있은 지가… 이제 얼마나 되었을까…  30년. 이제 30년이 다 되었네요.
    그런데 항상 그 말씀이에요.  인도에서도, 유럽에서도 어딜 가시든 그 말씀이죠.
    진심으로 그렇게 말씀하세요.
    마음을 변화시킨다는 것, 하나의 전통을 떠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개종을 하고, 후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세요.
    성하의 기본 메시지는 "당신이 찾는 것을 자신의 전통 안에서 찾을 수가 없다면 진정 눈을 뜨고 안에서 봐야 한다.
    그런 후에도 꼭 해야만 하는 순간이 도래한다면 물론 우리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는 겁니다.
    물론 불교 체계 안에서도 다른 전통으로부터 도약을 해서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지점, 이후로는
    불교 내에 머물러야 하는 지점이 있어요. 창조주가 없다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갈라집니다.
    하지만 자비심의 차원, 연결된 존재의 차원, 불교수행에 진정 중요한 이런 차원은 다른 종교에도 유사한 것이 있어요.
    그 종교가 사랑과 자비라는 바탕을 가지고 있다면요.


     


    현: 전통을 바꾸는 것 자체를 경계하지 말고 바꿀 때는 매우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바꾸어야 한다는 것…


     


    리: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영역입니다.  
    진지하다면, 마음을 진정 바라보고 그를 변화시키기를 원한다면… 진정 자신의 본성을 수행하고 싶다면… 위험하죠.
    미칠 수도 있죠. 글자 그대로 미쳐버릴 수 있어요.  
    우리가 몸담고 자란 문화전통은 우리를 안정되게 해주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어요.


     


    현: 불법이 서양으로 전해진 것은 시카고 종교회의를 기점으로 할 때 100년이 넘죠.
    처음에 일본 스님들이 왔고, 후에 티베트 스님들이 왔죠. 분명 우리 사회에는 불법이 깊이 스며들어 있고
    지금은 문화의 일부가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난폭하고 물질적이고 낭비적인 세상에 살고 있어요.
    어두운 문화라고 할까요?  
    우리는 나아지고 있는 걸까요? 선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저는 건강한 의심을 금치 못하겠어요.
    우리는 진정 나아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더 낫게 하고 있는 걸까요?


     


    리: 불자로서 말인가요.
    아니면 좀 더 큰 문화로서 말인가요?


     


    현: 하나의 문화권으로서 불법의 선물을 전해 받은 후 우리는 변화했나요?


     


    리: 아직은 새로운, 너무나 새로운 종교에요. 선불교가 여기 먼저 왔죠.
    스즈키 선사가 미국에 와서 처음 불교를 가르치셨잖아요. 티베트 인들이 온 것은 1960년대였는데 당시 티베트 전통에는
    번역자가 없었어요. 몇 년 동안이나, 지금도 여전히 매우 정확한 서양언어로 번역을 하기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선불교는 그런 면에서 훨씬 더 우수했지요. 미국은 1860년대에 일본과 교류를 시작했어요. 언어장벽이 무너지긴 했지만
    그래도 불교는 서양에서 너무나 어립니다. 제 생각에 여기 개입된 위험은 우리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는데 이미 성숙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아, 난 알아. 이루었어."라고 느끼는 겁니다. "난 불법을 이해해."라고.

    사람들은 다르마, 카르마, 또는 다른 불교용어, 예를 들면 공(空) 등을 이해한다고 생각하죠. 저는 아직도 공을 잘 모르겠어요.
    지난 30년간 공을 이해하려고 늘 노력했는데 저는 아직 어린애에요.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해요. 적어도 이 전통에서는…
    누구라도 "아, 이젠 알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해요. 그리고 이미 문화에 스며들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해요.  
    제 생각엔 아직 아니거든요. 그런 일은 몇 세대가 더 지나야 일어날 일이에요. 그러므로 우리는 부지런히 일해야 해요.
    우리는 부처님이 원래 가지셨던 마음으로 되돌아가야 해요. 그리고 그 분의 배경을 이해해야 해요. 부처님은 왕자셨어요.
    우리 시대하고도 비슷하죠. 데카당스(관능주의)의 코드가 있어요.


     


    현: 군대적인 면도 있죠.


