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어 내가 사는 것이라는 착각
정말로 내가 있다면, 이것이 나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처음 태어날 때, 당신은 스스로 원해서 태어났는가? 외모와, 성별, 나라, 적성, 취미, 재능 등을 스스로 선택해서 태어났는가? 아니다.
당신은 지금 그 키를 스스로 선택했는가? 당신은 그 외모와 얼굴을 스스로 선택했는가? 이 거친 피부를 스스로 선택했는가? 만약 당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어떤가? 나이 드는 것은 어떤가? 스스로 선택했는가? 아침에 밥을 먹고 나면 소화를 내가 시키는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화장실 가는 것도 때가 되면 저절로 가진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어떨까?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 아니다. 저절로 된다. 거기에 내가 관여할 수는 없다. 도대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은가? 늙는 것도, 병들고 죽는 것도 시절인연 따라 저절로 이루어진다. 사실은, 거기에 '나'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 '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몸과 마음을 ‘나’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왔지만, 정작 삶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그 ‘나’는 철저히 배재 당한다. 태어날 때 내 뜻대로 오지 않은 것처럼, 죽을 때도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저절로 살려지고 있다. '나'는 철저히 내가 만들어낸 개념이고 환상이며 거짓이다. 무아(無我)! 그러니 걱정할 것 없다. 내가 있으면 내가 잘 살려고, 바둥거리며 살아야 하겠지만, 살 내가 없으니, 그저 저절로 살려지면 된다. '나'라는 개념만 쉬면, 삶은 저절로 완전하게 살려진다. ‘나’가 없으니, 괴로워할 ‘나’도 없고, 실패할 ‘나’도 없다. 그저 이러할 뿐!
‘나’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탐진치(貪瞋癡) 삼독심(三毒心)이 함께 생겨났다. 내 것을 더 가지려는 탐심도 생기고, 내 뜻대로 하고 싶은데 안 될 때 화도 나며, ‘나’가 있다는 착각인 치심도 생기는 것이다. 무아를 깨닫게 되면, 저절로 탐진치 삼독의 불길이 꺼진다. 그것이 열반(涅槃)이다.
글쓴이: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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