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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박사들 자녀, '유한양행' 경영에 아무도 참여 안 해"

장백산-1 2015. 1. 13. 14:18

 

 

 

 

대한항공 땅콩리턴 사건

 

[한수진의 SBS 전망대]

 

"유일한 박사들 자녀, '유한양행' 경영에 아무도 참여 안 해"

SBS | 입력 2015.01.13 09:30 | 수정 2015.01.13 13:57

   

 

 

 

▷ 한수진/사회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최근 우리사회의 갑질 문화와 함께 재벌들의 세습과 특권의식의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와 너무나 대비되는 재벌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참된 경영인이었다, 하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유일한 박사의 특별했던 경영 방침과 본받을 만한 그의 철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유한양행, 우리나라의 유명한 제약 업체죠?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네. '버들표' 라는 상표로 유명하죠. 유한양행은 1926년에 설립이 됐는데 당시 일제 강점기였습니다. 올해로 89살이 되는 그런 아주 그 장수기업인데요. 1962년도에 국내 제약업체로는 처음으로 주식회사로 상장하기도 했고요. 현재 이 회사는 유한양행을 비롯해서 계열사도 두 곳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제약을 하는 회사인데 이들 회사의 자산 규모는 현재 1조 5천 억 정도 되는 대기업이고요. 2013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9500억 정도 인데 국내 제약 시장에서는 5.7%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제약업계 1위고요, 특히 이 회사는 국내 제약업체에서 물질 특허가 가장 많은, 그런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유한킴벌리'라는 그 화장지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유한양행의 직접 계열사가 아니고, 유한양행이 30% 출자한 미국의 킴벌리와 함께 합작회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이 유한양행의 창업주 故 유일한 박사는 어떤 분이셨나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간단하게 이제 이 분의 생애를 보면 1895년도에 평양에서 태어나셨고요. 농산물 판매상이었던 약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신자였던 유 박사는 이제 을사조약이 체결됐던 1905년에 당시 10살의 나이였는데요. 그 나이로 미국에 유학을 떠났습니다. 유학을 떠난 것은 부친이 '선진 문물을 배워서 한국, 우리 민족의 발전에 기여하라' 이런 뜻에서 선교사를 따라서 보냈다고 그래요. 이후에 이제 일제 강점기에는 이승만 대통령, 독립운동가 서재필과 함께 독립운동을 미국에서 전개하기도 했고요. 1926년도에 귀국을 해서 유한양행을 설립했고 1971년도에 76세의 나이로 타계를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기업가, 경영인으로서도 상당한 능력이 있었던 분 같아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미국 유학시절, 세계적인 기업이죠, GE라고 알려지는 제네럴 일렉트릭사에서 발전기 기계공으로 일하면서 돈을 좀 모았다고 그래요. 그 돈을 밑천으로 해서 1922년도에 미국에서 식품회사를 하나 설립하는데요. '라초이'라는 이름의 식품회사를 하나 설립하는데 이 회사는 그 숙주나물 통조림을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당시에 이제 처음 회사를 세우니까 장사가 잘 안됐어요. 그러니까 유 박사가 일부러 미국 네브라스카에서 교통사고를 내서 숙주나물 통조림을 기자들에게 소개를 해서 주목을 받았다고 해요. 당시 이 숙주나물 통조림은 중국계 미국인한테 크게 관심을 모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큰 돈을 모았다고 그래요. 아마 열정적인 그런 기업가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숙주나물 장사로 시작을 하셨네요. 근데 또 이렇게 큰 기업을 일구게 되셨는데 말이죠. 이 유일한 박사의 유서내용은 정말 유명하지 않습니까?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그렇죠, 유서에 담긴 그 다섯 가지 내용이 지금도 기업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가슴을 울리는데요. 크게 내용을 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유한양행의 주식, 당시에 한 15만 주 정도 됐다고 하는데 이 재산을 모두 본인이 세운 유한공고라는 재단에 기증하고 유 박사의 아들에 대해서는 유언장에서 "대학까지 공부를 시켜줬으니 이제부터는 너 스스로 길을 개척해라." 이런 말을 남겨서 또 그게 공개되면서 세상 사람들이 굉장히 놀랐다고 그래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네. 참 놀라운 일이에요. 놀라운 결단이었던 것 같고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유한양행에서 유일한 박사의 자녀들은 전혀 관계하고 있지 않은 건가요? 정말 조금도 관여하고 있지 않은 건가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자녀뿐만 아니라 그 친족 중에는 누구도 그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요, 유알한 박사에게는 1남 1녀가 있었는데 아들인 유일선 씨는 그 당시 유박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을 때, 부사장까지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1969년도에 완전히 물러나게 됐고요. 그리고 딸이 한 분 계시는데 유재라 씨라고 계시는데 이 분은 이제 유일한 박사가 타계한 이후에 내놓은 재단에서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유재라 씨가 1991년도에 타계를 했는데, 당시에 이 분도 본인이 갖고 있던 회사 주식이라든가 개인 재산 200억 원 대를 모두 재산을 사회에 기부를 했어요. 그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대를 이었다.' 이런 칭송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유재라 봉사상'이라고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근데 최근 언론들이 유한양행의 유 박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이 분들이 지금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지를 찾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보도도 나와서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기업 주변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거고,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생활을 하고 계신단 말씀인데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네, 정말 가슴을 울리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계속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이끌도록 그렇게 이어지고 있는 거고요. 이렇게 자녀들한테 특별한 유산도 없이 또 자신의 길은 스스로 개척하라고 하고, 친인척도 회사에 남기지 않은 그 이유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유 박사의 평소의 기업가 정신을 들여다보면 '기업은 일정한 규모가 되거나 성장을 했을 때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이다.' 이런 어떤 공동체적 의식이 굉장히 강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좀 갖게 돼요.