     


    리: 그럼요. 부처님은 병사로 그리고 왕자로 교육을 받았어요.
    게다가 많은 돈과 섹스와 영향력과, 그리고 백성들이 당연시했던 그의 권리가
    있었죠.
    사회에 극단적 부와 가난도 있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여러모로 당시 사회는 현대 사회와 그리 다르지 않았어요.
    부처님은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생명 있는 존재의 모든 문제를 완전히 꿰뚫어 보신 분,
    몇 년 전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로스앤젤레스에서 법문을 하실 때 그날은 평소 기분과 좀 다르셨어요.
    나가르주나(용수보살)의 "왕에게 주는 조언"을 가르치고 계셨는데, 정확한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왕이 질문을 했어요.
    그것은 구전의 가르침이었고, 달라이라마 성하께서는 법문 중 서양인들에 대해 말씀하고 계셨어요.
    사람들이 성하께 와서 묻기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신속한 길은 뭡니까?"였어요.
    그런데 성하께서는 "그들이 내게 묻는 것은 가장 값싼 길이 뭐냐는 겁니다."고 하셨어요.
    제 생각에는 우리 모두가 정말 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는 가장 저렴한 길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값싼 길은 길이 될 수 없고 도가 될 수 없어요.
    우리는 궁극적으로 가장 비싼 길을 가야 해요.
    그 길에서 그 무엇도 우리 내면에 전도된 것이 남아서는 안 되거든요.
    먼지 한 톨이라도 남는다면 우린 아직 이루지 못한 거예요.


     


    현: 선불교의 많은 위대한 스님들이… 저는 티베트불교는 잘 모르지만…  
    켄세 린포체의 책을 구해서 읽었어요. 초심이라는 것.
    생각 이전의 그 마음, 모르는 마음, 공(공)이라 불러도 되겠지요.
    당신에게 공은 어떤 기능을 하나요? 많은 스승들 말씀이 그것은 학위를 받아 이루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하루 종일 자각을 하곤 있지만 거기에 번뇌가 붙어서… 당신의 매우 분주한 일상생활에서 초심은 어떻게…
    정말 바쁘시고 큰 노력을 필요로 하는 삶을 사시는데… 사람들이 당신께 이미지를 투사하고, 천박함도 있고…
    스트레스 많은 당신의 일상생활에서 초심은 어떻게 기능을 합니까?


     


    리: 제 생각엔 자비심이 그런 측면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아주 작은 자비심을 일으키려 해도 어느 정도는 '나'가 없는 '무아'의 경지에 있어야 합니다.
    남의 문제를 내 문제로 느끼려면 어떻게든 자기 문제를 잊어버려야 해요.
    물론 남의 고통을 알아보려면 자신이 먼저 고통을 경험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 객관화를 해야 해요.
    그리고 나와 남이라는 이원주의를 줄여야 해요. 그리고 자비심과 감정을 활용해야 해요.
    우리 일상생활이란 게 뭡니까. 끊임없이 남과, 상황과 부딪치고 긁히는 거잖아요.
    그로부터 감정과 사고가 일어나지요.
    그런 것들이 일어날 때 우리가 무아에서 일어난 자비심으로 그를 감싼다면,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줄어든 상태라면 그런 상태에 가까워집니다. 적어도 당신은 맑은 마음의 나라 안에서 사는 거지요.
    마음의 본성 안에.


     


    현: 그렇다면 당신은 나날의 삶에서 그곳으로,
    그 열린 공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특별한 노력을 합니까?


     


    리: 저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수행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 동기를 강화해야 해요. 저의 참마음이 보편적이고, 전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남을 돕기 위해서라는 것. 내가 기본적으로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내가 모든 중생의 고통을 열어주기 위해 여기 있다는 마음을 내면 즉시 모든 성자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요.
    어깨에, 그리고 머리에, 즉시 느껴집니다.  
    그런 광대한 긍정적 에너지와 연결을 하고 나면 하루 종일 도움이 됩니다.


     


    현: 그렇게 하시는 데는 이전에 말씀하신 선불교적 접근법이 아닌…


     


    리: 그것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접근법이에요.
    하나는 개념적 접근법, 사고와 생각을 다루는 것,
    기도도 하고… 기도는 매우 깊은 개념이에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죠.
    모든 생각 하나하나가 우주를 창조합니다.  
    하나의 생각을 어떻게 유발하느냐는 것에 그 정도로 조심을 해야 해요. 놀랍도록 강력한 거죠.
    그런 것을 개념이 없는 차원인 명상으로 가져와도 마찬가지에요. 여전히 너그러움이란 열린 공간 안에서
    그것에 힘을 보태고 그것은 깊고 풍요해 집니다.


     


    현: 이런 수행하는 마음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는 경전이 있나요?


