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금생의 운세를 알고 싶은가?

장백산-1 2021. 3. 12. 22:02

? 금생의 운세를 알고 싶은가?    / 월호스님

 
일반인들은 보통 재미 삼아 심심풀이로 오늘의 운세를 보고, 연말연시가 되거나 답답한 일이 닥칠 경우, 점집에 가서 평생 운을 본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점집에서 불교의 상징인 만(卍)자 깃발을 내걸고 있기 때문인지, 점집과 절을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간혹 점을 봐주는 것을 방편으로 쓰는 절도 있는 것 같은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운명론(運命論)에 매우 비판적인 분이셨고, 수행자는 사람들에게 점을 쳐주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경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욕지전생사(慾知前生事) 전생의 일을 알고 싶으면 금생수자시(今生受者是) 금생에 받은 몸과 주변상황을 보면 되고
욕지내생사(慾知來生事) 미래의 일을 알고 싶으면 금생작자시(今生作者是) 금생에 내가 짓고 있는 행위를 보면 된다.

금생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 즉 생각하는 거, 말하는 거, 행동하는 거가 미래로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어떤 행위(어떤 생각, 어떤 말, 어떤 행동)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축생 같은 짓을 하면 축생이 되고, 고귀하고 거룩한 짓을 하면 선신(善神)이 됩니다.

 
파세나디 왕의 말리카 왕비는 원래 꽃동산을 일구는 하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탁발 나온 수행자를 만나서 기쁜 마음으로 공양을 올렸습니다. 공양물이 있어도 공양 받을 만한 이가 없거나, 공양 받을 만한 이가 있어도 공양물이 없으면 공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날은 마침 공양물도 있고, 공양 받을 만한 이도 있었기에 즐겁게 공양(보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즐겁게 공양을 한 후 말라카는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꽃동산을 가꾸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혼자서 지친 모습으로 꽃동산에 온 것을 보고 정성껏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파세나디 왕이었던 것입니다. 사냥터에서 홀로 벗어나 목마르고 지친 몸으로 헤매고 있던 파세나디 왕에게 친절을 베푼 공덕으로 말리카의 인생은 역전이 됩니다. 꽃동산을 가꾸는 하녀에서 하루아침에 왕비라는 최고의 신분이 된 말리카 왕비의 이야기는 신데렐라나 콩쥐팥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흥미진진한 재미와 아울러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말리카 왕비가 어느 날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와서 여쭙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똑같은 사람인데 왜 어떤 사람은 예쁘고 어떤 사람은 추하며, 어떤 사람은 부유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며, 또 어떤 사람은 고귀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천박하게 태어납니까?”  즉 미추(美醜), 빈부(貧富), 귀천(貴賤)에 대해 여쭙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과거 전생에 성질을 잘 낸 사람은 추하게 태어나고, 과거 전생에 베풀기를 싫어하고 인색했던 사람은 가난하게 태어나고, 과거 전생에 남을 시기질투한 사람은 천박하게 태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즉 과거 전생에 행위한 대로 내가 이 몸을 받는다, 자기가 마음을 연습한 그대로 받는다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말리카 왕비가 말하기를 “그럼 전생에 저는 틀림없이 성질을 잘 냈군요. 그래서 이렇게 추하게 태어난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말리카 왕비는 얼굴이 그리 예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말리카 왕비는 또 석가모니 부처님께 말씀드리길, “부처님, 그러나 저는 다행스럽게도 과거 전생에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질투하지 않고 함께 찬탄하고 같이 기뻐했기에 이렇게 고귀함과 부유함을 갖추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모와 부유함, 고귀함을 다 갖추고 싶지 않습니까? 미인이 되고 싶으면 성질을 내지 말고 방긋방긋 웃으면 됩니다. 똑같은 얼굴이라도 웃는 얼굴이 더 예뻐 보이고, 찡그리고 성내면 추하게 보이는 법입니다. 또한 부자가 되고 싶으면 인색하게 굴지 말고 많이 베풀면 됩니다. 베풀면 오히려 부자가 됩니다. 주는 마음은 부유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베풀면 자기 마음이 먼저 부유해지고 현실 또한 부유해집니다. 마음이 먼저고, 현실이 나중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보면 남이 잘되는 꼴을 죽어도 못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까지 있겠습니까? 그런데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 질투하는 마음은 고귀한 마음입니까? 천박한 마음입니까? 당연히 천박한 마음입니다. 천박한 마음을 연습하면 천박해지는 겁니다. 내생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요즘은 뭐든지 빨라져서 인과법(因果法)도 빨라진 듯합니다. 금생에 한 행위에 따르는 과보는 상당부분 금생에 받게 됩니다.

불교는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인과법칙(因果法則)을 일깨워주는 종교입니다. 불교를 믿는 것은 인과법칙(因果法則)을 믿는 겁니다. 인과법칙(因果法則)을 믿는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겁니다. 나 자신이야말로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는 겁니다.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은 내가 짓고 내가 받는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점쟁이를 믿지 말고 나 자신을 굳게 믿어야 하는 겁니다.

출처: 행불선원 월호스님의 담마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