현재 우리 일부 재벌가입니다만 본인의 소유의식이 강하고 특권의식이 강한 쪽과는 크게 대비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기업이 내 것, 우리 가족 것이 아니라 사회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뭐 자연스럽게 특권 의식도 생기지 않겠죠.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당연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그야말로 이른바 '갑질 재벌'과 이 유일한 박사의 경영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가 사회와 기업 관계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재벌과 기업, 이런 것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만 지금 서구에서도 수백 년 간 이어지고 있는 재벌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제로 사회와 얼마나 소통 하고 기업이 사회를 위해서 얼마나 기여를 하는가 하는 부분들이 영속성을 가지게 돼요.

발렌베리 그룹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소유 의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재벌의 역사가 서구라든가 이런 쪽보다는 좀 짧아지지 않겠나 그런 우려도 좀 해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큰 기업체 운영하면서 100% 깨끗하기 참 어렵지 않습니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정말 털어도 먼지 한 톨 안 나는 그런 기업이었다면서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그 유 박사의 전해진 이야기를 보면, 정권이라든가 권력에서 찬조금을 내라든가, 정치자금을 내라든가 이런 압박을 많이 받았겠죠. 당연히.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이런 의식을 보여서 당시에 세무 조상 대상이 됐다고 그래요. 근데 지금 이 유한양행 회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 노량진입니다만, 아마 영등포 세무서가 아닌가 보는데요.

당시에 그 세무감찰을 맡았던 팀장이 20일 정도 아주 강도 높은 세무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이 감찰팀장이 '한국에서 이런 기업도 있나' 이렇게 말할 정도로 털어서 먼지 한 톨 안 나왔던 정말 그 기업이었다. 그렇게 알려져 있죠. 뭐 전설의 기업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설의 기업이다 (웃음) 네,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한 참된 경영인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날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할 바도 참 큰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좀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신다면, 유일한 박사의 철학에서 우리가 어떤 점을 좀 새겨야 될까요?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제가 보기에는 요즘 땅콩 회항 논란이라든가 일부 기업의 재산의 편법적인 대물림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점점 사회와 기업의 소통관계, 또는 그 내용이 점점 더 공개되고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을 가져야 또 영속성이 있고 기업도 사회의 지지를 받아가면서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아직 지금 상황에서는 좀 아쉬운 점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선섭 대표 / 재벌닷컴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