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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행위가 곧 받는 행위다

장백산-1 2025. 2. 16. 17:05

 

주는 행위가 곧 받는 행위다

 

‘주는 것’은 곧 ‘받는 것’을 의미한다. 남들에게 물질적으로 베푼다는 것은 내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보내는 것, 자비를 베푸는 것, 사랑을 베푸는 것,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손해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어오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 업(業)에 따라 보(報)가 오는데, 업은 짓지 않고 보만을 바란다.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책이 바로『시크릿』이다. 부와 명예와 권력과 건강과 그 밖의 모든 것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이 책 내용이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때로는 무엇이든 끌어당길 수 있다. 하지만 내보내야만 비로소 끌어당김이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어당기는 데만 중점을 둔 것은 사람들의 구미에 더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끌어당기는 것에 중점을 두었을 때와 내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을 때 어떤 차이가 생길까?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마음으로 풍요로움을 느끼고 만족하면서 남들에게 베풀어야 한다. 베풀어야 끌어당겨지니 말이다. 그런데 끌어당겨지는 데만 관심을 두면 계산적인 마음으로 베풀게 된다. 끌어당겨질 것을 염두에 두고 내보낸다는 말이다. ‘내가 부자가 되려면 베풀어야지’ 하는 순수하지 않는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즉 상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하라고 한다.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순수하게 보시하라는 뜻이다. 들어오는 것을 생각하고 내보내면 안 된다. 마음에 계산이 깔리면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주의 근원적인 에너지가 붙지 않는다. 끌어당김의 법칙에는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아니라 내보냄의 법칙을 말한다. 내가 무엇을 세상에 내보낼지, 무엇을 베풀지, 어떤 업을 지을지가 중요한 것이다.

 

끌어당김이라는 단어는 목적과 결과와 미래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무엇을 내보낼지를 결정하고 행동하는 일뿐이다. 목적과 미래와 결과에 치중하게 되면 순수성을 의심받게 되고, 그런 마음에는 우주의 무한한 지혜와 자비의 힘이 붙지 않는다. 결코 우주를 감동시킬 수 없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