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미얀마에 지인 회사 동원..
나랏돈 '20억~30억 챙기기' 시도
구교형·김경학 기자 입력 2017.02.01 06:00
[경향신문]
ㆍ유재경 대사 ‘최씨 추천’ 인정
ㆍ법원 최씨 2차 체포영장 발부…해외 원조사업 알선수재 혐의
최순실씨(61·구속 기소)가 자신의 차명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정부, 미르재단으로 이어지는 ‘삼각고리’를 이용, 개발도상국 새마을운동 지원, 문화 지원 등 각종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폭넓게 관여해 사익을 챙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최씨는 지난해 미얀마에 한류 문화·경제 복합타운을 건설하는 ‘K타운 프로젝트’를 ODA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건설공사에 필요한 설계·조사 용역 대금 명목으로 20여억원의 ‘뒷돈’을 챙기려 했다. 최씨가 이를 위해 해외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재외공관장 인사에까지 개입한 것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은 3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한 최씨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지난해 2~5월 지인 회사인 ㄱ사를 700억원 규모의 K타운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뒤 그 대가로 20억~30억원을 챙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최씨가 개발도상국 사회·경제 발전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ODA 사업을 독식하기 위해 배후에서 청와대를 조종한 정황도 포착했다. 2015년 12월26일 작성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의 업무수첩에는 ‘유네스코 사업. 미르재단-부처-플레이그라운드 → TF 구성. 음식, 물, 문화, 소녀 건강’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안 전 수석은 특검 조사에서 수첩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과 정부부처, 플레이그라운드를 연결해 유네스코 사업의 일환인 개발도상국 원조사업을 한국이 적극 주도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후 미르재단과 플레이그라운드는 2016년 1월 ‘총괄 파트너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플레이그라운드는 미르재단과 7건의 연구용역 계약(총 2억3760만원)을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개발도상국 새마을운동 문화 지원 계획’과 ‘개발도상국 문화 지원 전략기획 연구’ 등 ODA 현안이 포함됐다. 최씨의 개인회사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ODA 사업을 기획하고 대행하도록 구상한 것이다.
이날 특검은 최씨가 면접을 본 뒤 임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58)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삼성전기 임원 출신인 유 대사는 특검 조사에서 지난해 3월 대사 임용 과정에서 최씨가 자신을 추천한 사실을 시인했다.
<구교형·김경학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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