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모를 뿐 7

법문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모를 뿐'임이 분명해 집니다

법문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모를 뿐'임이 분명해 집니다  제가 설법을 할 때나 글에서나 '모를뿐'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 공부는 머리로 법문을 듣고 이해하는 공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법문을 듣고 그 내용을 머리로 이해하고, 정리하고, 체계화하며, 내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불교 경전을 대입해 보아서 딱딱 들어맞을 때 느끼는 쾌감 같은 것을 마음 공부라고 여기면 안 됩니다.  허공에 도장을 찍듯, 마음 공부는 하되 한 바가 없어야 하고, 공부를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붙잡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법문일지라도 그것을 내 것으로 붙잡아 틀을 정해 놓고, 거기에 대입시켜 볼 어떤 기준점을 만들어 놓으면 안 됩니다. 방편으로 다양한 설법을 해..

깨달은 사람은 ‘모를 줄 알게’ 된다

깨달은 사람은 ‘모를 줄 알게’ 된다     10. 깨달음의 상태 깨달음은 추구함 없는 상태, 둘로 나눌 수 없는 불이의 경험 ‘모를 줄 안다’고 하는 것은 분별 이전의 실상 느끼는 상태 처음 구도자가 깨달음을 향해 구도의 길을 나서게 되면 묻고 싶은 질문이 참 많게 된다. 특히 깨달음에 대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끝임없이 샘솟는 샘물처럼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는지, 그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내 경우도 그랬는데 고등학생 때 처음 구도의 길에 접어든 이후 바른 정견이 명확하게 서 있지 못하다 보니 이렇게 지금처럼 수행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다른 스승을 따라가는 것이 맞는지 계속해서 선배 구도자들에게 물어봤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무언가를 해야지만 깨달음이 올 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개구리 네 마리와 강물과 통나무와 마음

개구리 네 마리와 강물과 통나무와 마음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통나무에 개구리 네 마리가 앉아 있었다. 개구리들은 신이 나고 몹시 흥분했다. 통나무를 타고 떠내려가는 그런 여행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얼마쯤 떠내려가다가 첫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이 통나무는 정말 신기하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가. 나는 이런 통나무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두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여보게, 그게 무슨 터무니없는 소린가? 이 통나무는 다른 나무와 다를 게 없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해. 통나무를 움직이는 것은 강물이야. 강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가면서 우리들 개구리 4마리와 통나무를 떠내려가게 하는 거란 말일세.” 세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천만에! 통나무도 강물도 움직이지 않네. 움직이..

오로지' 나는 누구인가... 오직 모를 뿐.'

'오로지' 나는 누구인가 ... 오직 모를 뿐.' - - 숭산스님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거리를 걸으면서 사람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어느 날 한 제자가 소크라테스한테 물었다.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은 자신에 대해 아십니까?" 소크라테스가 대답했다. "나도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바로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대답한 이 말은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도 바로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이 말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정작 자기 자신,'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걸핏하면 나, 나, ..

사람들이 안다고 여기지만 사람들이 정말 아는걸까?

사람들이 안다고 여기지만 사람들이 정말 아는걸까? - - 법상스님 나는 정말로 나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알 수 있을까요? 나는 정말로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지를 알 수 있을까요? 심지어 과거에 나에게 일어났어야 했는데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에게 내일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하는지, 아들은 어느 학교를 가야만 하며, 어떤 성적을 받아와야만 하는지, 남편은 아내는 내게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정말로 알 수 있을까요? '알 수 있다'고 여기는 그 모든 것들은 전부가 다 내 생각이 만든 것이 아닌가요? 생각을 어떻게 진실 이라고 믿을 수 있죠? 생각은 내가 만든 고정된 실체가 없는 허망한 그림자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른다'는 것이야말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