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순실·안종범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법정공개
성도현 기자,윤수희 기자 입력 2017.01.11 18:13
최순실·안종범, 미르·K스포츠재단 사실상 장악·보고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윤수희 기자 =
국정농단사태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61)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측이 사건이 불거지자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선 정황이 법정에서 검찰에 의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1일 열린 최씨 등의 2회 공판에서 검찰은 최순실씨가 KT에 인사압력을 가한 신모씨 등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신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인 광고대행사 포레카대표 김영수씨에게 연락을 받고 컴퓨터나 관련 자료를 없애러 (서울 삼성동에 있는 최씨의 비밀회사) '더운트'로 갔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신씨는 "남편이 (플레이그라운드 이사) 장순호씨에게 연락해 놨으니 더운트 사무실로 가서 남아있는 PC와 자료를 다 정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더운트에 있던 컴퓨터는 더블루케이 등 그 이전 자료까지 들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최순실씨가 (증거인멸을) 김영수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장순호씨 역시 검찰에 "최순실씨가 전화를 걸어와 컴퓨터를 파기하고 금고를 열어 안에 있는 자료를 다 파쇄하라고 했다"고 증거인멸을 시인했다.
안종범 전 수석 측이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 사실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김형수 미르재단 전 이사장은 검찰에서 "안종범 전 수석 측의 요청으로 검찰출석 전에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며 "안 전 수석은 미르재단 이사진도 내가 추천한 걸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의 보좌관 김모씨는 특히 안 전 수석과 주고받은 통화내역은 조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보좌관은 검찰에서 김필승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만났는데 정동구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김 필승 전 사무총장 모두 전경련에서 지명한 인사로 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김 보좌관은 또 미르재단 관련 주요 업무는 청와대 내 경제금융비서관실과 문화체육관광부 비서관실에서 주도했는데 지난해 1월 재단의 기업별 출연규모를 경제수석 명의로 보고했다는 사실도 말했다.
최순실씨는 특히 임원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등 재단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는 검찰에서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최순실씨가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함께 임원인사를 했다고 털어놨다.
최순실씨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통해 명함과 현판식 등 세세한 것까지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수석 역시 이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전 사무총장이 안 전 수석에게 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사실을 일일이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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