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인

나를 '누구'로 규정하지 마십시오, 그 '규정지어진 누구인 나'로 인해 괴로워질 것입니다.

 

 

'나는 어른이야', '나는 성직자야. 나는 스님이야' '나는 돈이 많은 부자야' '나는 남자야', '나는 여자야, '나는 나이가 많아' '나는 대접받아야 해'  '나는 능력있는 사람이야' '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야' '나는 불교신자야 나는 기독교신자야' '나는 지위가 높은 혹은 낮은 사람이야' 등등의 무수히 많은 자아정체성들을 사람들은 나와 동일시(同一視)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진실로 무수히 많은 자아정체성들이 나와 동일한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무수히 많은 자아정체성들 그것들은 내가 그것들과 동일시 해 온 무엇이 아닌가요? 정말로 그것, 나이, 돈, 재산, 성별, 지위, 종교, 외모, 능력 등이 나의 실체적인 정체성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와 동일시한 모든 정체성들은 사실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내 스스로 그렇게 여길 때만 임시로 그것인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그것은 고정된 실체가 아닙니다.

 

나이는 적었다가 많았지기도 하고, 지위도 높았다가 낮아지기도 하며, 외모도 젊었다가 늙어집니다. 돈도 적었다가 많아지기도 하고 많았다 줄오들기도 합니다. 많은 정체성들 그것들을 나와 동일시하는 생각이 없다면 나는 누구일까요 정말, 나는 누구일까요?

 

많은 정체성들 그것들을 나와 동일시하는 그 생각이 없다면, 나는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일 뿐입니다. 정체성은 실체적인 진실이 아니라, 내가 그렇다고 믿기 시작한 나에 대한 허망한 생각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허망하고 실체가 없는 정체성, 아상, 에고에 집착하면 괴로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허망하고 실체가 없는 정체성, 아상, 에고 그것은 실체가 아니기에 언제든지 수시로 변하고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어떤 자아정체성도 없다면, 내가 누구라는 생각이나 고집이 없다면, 우리는 곧장 자유로워 질 것입니다.

 

나를 규정된 누구라고 믿기 시작하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괴로워집니다. 나를 스님이라고, 사장이라고, 대접 받아야 한다고 여기게 되면, 그런 대접을 못 받을 때 괴롭습니다. 부처님이 스스로를 부처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불이중도가 아닙니다. 부처님에게는 그 어떤 자기정체성도 없고, 스스로 부처라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부처님일 수 있는 것이지요. 부처에게는 부처와 부처 아닌 존재가 둘로 나눠지지 않습니다.

 

자기 정체성이 없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로워집니다. 무아가 곧 해탈입니다. 나를 '누구 누구; 라고 규정짓지 마십시오. 그 '누구인 나'로 인해 괴로워질 것입니다. 정체성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나는 진정한 자유인이 됩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