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잘한 정책

쥐불놀이

장백산-1 2018. 3. 2. 10:24

쥐불놀이


쥐불놀이 / 김춘남


아이야, 내 속에도 쥐불을 놓거라,

더러운 쥐들이 살고 있으니.

논둑 밭둑의 마른 풀 같은 내 속에

쥐불을 놓거라.


어둠과 부조리의, 혼돈과 무질서의 악취나는 

죄의 쥐들 잡을 수 있는 고양이 불을 놓거라.


대낮에도 어두운 곳이면 어디나 헤집고 들어가

들쑤시고, 갉아대고, 쏠아대며 못 쓰게 만들고,

의식의 천장을 누비고 다니며

잠마저 쑥밭으로 만드는

교활하고 잔꾀 밝은 쥐를 잡거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병원체에 휩싸여 공포에 전염되지 않도록

아이야 내 속에 쥐불을 놓거라.


죽은 쥐약으로는 쥐를 잡을 수 없거니,

살아 움직이는 고양이 불을 놓아라.


정월 대보름, 귀밝이술이며 이 부럼에

소원성취 달맞이, 액막이 연날리기도 다 좋지만

보름달 눈뜨고 내 속에 들어와

쥐불놀이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