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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장백산-1 2025. 1. 19. 05:55

윤 대통령, 현직 최초로 구속... 강직한 검사에서 가장 몰락한 대통령으로

박소희입력 2025. 1. 19. 03:06수정 2025. 1. 19. 03:18
 
내란사태 47일만... 법원 "피의자, 증거 인멸할 염려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나온 윤 대통령 탑승 호송차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감옥에 갇힌다. 전직 대통령들은 이미 네 차례나 구속된 사례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내란우두머리'로 구속된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 처음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차은경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2시 50분경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2.3 내란사태가 발생한 지 47일 만이다.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렸던 윤 대통령은 이제 미결수 신분으로 수용동에 옮겨진다. 수형복도 입어야 한다. 또 앞으로 최장 18일 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친정' 검찰에서 각각 조사를 받은 뒤 '피고인 윤석열'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그 검사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2013
년 10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정원 직원의 압수수색과 체포 과정에 대해 설명한 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윤 대통령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 수사팀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나는 등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수사팀은 버텼고, 윤 대통령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 긴급체포를 강행, 공소장 변경까지 마친 뒤 보직해임됐다. 그해 10월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그는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 없다"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 '윗선 지시 거부' 윤석열 팀장 보직 해임 https://omn.kr/4osr
- 윤석열, 댓글수사 '장관 압력' 주장 https://omn.kr/4ps9

 

이때까지 '특수통'으로 굵직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꽃길을 걷던 윤 대통령은 좌천에 좌천을 거듭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합류하며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고검 검사에서 곧바로 검사장으로 승진, 검찰의 핵심 보직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고검장급이 맡던 검찰총장 후보로 윤 대통령을 전격 발탁한다. 수사 외압 의혹, 처가 논란 등이 청문회에서 불거졌지만 여권은 그를 엄호했다.

- 문재인 대통령,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임명 https://omn.kr/nca2
- 고검장 안 거치고 총장 직행... 윤석열 "무거운 책임감" https://omn.kr/1jqqa

 
 
'부패완판' 외치며 정치 입문…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검찰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2019년 8월, 조국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윤 대통령도 확실하게 변모했다. 검찰 수사는 조국을 넘어 청와대 담벼락까지 타올랐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후 '추윤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과 검찰의 대립은 더욱 격화했다. 후임으로 '동기' 박범계 장관이 와도 상황은 변함없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4일 결국 검찰총장에서 물러난다. 표면적 이유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었다.
 

- 추미애 2번째 수사지휘 "라임 사건, 윤석열 관련성 배제 못해" https://omn.kr/1ps7g
- '정치인 윤석열' 암시한 사퇴의 변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최선" https://omn.kr/1saig

 

석 달 후 윤 대통령은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통령 후보로 나섰고,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선에서 승리한다. 0.73%p, 24만 7077표라는 역대 최소 득표 차 '신승'이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역시 취임 첫 해 1분기에 '긍정 50%'를 기록한 뒤로 줄곧 하락, 30%대를 넘지 못하다 내란 사태 직후인 12월 2주차(12월 10~12일) 조사에선 역대 최저치인 11%를 찍었다.

 

- 윤석열 출마선언 "정권교체 확실하게 해내겠다" https://omn.kr/1u7go

 
 
'책임'보다는 '남 탓'만... 2024년 12월 3일이 정점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2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 책상에 놓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인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명패를 소개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인기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찾은 돌파구는 '거대 야당과 전임 정권 탓'이었다. 급기야 202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참패 후 마지못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가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광복절에도 비판세력을 "반자유세력, 검은 선동세력"이라고 표현했다.
 

- 윤 대통령 "공산전체주의 세력, 늘 민주·인권·진보로 위장" https://omn.kr/257gp
- 반쪽이 된 광복절에 윤 대통령은 '통일'을 외쳤다 https://omn.kr/29t8t

 

민주당의 거친 대응도 문제였지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이 무색할 정도로 윤 대통령은 반대자들을 포용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국회 개원식과 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 또한 야당 탓을 댔다.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명태균씨 녹취록 논란과 김건희 여사의 각종 문제를 해명하긴커녕 '사과하라니까 사과는 한다'식으로 대응했다. 국민을 헤아리기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일만 반복했다. 12. 3 내란사태는 그 정점이었다.

 
- 빈 말 된 대통령 '끝장토론'...사과 이유 묻자 엉뚱 답변 https://omn.kr/2avu1
 
-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국회 통과... 3시간도 못간 '한밤의 쿠데타' https://omn.kr/2b8iy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는 계엄의 전제 조건은 당시 상황에 전혀 들어맞지 않았다.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는 정족수를 채우자 5분 만에 끝나버리는 등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계엄 선포 후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한다'는 헌법 조항도 지켜지지 않았다. 반면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없는 '국회 활동금지'가 담긴 포고령이 선포됐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막고자 군까지 동원됐다.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가고, 의원들이 담을 넘은 끝에 가까스로 친위쿠데타를 막았지만 윤 대통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마저 빠져나갈 수 없는 내란죄 혐의를 적용받으면서도 공수처의 수사권을 문제삼아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영장 관할 법원부터 기재 문구까지 따져가며 법 집행을 무시했다. 심지어 체포되기 직전에도 끝까지 '자진출석' 모양새를 취하고자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간 것"이라며 마침내 집행을 완료했다.

 

끝까지 '법기술' 구사...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만 남겨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
장실질심사)에 출석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을 둘러싸고 “불법 체포 기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윤 대통령은 체포 후에도 '공수처 수사는 불법'이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으나 '이유가 없다'며 기각, 공수처의 수사권과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관할권을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가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직접 출석, 총 45분 간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하고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로했다. 이 기간 내내 대국민 메시지를 내며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기도 했다.
 

- 윤석열, 계속 거짓말 "불법 수사, 인정 안해" https://omn.kr/2bvd5
- 구치소 돌아온 윤석열, 지지자들 "돌격 앞으로!" https://omn.kr/2bwsy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12월 7일 대국민 담화)",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12월 12일 대국민 담화)"던 약속은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은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몰락한 현직 대통령이 됐다. 내란우두머리에게는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무기금고라는 무거운 형벌만이 기다리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
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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