     


    리: 탄트라와 관련된 강력한 요가가 있는데요.
    "연속 요가"라는 겁니다.
    불교의 모든 주요 개념을 다 뽑아서 한데 모아놓았다고 할 수 있는데 빠른 시간에 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을 다 상기하는 형식인데요. 먼저 서원으로 시작해요.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수반된 가능성을 인정하고 모든 중생을 돕겠다는 서원.  
    이 기도가 끝났을 때… 이건 경전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왜 연속요가냐 하면 하루 종일 6번에 걸쳐서 이어서 해야 해요.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 상기하기 위해서…
    마지막에는 회향이 있어요. 이 연속요가를 하면서 얻은 작은 공덕이라도 모든 중생을 위해 회향하는 거지요.  
    제게는 그것이 정말 강력한 수행이에요. 그것을 일상수행과 관련시킨다면, 다른 어떤 수행이든
    그런 맥락 안에서 감사기도처럼 한다면 더욱 풍요해지죠.


     


    현: 혹시 혼자서 또는 단체로 긴 안거(안거)나 수련회를 할 시간이 있으신가요?
    현재 스케줄에서 가능한지 아니면 2년에 1번 정도라도 가능하신지요?


     


    리: 현재로서는 며칠 정도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겐 아이들이 있어요. 저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요.
    미혼일 때는 인도에 가서 한 번에 별 생각 없이 3달씩 머무르곤 했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 속에 사는 것이 수행이고 그런 수행이 무한하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겁니다.  
    세상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에서 일어나는 가능성들, 약간의 조절기능만 갖춘다면, 그리고 한 순간
    "아, 내 생각은 이리로 가고 있구나!", "아, 내 감정이 그리로 향하고 있었구나!"
    그를 알아보고 그를 작업하고, 부정적 감정이면 그것을 전환시킬 수 있고, 긍정적 감정이면 그것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이 제게는 매우 강력한 수행입니다.
    또한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 것 역시 무아를 닦는 막강한 수행입니다.
    인내심 역시 저 혼자 있을 때보다는 훨씬 더 닦을 기회가 많지요.


     


    현: 선불교나 대승에서는 "평상심이 바로 도"라고 말하지요.
    '도'란 일상생활 밖에 있는 게 아니다. 안거도 아니고 은자생활도 아니다.


     


    리: 누군가 부처님을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 스승 중 한 분이셨는데,
    "부처님께서 하루 24시간 동안 좌선만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제한적 이미지가 아닌가" 안 그래요?
    부처님은 놀라울 만큼 활동적이셨잖아요.  
    달라이라마께서도 매우 활동적이고 세상 속에서 많은 기능을 하시죠.
    그것이 쉬운 일인가? 물론 아니죠.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열망하는 수행인가? 절대적으로요.
    부처님의 깨달은 활동!
    티베트 전통에서 타라보살과 관세음보살은 글자그대로 부처님의 깨달은 활동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모든 활동, 세상에 드러난 모든 것은 다 부처님께서 하신 일이 현현한 것입니다.


     


    현: 제가 막 수행을 시작하고 좀 더 깊이 들어갔을 때 스승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한국의 선승이신 숭산스님을 뵈었지요.
    저는 너무나 감동을 받고 즉시 그 분과 집중적으로 수행을 시작했어요.


     


    리: 숭산스님은 지금 어디 계세요?


     


    현: 아, 니르바나에… 3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저는 스님의 시자로 살면서 100일 안거, 90일 안거 등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선불교가 매우 잘하는 해병대 스타일로 수행한 거죠.
    그렇게 저를 온전히 헌신했고, 거기서 진정한 기쁨을 느꼈어요.


     


    리: 지금은 매우 탄탄해 보이시네요.
    자신감 있고 탄탄하고, 훌륭해요.


     


    현: 삶이지요. 불법은 삶 그 자체에요. 어떤 식으로 하든 말입니다.
    저는 당신이 그 바쁜 삶 속에서 수행을 계속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요.


     


    리: 이 모든 것을 불법으로 바꾸는 방법을 몰랐다면
    저는 진작 미쳐버렸을 겁니다.
    정말 그대로 미친 사람이 되었을 거예요.


     


    현: 하지만 당신에겐 공간이 있고 시간이 있는 것 같아요.


     


    리: 공간은 확대됩니다. 시간도 늘어나요.
    정말 괴상한 일이지요. 아이들이 생겼을 때 저는 이제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더 많은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공간도요.


