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 완릉록 18-6 테두리를 벗어난 사람들

장백산-1 2015. 1. 4. 23:51

 

 

 

 

 

 

 

 

◈ 완릉록 18-6  테두리를 벗어난 이들

 

 

 

또 하루는 대사가 차당(茶堂)에 앉아 있는데 남전이 내려와 물었다.
"定과 慧를 함께 배워서  부처의 性稟을 밝게 본다 하는데, 이 뜻이 무엇이오?"
"하루 종일 한 物件에도 依持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것이 바로 長老의 見解 知見인가요?"
"부끄럽습니다."
"장물[奬水] 값은 그만두어도  짚신 값은 어디서 받으란 말이오?"

그러자 대사는 문득 쉬어 버렸다.

뒷날 위산(瀉山 771-853)이 이 대화를 가지고 앙산(仰山 803-887)에게 물었다.
"황벽이 남전을 당해내지 못한 게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황벽에게는 범을 사로잡는 기틀이 있었음을 아셔야 합니다."
"그대의 보는 바가 그만큼 장하구나!"

 

 

 

********원오당 한소리********

 

 

 

[또 하루는 대사가 차당(茶堂)에 앉아 있는데 남전이 내려와 물었다.
"定과 慧를 함께 배워서 부처의 性稟을 밝게 본다 하는데, 이 뜻이 무엇이오?"]

이 문언을 보면 바로 정(定)과 혜(慧)를 함께 배운다는 말을 대선사이신 남전 스님이 왜 하실까?

그 말이 定이든 慧이든 배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몰라서 물을까?

황벽스님이 앉아 있는 곳이 어딘가? 바로 茶堂이기 때문에 이런 물음이 나왔다.

오직 숙질을 걱정하는 뜻이다. 이 납승아! 납승이면 납승답게 다른 납자들에게 모범을 보이시든가

아니면 같이 밖에나가 일을 하시든가,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나에게 묻든가 그럴 것이지,

그렇게 백장스님에 無巴鼻를 다 攄得한 善知識이 왜 이렇게 茶堂에 앉아 이런 저런 궁리만 하고 있는가.

비싼 施主物로 배나 채우지 말고 여기 있으면 그 밥값을 하든지

이렇게 차당에 앉아 차나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은가!

얼른 백장스님에 그 무파비를 설하여 衆生속으로 뛰어들게 이 사람아~! 라고 하는 말씀이다.

 

그런데 황벽스님의 답이 걸작이다.

[하루 종일 한 物件에도 依持하지 않는 것입니다] 라고 하신다.

이런 답은 학인들이나 사미승이 물었으면 이렇게 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절의 조실이요 세상에 그 이름을 날리는 대선사이며

그 경지가 모든 경계를 벗어난 대 선지식에게 境界에 依持 하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왜 또 하실까?

 

그것은 남전스님의 뜻을 알아차리고, 그래요. 맞습니다. 내 형편이 그렇다오.

납승이니 숙질의 절에 의지하여 이렇게 있지만 그래도 숙질의 무파비인 方便과

學人 제접을 한 마음으로 두루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납승이 중생들을 어떻게 제접하고 어떻게 法을 펼지를 스님의 行理處와 方便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그러지 마십시요.'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이런 境界의 납승입니다.하는 것일 것이다.

 

 

그 말뜻을 모를리 없는 남전 스님이 ["그게 바로 長老의 見解인가요?"]하고 다시 묻는다.

대사가 이런 저런 自己의 處地가 아직 그 方向을 잡지 못한 自己를 회상하면서
["부끄럽습니다."]라고 하신다.

 

그 말이 끝나자 남전스님이

["장물[奬水] 값은 그만두어도 짚신 값은 어디서 받으란 말이오?"]

이 무슨 말인가?
모든 境界에서 벗어나 그동안 많은 산천을 유랑하면서 마음을 순숙시키고
많은 선지식을 참문하면서 무파비를 두루 습렵했으면 이제 한 도량을 형성하여 
남의 것이 아닌 스스로의 대장부가 되여 그대의 方便을 베풀어 저 힘들어 하는 많은 衆生을 濟度하여야지 
어찌 내 行理處와 方便을 배우려 하는가 남의 方便은 나의 것이 아니니

오직 스승을 뛰어넘는 선방편을 베풀어 중생을 궁휼해야지 하는 뜻으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묵묵히 스님의 위로의 말씀에 감사하는 뜻으로 

[그러자 대사는 문득 쉬어 버렸다.]라고 표하고 있다.

이문답은 어디까지나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스로 응원해주는 道伴과 叔姪간의 對話인 것이다.

 

 

 


 

 

[뒷날 위산(瀉山 771-853)이 이 대화를 가지고 앙산(仰山 803-887)에게 물었다.]

위산스님은 마조스님에 제자이며, 앙산스님은 위산스님의 제자이다.

이 두분이 이렇게 항상 제방의 선지식들의 선문답을 인용하여

서로 묻고 무파비를 가려내는 문답이 선어록에 너무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위산스님은 제자인 앙산스님을 너무 사랑하신 모양이다.

언제나 홀로 解得하기 보다는 第者와 禪問答을 나누며 함께하신 것을 보면 제자를 사랑함이 지극하셨다.

그래서 위앙종을 세워 한 종가를 형성하여 중국선가의 5대문파에 한 문중인 위앙종을 세우신 것일 것이다.

 

 

위산스님이 위에 대화를 몰라서 말한 것이 아니지만

대화 내용을 그냥 보면 황벽스님이더 문답에서 종문을 말하지 않았으니

남전스님에게 굴복당하지 않았느냐고 뭍고 있다.

이렇게 ["황벽이 남전을 당해내지 못한 게 아닌가?"]

그런데 앙산스님 역시 모든 테두리를 벗어나 수미산 꼭데기에 우뚝 홀로선 대장부요 어디에도 걸림없는 대장부다.

그래서 이렇게 답하신다.["그렇지 않습니다. 황벽에게는 범을 사로잡는 기틀이 있었음을 셔야 합니다."]라고

하시면서 自己의 기틀을 마음껏 드러내 보인다.

그러자 위산스님이 그래 이제 나의 무파비를 뛰어넘어 홀로 설 수 있는

큰 대장부가 되였음을 인증하시고는 고마움을 이렇게 표하신다.
["그대의 보는 바가 그만큼 장하구나!"]
하시면서 한 마음을 전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전스님 황벽스님 위산스님 위앙스님은 다 境界와 테두리 둘레에서 벗어난 無位眞人들이시다.

一心法은 깨치고 나면 그 누구에게나 同等해서 석가모니 마음이나 달마대사의 마음이나

여기 등장한 네 스님의 마음이나 다 同等해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똑같은 한~마음이다.

후인들이 그들의 이름을 많이 알고 높이 아는 것은 다 중생심에서 하는 말일 뿐이다.! ***본불본락(本佛本樂) 하옵소서! ()()()*** ***화엄동산에서 원오스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