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관점의 혁신'이 4차 산업혁명 성패 가른다

장백산-1 2017. 7. 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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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혁신'이 4차 산업혁명 성패 가른다 /

김형래 한국오라클 사장

입력 2017.07.21. 03:38



김형래 한국오라클 사장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생명과학, 물리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접목이 일어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특징이다. 이전 세대의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수많은 분야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곧 전체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기회로 삼아 미래성장의 주역이 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기술 혁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새 기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신기술이 기존 시스템에 적용되고 다른 기술과 통합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혁신의 성공은 기술 자체보다 도입과 활용 능력에 좌우된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제조사가 엘리베이터에 스마트 센서를 탑재해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상태를 점검한다고 하면, 이는 혁신이라기보다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한 성능 개선이다. 센서를 통해 생성되고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안전 대책과 에너지 수요 예측까지 이뤄내야 진짜 혁신이다.

얼마 전 오라클을 통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한 한 고객사는 어떤 날씨에 어떤 제품이 많이 팔렸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수요를 예측해 비즈니스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마케팅 도구에 접목해 온?오프라인 마케팅과 개별 마케팅에 활용하고 고객의 소리 역시 데이터화해 분석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외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보다 민첩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혁신기술을 도입하려면 지금까지는 자원이 풍부해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 변환을 통해 대기업처럼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작은 기업들도 혁신적인 신기술을 쉽게 도입해 활용할 수 있다. 바로 클라우드를 통해서다. 어마어마한 초기 비용 및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도 IT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IoT, AI, 챗봇,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혁신 기술을 클라우드상에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 회사는 경쟁력 있는 기술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었고, 새로 설립하는 해외 지사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존에는 해외 지사에 전문가를 보내고, 서버와 장비를 구매하고, 프로젝트팀을 만드는 등 상당한 자원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그러나 클라우드를 통해 서버 1대 값도 안 되는 비용으로 해외지사 인프라를 구축했고 프로젝트 완료 시간도 일주일로 단축했다.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혁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중소기업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얼마든지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은 유망한 기술 자체보다는 이런 신기술들을 접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즉 ‘관점의 혁신’에 있다.

관점의 혁신이란 다르게 보면 1, 2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지런히 추격해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기존의 제도와 관행, 문화를 얼마나 기민하고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가의 문제다. “문제없이 잘 돌아가면 손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새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수 없다. 물론 스스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가용한 수많은 혁신기술을 활용해 새 경험과 가치를 이끌어내는 관점의 혁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짜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