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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기 중 11번째 지분 생(生)

장백산-1 2024. 11. 6. 21:07

12연기 중 11번째 지분 생(生)

 

 

유(有)를 조건으로 해서 생(生)이 있다. 전통적인 해석으로 생(生)이란 업(業)에 의해 태어남으로써 정신적 육체적 기관인 오온과 여섯 감각기관인 육근을 받는 것이다. 유 (有) 즉, 업 (業) 이야말로 태어남의 원인이다. 태어남이란 이상에서와 같은 12가지 조건으로 인해 생겨난 12연기 중 11번째 지분인 생(生)인 것이다.

 

(生) 이란 인간의 탄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태어나도 태어난 바 없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을 깨닫지 못한 채, 어리석은 무명에 갇혀 이렇게 오온이 허망하게 생겨난 것을 가지고 실제 내가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허망한 착각을 말한다. 부처님의 지혜에서 본다면, 본래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그저 매 순간 존재할 뿐이지, 그 존재하는 놈을 상정해 놓고 그 존재하는 ‘나’가 태어나고 죽어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같은 생각이야말로 오온무아(五蘊無我)에 무지한 어리석은 중생들의 허망한 착각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A대학에 다니는 친구 딸을 보고는(觸) 좋아보여서(受]) 애욕(愛)과 취착(取)이 생겨 내 자식도 A라는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것이 유(有)다. 전에는 없던 의도, 유위행, 업유가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유 (有) 로 인해, A대학이라는 목표가 생겼고(生), 내 자식에게 A대학을 가라고 말하고 학원이며 과외도 보내는 등의 행동이 시작되었다.

 

전에 없던 의도가 생겨(業有)나면서, 동시에 A대학을 보내려는 업유가 생(生)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자녀는 그 때부터 A대학을 목표로 학원도 다니고, 더욱 열심히 공부에 몰입하는 일이 생겨났으니, 이것이 생(生)이다.

 

자녀도 A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국 더 이상 성적이 오르지 못해 A대학을 포기했다고 해 보자. 이것이 노사(老死)다. A대학을 목표로 노력하려는 의도가 생겨났고(有), 열심히 학원도 다니며 공부를 하게 되었으며(生) 노력하다가 결국에는 힘들어 포기해 버렸다.(주이멸, 노병사]) 생노병사라는 괴로움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괴로움은 연기한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