     


    현: 빨리 하죠. 제가 지금부터 사홍서원을 하나씩 말씀드릴 거예요.
    그러면 거기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세요. 일상생활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요.
    첫째, 중생이 수 없지만 기어코 다 건지오리다. 이건 선불교적 표현법입니다.
    중생이  수 없지만 기어코 다 건지오리라.
    이런 일이 당신에게는 매일 어떻게 일어납니까?


     


    리: 다시 한 번 동기가 중요해요. 언젠가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기도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어떤 기도는 극히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를테면
    이 우주에 있는 수많은 중생을 어떻게 구하겠노라고 기도할 것이냐?"
    성하께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그냥 서원을 말하라고 하셨어요.
    "먼저 그 말을 믿지 않아도 된다. 그냥 말하라.
    그러다 보면 마지막에는 당신의 마음이 그 생각으로 꽉 착 될 것이다." 이상한 일이죠.
    이것은 피아노 치는 것과 같아요. 피아노 앞에 앉아요. 피아노를 치고 싶은 본능이 있어요.
    당신은 음악을 사랑하고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처음부터 모차르트를 칠 수는 없죠. 그냥 치기 시작해요. 서서히 감이 와요.
    당신에게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요.
    우리는 모두 불성을 이루도록 타고난 재능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우리 모두가 행복을 향하고 있어요.
    고통을 피하고요. 모든 존재가요. 그런 생각이 내게 들었을 때,
    물론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제 안에 그 생각을 두드려 넣어주시긴 했지만…
    우리의 모든 동기를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도 동일한 일을 하는 거예요.
    어리석긴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행복을 향하고 고통을 멀리하는 겁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불자가 아니라서가 아니고,
    우리가 우리 방식으로 행복을 향하고 고통을 멀리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모든 것을 그런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당신이 말씀하신 것으로 되돌아가자면 그냥 서원을 말하세요.
    머지않아 당신의 마음에 속속들이 스며들 것입니다.
    되풀이, 되풀이해서요.


     


    현: 놀랍군요. 둘째, 번뇌가 끝없지만 기어이 다 끊으오리다.
    다시 한 번 피상적인 것들, 심오한 것들, 명성, 분주함, 요구 등으로 둘러싸인 바쁜 삶에서
    어떻게 나날의 삶에 이런 것이 일어나게 하십니까?


     


    리: 성숙이 관건이죠.
    저의 경우 불법의 수행덕분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깨닫는 것은 사고와 감정의 무수한 가능성, 8만개의 가능성이 너무나 빨리 왔다 갑니다.
    그 무엇도 단 하나에 우리가 집착하거나 매일 것은 없어요.
    약간의 훈련을 통해 사고와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요.
    훈련을 조금만 더 하면 그런 사고와 감정을 놓아버릴 수도 있어요.
    그런 다음에는 연극의 일부, 미친 듯 한 전체의 일부가 되지요. 언젠가 달라이라마 성하께서…
    아니 저의 다른 스승인 요시 켄포가 계세요.
    그 분은 사람들이 TV나 영화를 봐야 자극을 받는다는 것에 놀라셨어요.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멋진 영화를 보는 것라고 하셨죠. 당신 자신의 마음보다 더 변화무쌍한 TV프로그램은 없다고.


     


    현: 셋째, 법문이 한없지만 기어이 다 배우오리다.


     


    리: 우리는 하나의 법문부터 시작합니다.
    하나에서 시작해요. 마음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시작은 하나에서 해요.


     


    현: 당신은 어떤 것에서 시작하나요?


     


    리: 무아에서요.
    그것이 관건이고, 감정적으로는 인내심입니다.
    남을 향한, 나를 향한 인내심, 나를 향한 자비심, 미국인들은 자신에게 가혹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수행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해주는 말도 자신에게 관대하라는 겁니다. 정말 관대하라.


     


    현: 마지막으로 불도가 드높지만 기어이 다 이루오리다.
    이 서원은 당신에게 매일 무엇을 하게 하나요?


     


    리: 불법이 개념화되었다면 그건 분명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피아노 연습과 마찬가지로 기술이 필요해요. 피아노가 무엇인지, 내 손가락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마음이 어떻게 배어나올 수 있는지 알아야 하죠. 또한 어떻게 동기가 부여되는지, 자신만이 아니라
    남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그 노래가 피아노에서 나올 때, 나의 생명력이 몸에서 나올 때 그것이 남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
    그렇게 해서 궁극적으로 전 우주가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겁니다.


     


    현: 네 훌륭해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리: 감사합니다.

출처 : 생활불교
글쓴이 : 본사(本師)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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