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참극'에 국민 '분노'…靑 '당혹' · 김기춘 '휘청'
- 2014-06-12 07:52
- CBS노컷뉴스 김진오 기자
문창극 발언 파문 영상 (KBS 영상 캡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이름이 문 ‘참극’으로 변하고 있다.
본인은 물론이고 청와대, 새누리당에 참극에 준하는 화를 던졌다.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난 10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하자마자 “그런 분이, 평생을 극우 보수 논리만을 설파해온 사람이 어떻게…” 라는 논란이 심했는데 결국 11일 소동으로 비화했다.
일제 식민지, 분단 등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문 후보자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자신이 다니던 온누리 교회의 강연에서 “하나님께서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항의할 수 있겠지,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라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바꾸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님이) 남북 분단을 만들어 주셨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올해 3월부터 서울대에서 초빙교수 신분으로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의 수업을 들은 서울대 학생 A씨는 "문 교수님이 '우리나라는 예전과는 다르게 선진국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나약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A씨는 또 "당시 강의에서 문 교수님은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언론인이다'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제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우리 민족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한 DNA를 가졌다” 등의 민족 비하 발언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과 설명이 안 되는 ‘망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밤새 와글와글했다.
“대한민국의 수치와 참극 중 문 참극이 최고, 자기 색깔을 하나님의 뜻으로 갖다 붙이냐? 그럼 위안부 문제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것이냐?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진정한 기독교인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받는다. 오늘 사과하고 비행기표를 사서 일본의 떠나라“ 등 네티즌들의 분노에 찬 반응이 엄청났다.
기독교인들과 천주교인들도 하나님을 욕되게 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야당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위안부 할머니들도 사퇴론에 가세했다.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10일 오후 서울대학교 IBK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청와대와 문창극 후보자의 오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창극 후보자와 청와대가 당혹해 할 게 불문가지.
문 후보자는 오늘 자신의 민족 비하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한다고 한다. 해명을 한다고 넘어갈 것 같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제 식민지와 분단을 하나님의 뜻’으로 정당화하는 사람을 어떻게 일인지하만인지상의 자리에 앉게 내버려둘 수 있느냐는 사퇴 촉구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연설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부자격론을 집중 거론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연설에서 “국정경험이 전무한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언론인이자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다. '남북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다. 4.3사건은 폭동이다'라고 규정하는 등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내정자인지, 일제 조선총독부의 관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면 우리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얼마 전 돌아가신 배춘희 위안부 할머니께서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실장께서는 답을 주셔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도 이날 아침 회의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을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할 공산이 아주 크다.
만약 그대로 넘어간다면 새누리당도 공동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문 후보자와 선을 그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청와대다.
{RELNEWS:right}청와대는 곧 열 명 안팎의 개각을 단행할 방침이나 문 후보자의 일제 식민지 지배와 분단을 정당화한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으로 인해 무척 당황해하며 개각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창극 후보자를 총리로 발탁하며 인사검증을 소홀히 한 김기춘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의 책임론이 또 불거질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종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지도 모른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가 해명을 하면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르겠으나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백기를 들지 모르는 아주 위중한 정치.사회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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